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생각한다 -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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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렸을 때 청량리에서 잠시 지냈던 적이 있었다. 엄마를 따라 나섰던 전통 시장에는 갖가지 동물 사체가 달려 있는 정육점들이 줄지어 서 있었던 게 기억이 난다. 동물의 사체에서 나는 피비린내와 누린내, 형태를 알아볼 수 있으나 가죽이 벗겨진 육고기, 돼지머리와 소머리, 살아 있으나 철제 케이스에 갇혀서 도살을 앞둔 닭과 개의 모습을 쳐다보기가 괴로워서 시장 골목을 지나가는 것 자체가 몹시도 두려웠다.

 

비건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으나 육식을 거부했던 적도 한때는 있었지만 고기의 맛을 알아 버리고서는 동물들이 어떻게 사육되고 도축되는지에 대해서는 이내 냉담하게 되었다. 해외 관광을 가서도 좁은 케이지에 갇혀 커피콩을 먹고 배설해야 하는 동물을 촬영하는데도 별다른 양심의 가책도 갖지 않았고 심지어는 풍미 좋다는 그 커피를 한 사발까지 주저 없이 마시고 돌아왔으니 동물의 생명 윤리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다.


오늘 소개할 『동물은 생각한다』를 집필한 저자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Richard David Precht)는 현대 독일 철학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큼 독일어권의 가장 개성 넘치는 지성인들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명제가 떠올랐다. 동물이 존재하긴 하는데 생각을 한다고?

 


이 책은 생각하는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하는 유일한 동물인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가 동물 윤리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 참가하게 된 <동물-권리-윤리>라는 제목의 학술대회였다고 한다. 그해 가을 『노아의 유산』(1997)을 출간하였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천착하여 오늘날 인간이 동물과 관련하여 무어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이 책에서 논하고 있다.



 

동물이 무엇을 느끼는지,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인지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고통을 경험하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처럼 생명을 지녔기에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서 생명을 기준으로 윤리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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