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제 준비를 하며 이곳 저곳 청소를 하다가 문득 도올 선생의 책 두 권을 발견했다. 하나는 반야심경에 관한 책이고 다른 한 권은 금강경 역해... 문득 호기심에 책장 넘기며 읽어보니 생각보다 별 볼 일 없다. 반야심경에 관해 썼다는 책은 좋게 말하자면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에 관한 총체적 개론 안내서였다. 안좋게 말하자면 기존 시중에 나와있는 불교 개론서에 대한 전형적 답습이었다. 책 앞 부분에 수록된 개인적 수행에서의 신비체험이 그에게 불교적 깨달음을 주지는 못했나보다.


첫 번째 책이 이러하니 두 번째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는 안목이 없다. 법에 대한 안목이 없다. 법에 대한 안목없이 그럴듯한 인문학적 사변을 늘어놓는다. 전형적인 교양으로서의 불교를 다룬다. 학자적 접근. 참신한 맛이 없다.


불교는 운명이다. 불교에 대한 서술은 체험 이후의 것이다. 학자들은 불교의 교리를 개괄하고 불교사적 흐름을 기계적 도식처럼 따라가면서 불교를 논한다. 불교는 그런 것이 아니다. 불교는 이상한 신비체험도 아니고, 선의 문법을 익히는 일도 아니고, 교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도 아니다. 불교는 실증이다. 이것은 맥박 위에서 증명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도올 선생의 책을 보면서 점점 화가 나 책을 덮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안목이 없다면 창의적이기라도 해야 한다. 그의 말에는 창의적인 것이 전혀 없다. 어디선가 들어온 말들이 반복된다. 지식에 대한 확장적 공부를 해온 사람들은 그 지식에 매몰당한다. 지식의 파편들을 되뇌는 앵무새가 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