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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이후의 중국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저자 프랑크 디쾨터(Frank Dikötter)는 중국 현대사의 독보적인 연구자이자 저술가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중국을 주제로 펴낸 저서는 10여 권에 달하며 그 중 <인민 3부작>으로 알려진 「해방의 비극」, 「마오의 대기근」, 「문화 대혁명」은 마오쩌둥의 공산주의가 중국 인민들의 삶에 끼친 영향을 그려 내고 있다.
이번 7월에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마오 이후의 중국」도 디쾨터의 후속작으로 1978년 12월 덩샤오핑이 도입한 경제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이 어떻게 미국과 패권을 다툴 만큼 초강대국으로 도약하게 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책이다.
마오쩌둥(모택동)이 사망한 1976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의 경제는 고공성장을 했지만 실상은, 모든 것이 눈에 보이는 것과 같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경제가 실제로 성장한 것은 의심할 바가 없지만 중국의 실제 경제력을 입증하기 위한 각종 통계 자료는 조작되어 있다.

2020년 6월 리커창(중국 국무원 총리)은 중국 경제의 흐름을 가늠하기 위해 3가지 경제 지표(전력 소비량, 철도 물동량, 은행 대출액)를 제시한 것으로만 봐도 중국 경제의 이면을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6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140달러로 한 달을 버틴다고 하는데 이는 도시에서 방 하나도 임대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보다 많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공산당원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대대적인 수입의 재분배가 이뤄져야 했지만 국가는 부유하고 국민의 대다수는 여전히 가난하다.
덩샤오핑은 사회주의식 현대화를 내세우며 개혁 개방을 공식화했지만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중국 경제의 흐름은 하나의 거대한 당에 의해 장악되어 통제되고 있으며 시장과 은행은 정치적 논리에 따라 일방향으로 움직인다.
저자는 중국의 계획 경제에 애시당초 계획은 존재하지 않으며 맹목적인 생산과 개발, 조달만이 있음을 비판한다. 국가와 국영 은행들은 아무런 책임 없이 돈을 지출하고 지방정부에 돈을 빌려준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엄청난 규모의 부채를 기반으로 양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도시의 사회 기반 시설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도 실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지원은 거의 없었다.
조작과 만연한 뇌물 수수, 리베이트, 절도, 공금 낭비 등과 같은 부정부패가 만연했으나 이러한 병폐를 공산당을 약화시키기 위한 외국의 적대 세력의 음모로 치부하는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회.
중국과의 무역에서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한 미국이 2018년 관세와 기타 무역 장벽을 부과하면서 이 두 거대 패권 국가의 긴장은 절정에 치닫고 외국 기업들까지 반부패 운동의 표적이 되면서 중국과 척을 지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오늘날.
성장과 통제, 초강대국 중국의 역설을 비단 중국만의 문제로 치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심히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