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빵과 진저브레드 -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김지현 지음, 최연호 감수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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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이었으나(글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온갖 향신료를 사서 찬장에만 처박아 놓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특히), 서문에서 ‘번역은 새로운 의미를 낳는다. 산딸기 주스와 라즈베리 코디얼은 어떻게 다를까...‘를 읽으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온전히 번역에 관한 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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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이세계 카페에서 커피를 1 - L Novel
카자미도리 지음, u스케 그림, 이진주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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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는데 약 10년쯤 전에 아르카디아에서 연재됐던 그 작품이 맞네요. 한일 양국에서 이세계 가는 이야기의 위상이 지금과는 완전 정반대였던 때... 다만 라이트노벨로서 한 권이 스스로 완결성을 갖고, 마찬가지로 주요 인물이 확실히 부각되도록 구성이나 설정 등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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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탄생 - 문자라는 기적
노마 히데키 지음, 김진아.김기연.박수진 옮김 / 돌베개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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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문자로서의 모음은, 자음에 비해 단독으로 그 개념이 희미했다. 정음은 그 모음을 명확히 표현한다. 음소에 자모를 부여하고 그를 조합한 한 음절을 한 글자로 삼는다. 여기서 음절의 외부적인 경계와 내부적인 구조 모두가 드러난다.

- 정음은 가나에 비하면, 음절을 음소 단위부터 구분한다. 음절 첫 자음 + 모음 + 음절 말 자음으로, 같은 음가에 같은 형태를 명확히 부여했다.
- 정음에는 발성 기관의 형태, 즉 음의 원리가 형상화되어 있다. 같은 조음점에서 생기는 음은 같은 형태를 갖는다. 이를테면 /ㅂ/는 /ㄱ/ 등 다른 계열의 문자로는 교체되지 않는다.
- 모음자모는 ㆍ와 ㅡ의 변형이며 거기다 반모음 ㅣ가 조함됨도 명시되었다. 게다가 원리로는 당대의 동양철학 역시 함께 제시된다. 또한 모음조화를 이론화하여 ㆍ와 ㅡ가 다르게 사용되는 등 양/음모음용 조사가 구분되었으나, 현대 한국어는 (ㅔ/ㅐ와 더불어) 구분이 사라진다.
- 중세 한국어는 거/상/평성의 구분이 있는 고저 악센트어로, 정음은 이전의 반절과 같이 성모(즉, 초성)와 운모(즉, 모음 + 종성 + 성조)에서 초/중/종성에 그치지 않고 초분절음소에 해당하는 성조에까지 형태를 구분하려 했다. 그러나 이후 한국어에서 성조의 소멸과 함께 그 표기 역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사라진다.
- 정음의 표기는 형태음운론적 성격 역시 가지고 있다. "형태소는 음소보다 우선권을 갖는다(210p., 재인용)." 초성의 ㅇ는 빈 자리임을 나타내는 기호로써, 형태소를 분간하기 쉬우면서도 소리의 동적인 변용을 문자로 표시할 수 있다.

이렇게 그전까지는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의미를 갖는, 각각이 하나의 세포와도 같았던 문자를 정음은 음절과 음소로 해체해 '용음합자'를 가능케 하였다.

반포 이후 교육, 종교, 문학 등 다각적인 분야의 글들이 민관과 상위 또는 하위 문화를 막론하고 정음으로 번역 및 작성되었다. 한자가 표기할 수 없는 단어나 기본적인 한문 교육에서 등 정음은 민중 언어 생활의 자연이 되었다. "암클"로써 천대받았다는 통념은 오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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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어를 꽃피게 하라 - 말에 관한 잔소리의 사회사
로버트 레인 그린 지음, 김한영 옮김 / 모멘토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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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란 정체성이니 언어를 규정함은 곧 인간을 규정하는 것이라는 믿음에 대한 이야기. 그러나 '언어는 스펙트럼이고 인간의 정체성은 다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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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폐허를 응시하라 - 대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혁명적 공동체에 대한 정치사회적 탐사
레베카 솔닛 지음, 정해영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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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현재의 주류 사회와 그에 대안으로 제시되는 시민 사회를 비교한다. 인간은 사회적 의미를 갈망하나 주류 사회는 기존의 위계질서를 옹위하며 개인을 고립시킨다. 따라서 사회가 붕괴하는 재난 시에, 대중은 자연스레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유토피아적인) 공동체를 조직하고 사회적으로 더 큰 존재가 되려 한다.
그러나 이렇게 발생한 권력의 부재와 더 나아가 일시적인 전복을 두려워해, 기존 권력을 권유하던 소수-엘리트는 다수-대중을 향한 '엘리트 패닉'에 빠져 종종 재난 그 자체보다 더 큰 재앙을 부른다. 9/11 테러 이후의 미국은 시민 사회로 발돋움할 '외상 후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복수와 배제, "남성성"을 부르짖는 국가적인 영웅주의로써 회귀하고 만다.

직접적으로 무정부(혹은, '반권위')주의가 크게 언급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그러한 시각이 묻어난다. 통제되지 않는 대중은 위험하고 - 따라서 한 영웅적인 개인이 필요하고 - 인간의 미래는 비관적이라는 확고한 통념에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신물이 나 있는데, 저자의 낙관적인 인간상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어떠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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