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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탄생
박수현 지음 / SISO / 2026년 3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계 3대 요리를 손꼽으라면 ‘프랑스’ 요리는 언제나 빠지지 않는다.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요리 전문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도 파리에 있고 많은 졸업생들이 호텔과 레스토랑, 제과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랑스 요리를 전파하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나라의 숙명여대에도 같은 이름의 아카데미가 있을 만큼 세계 최고의 요리를 자랑한다.
프랑스는 ‘미식(美食)’의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불어로 ‘가스트로미(gastronomie)’는 맛 좋은 음식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인 ‘김장 문화’가 2015년에 유네스코문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면 이에 앞서 2010년에 유네스코(UNESCO)는 ‘프랑스의 미식’을 전 세계인이 인정할 만큼의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으로 선정하였다.
도서출판 SISO에서 출간한 『미식의 탄생』은 프랑스의 음식 문화가 어떻게 인류 유산이 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책이다. 저자 박수현 선생님은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언어 문화를 강의하는 분으로 프랑스라는 나라의 요리가 미식으로 인식되고 프랑스의 문화를 상징하게 되었는지를 논문과 도서 등 여러 참고 자료들을 기반으로 알기 쉽게 알려 준다.
이 책은 프랑스의 화려한 요리 사진과 조리법이 실려 있는 요리집이 아니다. 프랑스의 역사와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를 중심으로 프랑스라는 나라가 어떻게 미식을 대표하는 중심 국가로 발돋움했고 프랑스 정부와 국민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를 보여 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지금의 프랑스와 주변의 땅에 처음으로 정착한 민족들로부터 지금의 프랑스라는 국가를 형성하는 이들이 가지는 음식에 대한 독특한 가치관을 알 수 있다. 로마의 황제 카이사르가 직접 저술했다고 알려진 『갈리아 전기』에는 켈트인으로서 프랑스어로는 골루아(Gaulois)로 불리는 갈리아인들이 나온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유명한 ‘아스테릭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그들인데 ‘골’ 족은 당시 최고의 문명인이라고 불리는 로마인들과는 다른 식생활을 추구했다. 사냥과 어로 작업으로 식량을 얻고 육식을 위해 가축을 방목하며 과실주나 맥주를 즐겼으며 올리브유 대신 버터와 돼지기름으로 요리를 했다.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갈리아인의 엄청난 식사량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서프랑크왕국의 메로빙 왕조를 건국한 클로비스 1세는 기독교로 개종하며 기독교에 반하는 육류 소비는 엄격히 금지하였으나 이교도인 백성들의 식생활의 변화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웠다. 중세는 흔히 식량 부족의 시대로 알려져 있지만 평민과 달리 귀족의 대부분은 영양 과잉으로 뚱뚱했다고 한다.

르네상스와 절대왕정의 시대를 거쳐 17세기에 접어서 서양식 식사 도구가 만든 식탁 예절이 복잡해지기 시작했고 레스토랑 문화가 발전했다. 이 책에서는 식문화를 산업으로 바꾼 레스토랑의 탄생과 요리의 체계화와 세계 미식의 기준으로 만든 미식 평가 제도까지 프랑스의 미식의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