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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구 대백과 - 600개 아이템으로 보는 문구 연대기
다쓰미출판 편집부 지음, 김소영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학교 다녔을 때부터 자주 쓰던 문구류들은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일제(made in Japan)였던 것 같다. 필기류는 제브라(zebra)나 펜텔(pentel)을 주로 썼는데 펜은 잉크가 뭉치지 않고 부드럽게 퍼져서 필기량이 많을 때 술술 잘 쓸 수 있었고, 샤프의 경우 펜의 촉과 속대의 구성이 견고해서 그런지 샤프심이 걸리거나 분질러지지 않아 편해서 필기감이 상당히 좋았다. 지우개는 톰보(tombow)를 사용했는데 흑연이 깔끔하게 제거돼서 종이가 찢어지지 않아서 일본 문구류에 대해서는 무한 신뢰를 아끼지 않는 덕후가 되었다.

모두의 도감에서 최근 한국어판으로 번역 출간한 『일본 문구 대백과』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일본 문구를 도감으로 펼쳐 놓은 문구 연대기다. 이 책은 19세기 말부터 최근까지 많은 사랑을 받은 문구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을 펼치면 5개의 시대(1895~1969, 1970~1979, 1980~1988, 1989~1999, 2000~2018)로 나눠 각 연대를 대표하는 문구들을 보여준다.
메이지 유신(1868)을 계기로 서양의 문물이 더욱 활발하게 교류되면서 일본의 문구의 세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는데 대표적인 예로 상인들은 더 이상 붓으로 기장(장부에 기입)하지 않고 만년필 같은 서양식 필기구를 사용하게 된다. 처음에는 값비싼 수입 문구에 의존했지만 일본의 정교한 기술과 섬세한 디자인으로 곧 일본산 문구들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초등학교 때 준비물이었던 색종이, 칼, 풀, 캠퍼스의 옛날 기억과 감성이 자극되었다. 어렸을 때 사용했던 국산 문구류를 보면 일제의 디자인을 그대로 복붙해서 만들기는 했으나 기능 면에서는 다소 아쉬웠던 제품들이 많았던 것 같다. 도루코 연필 칼은 1960년대 일반 가정용 칼날을 제조하는 나루비의 제품의 디자인과 거의 흡사하고, 얼마 전에 구입한 국산 모나미의 쉽게 지워지는 GRIPIX Z는 일본산 MONO 지우개와 판박이다. 지우개를 둘러싸고 있는 종이만큼은 좀 다른 색으로 해도 좋으련만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베스트 제품을 따라가는 것이 제일 안정적인 것일까.
우리나라 문구류의 역사가 일본보다는 확실이 뒤처지지만 최근 문구점이나 팬시점에 가면 상당히 독특하고 디자인이나 용도 등에 개성이 넘치는 상품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시대별로 유행하는 일본의 문구류를 한 눈에 보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즐거울 것이고 국산 문구류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