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한정판)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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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주식회사 ‘열린책들’에서 양장본(리커버 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앞서 김난주(2009) 번역으로도 출간된 바가 있다. 일본 문학 번역가들이 10여 개의 다수의 출판사에서 이 작품을 각각 번역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러 소설을 국내의 독자들에게 오롯이 잘 전해 준 전문 번역가, ‘김난주’라는 이름 석 자 때문에 ‘열린책들’의 책에 손이 먼저 갔다. 꼬리를 세우고 늠름하게 전진하는 진녹색 금박의 고양이 표지마저 시선을 끌어 모은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가로 칭해질 만큼, 메이지 시대(1868~1912)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사상가이다. 이 시기에 일본은 서구의 문물의 도입이 확대되었고, 사회의 급격한 근대화 속에서 일본의 전통과 서양의 근대사상이 충돌되는 문화적 갈등과 혼란을 겪었다.

 


작가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인간이 아닌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근대화 과정에서 정체성을 잃고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지식인의 본성과 사회적 위선을 비판한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로 소설의 첫 문장이 시작된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알 수 없는 버려진 새끼 고양이가 영어를 가르치는 진노 구샤미 선생 집으로 기어 들어가 선생과 그 주변 인물들의 행동거지, 그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관찰하면서 인간 사회를 풍자한다.

 

구샤미 선생과 그의 친구들은 근대 지식인인 양 서양의 사상과 문물을 논하지만 그들의 지식은 피상적인 것에만 그칠 뿐 깊이도 없이 허세와 위선, 자기만족에 빠져 있다. 구샤미 선생의 집에서 기거하는 고양이는 작가의 눈을 대신하고 있다. 인간 세계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냉소적으로 인간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고양이가 한 편으로 메이지 시대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을 대변하고 있다면, 신경성 위장병을 앓고 있는 구샤미 선생은 또 다른 나쓰메 소세키의 분신이다. 메이지 시대, 도쿄(제국)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교사로서 일한 적 있고 신경 쇠약과 위궤양을 심하게 앓은 작가의 상황과 유사하다. 영어 선생, 진노 구샤미의 이름 구샤미는 일본어로 <재치기> 뜻이고, 진은 애완견 시추를 담은 일본의 재래종 개다. 재채기를 하느라고 얼굴이 찌그러진 개, 이름 하나에도 풍자와 해학이 넘친다.

 

고양이는 인간들을 신랄하게 풍자하지만, 인간들이 무슨 맛으로 술을 마시는지 의문점을 풀기 위해 맥주를 마시고는 물독에 빠져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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