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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100일 영어 필사 (사철제본, 원어민 음원 무료 제공)
손지은 지음, Karen Liang 감수 / 더블:엔 / 2025년 11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하기 싫은 일이라도 하루에 조금씩 견디며 해내다 보면 큰 성과가 남는다. 무엇이든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해 나가는 습관을 쌓는 게 중요하다.
한 때는 그림 채색, 또 한 때는 캘리그라피가 유행했고 요즘은 필사 열풍이 불고 있다. 좋은 문장을 따라 쓰는 것이야말로 어휘력과 문장력, 심지어 사고력의 증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명문을 소개하는 책에 관심이 있었다.
영어 필사책을 여러 권 출간해 온 더블엔이 이번에 하루 10분 100일 동안 즐겁게 필사할 수 있는 책을 출간하였다. 이 책의 지은이는 어릴 때 TV 애니메이션, 영화, 그리고 책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키다리 아저씨, 소공녀, 작은 아씨들, 비밀의 화원, 빨간 머리 앤 이 다섯 편의 명작에서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 주는 문장들을 정성껏 골라 담았다고 한다.
작은 아씨들을 제외한 네 편의 작품들의 주인공은 부모를 잃은 소녀들로 슬프고 힘든 삶 속에서 밝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성장 소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요일 아침 TV 명작만화를 보느냐 명랑운동회를 보느냐 누이들과의 채널 다툼 너머로 가엽지만 매번 청승을 떨 수밖에 없는 어린 여자 아이들의 환경이 몹시 부담스러워 채널을 돌리고자 했던 어린 나의 모습이 실루엣처럼 떠올랐다.
그나만 현실을 벗어나 공상하며 꿈꾸는 주근깨 빨간 머리 앤 셜리의 기괴함과 어디서든 주눅들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는 당당함은 살포시 웃음짓게 하는 어릴 적 명작이었고 나이가 든 시점에서도 앤을 생각하면 어떤 이가 곧상 떠오른다.
"만약 오늘 밤에 절 데리러 오지 않으시면, 전 기찻길을 따라 저기 굽이진 길에 있는 커다란 벚나무에 올라가 밤새 있을 생각이었어요. 달빛 아래 하얗게 핀 벚나무에서 자는 것도 정말 근사할 거예요. 대리석으로 된 방에 사는 거라고 상상할 수도 있고요,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아저씨가 오늘 밤에 못 오시더라도 내일 아침엔 꼭 오실 거라고 믿었어요."
이 책은 영어와 한글 문장 모두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오른쪽 페이지에 마련되어 있고, 모든 문장은 원어민 교사의 낭독 음원이 지원된다. 영어 필사책이지만 오른쪽 여백 예뻐서 100일의 계획, 목표와 성취된 바를 기록하는 보물창고와 같은 메모장으로 용도를 바꿔 쓰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