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 - 나와 세상에 속지 않고 사는 법
원제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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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면서, 팔릴 수 있는 글이다. 선의 대중화라 할 만 하다. '간화선'의 대중화는 아니고, '선'의 대중화다. 일상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선을 이야기한다. 확실히 상품성이 있으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았다. 혜민스님의 책들이 대중성에 기울었다면 이 책은 대중성과 저자의 안목이 균형을 잃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영화로 치면 봉준호나 박찬욱 감독의 영화 같은 느낌이다. 균형이 있다.


불교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선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나이가 많은 사람도, 나이가 적은 사람도, 모두가 쉽게 접근 가능하다. 안목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또한 알 것이다. 이 책이 한낱 자기계발서로 소모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어쨌든 이 책은 성공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저자는 '선'을 갖고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다음 행보의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이 책이 시장에, 대중들에만 한정되지 않고 절집 안에서, 특히 제방선원에서도 영향력을 갖길 바라며….


많은 이들이 수행을 하면 더 이상 화를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더이상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여기는 겁니다. 설혹 화가 나더라도 화나는 그 마음을 곧장 알아차려 화를 내지 않게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모든 경우는 아닐 테지만, 화가 나면 화가 나는 대로 화를 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 화를 내면 안 된다고 할까? 화가 나쁜거라서? 화가 본디 내면의 성품이 아니라서? 화를 내는 그 마음이 지옥이니까? 화 또한 '이렇게' 분명히 드러나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에게서 드러나는 것들, 이를테면 졸리면 하품이 나오고, 배고프면 꼬르륵 소리 나고, 어딜 다치면 '아얏' 소리가 나오는 것처럼, 화가 나면 욕도 나오는 것입니다. 그 모든 드러난 것들 중의 하나로서 화가 있을 뿐입니다. 화는 잘못된 게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유독 화를 허락하지 않는 것일까요. 아마도 화를 문제 삼는 것을 그것을 실체화하여 마음 안에 담아두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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