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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바다의 라라니 ㅣ 미래주니어노블 9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김난령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11월
평점 :
뉴베리 수상 작가의 색다른 모험 판타지 소설
글/에린 엔트라다 켈리, 그림/리안 초, 옮김/김난령
미래주니어노블 09권으로 <안녕, 우주>와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로 100년 전통의 뉴베리상을 3년이란 짧은 시간 내에 2회 수상한 에린 엔트라다 켈리 작가의 첫 판타지 소설로 원제는 Lalani of the Distant Sea 라고 한다.
커다란 나무가 있는 강가 작은 배에 여자 아이가 혼자 타고 있는데, 금박의 큼지막한 제목이 눈에 확 띄고, 색감은 화려하고 아름다워보이지만 아이의 무표정한 얼굴엔 어떠한 사정이 있는건지 나무 가지위에 발톱만 보이는 저 큰 새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책을 펼쳐보니 목차는 없고, 세 아이라는 챕터로 시작하는데 라라니와 라라니의 단짝 베이다, 그리고 베이다의 남동생 헤츠비라고 한다. 세 아이가 사는 산라키다 섬에는 수 많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 섬은 멘요로라는 지도자가 마을 전체를 통치하며 섬에는 경외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인 카나산이 있다. 남자들은 뱃사공, 어부, 배목수 등의 일을 하다. 하지만 여자들에겐 길쌈꾼, 바느질꾼, 빨래만 할 수 있으며 투표권과 교육의 기회조차도 없다. 남성 중심의 사회이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봤을때 눈에 가장 띄는 것이 이이사산을 향해 배를 타고 나아가는것이 아니라 섬 반대편에서 멀리 돌아서 나갔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라니를 생각하며 케이드, 베이다, 헤츠비가 걸었던 북쪽 해안가, 함부로 오를 수 없게 보이는 험한 카나산의 모습이 흑백 그림이지만 실제로 보았을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산라키다 섬 사람들은 먼 바다 너머에 세상 만복을 가지고 있는 섬이 있다고 믿어 훌륭한 뱃사람을 뽑아 매년 탐험을 보내지만 지금까지 돌아온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 사람들 중에는 라라니와 베이다의 아빠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산라키다에서 뱃사람이 된다는 것은 축복이면서도 짧은 생을 살게 될 운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베이다는 약초를 잘 다루는데 오랜 가뭄으로 약초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진다. 엄마마저 바느질꾼병에 걸리게 된다. 엄마의 병을 낫게 하고, 베이다를 돕기 위해서는 비가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 라라니는 금지된 산에 오른다. 아이사산에서 추방당한 눈이 없는 사람을 만나 소원은 빌게 되어 마을엔 비가 내리게 된다. 하지만 기쁨과 희망의 비는 홍수가 되어 더 큰 재앙으로 마을을 덮치게 된다. 다시 찾아간 장님에게서 이 비를 멈추기 원한다면 라라니의 눈을 내놓으라고 자신을 공격했던 야생짐승이 이 사람이였음을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카나산의 산사태를 금지된 산에 올라간 라라니 때문이라 생각하고, 원치 않지만 작은 돛단배에 몸을 실어 세상 만복이 있다는 아이사섬으로 홀로 떠나게 된다.
예전에 산라기타 섬에 살던 소녀가 했던 일을 하려는 라라니...다른 미래를 꿈꾸며 아이사산으로 향하는 배에 몰래 탔다가 차가운 바닷물에 버려져 돌아오지 못한 지바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훌륭한 뱃사람도 돌아오지 못했던 바다로 나에게 가라고 하면 나는 분명 못간다고 울고 불고 했을거 같은데, 앞으로 펼쳐질 일에 대한 아무런 보장도 없이 떠나는 라라니는 오히려 집에 혼자 남겨질 아픈 엄마를 걱정하는 모습이 마음이 아팠다.
먼바다의 라라니는 독특하게 구어체로 번역이 되었다고 하는데, 할머니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듯한 착가에 빠지도록 만든 작가의 의도라고 한다. 작가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다양한 각도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것이 작가의 큰 장점이다. 지금과는 다른 이름으로 책 속에 나오는 수많은 정령과 동식물들, 장소의 이름이 너무 많아 헷갈리기도 했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작가는 캐릭터 하나하나를 별도의 서사에 담아 소개함으로써 캐릭터 창작에 영감을 주었던 필리핀 신화의 세계가 얼마나 풍부하고 다채로운지를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 방식을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혹은 '액자 구조'라고 하는데 이러한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런지 이번에도 나는 몇 번이나 어리둥절하였다. 라라니의 이야기와 신화의 이야기가 이질되지 않고 잘 어울려저 있어서 놀랬다.
때로는 운명이 시키지 않은 일이라도 선택해야 할 때가 있어!
12살 섬에 사는 평범한 한 소녀가 바다를 건너 새로운 섬으로 향하는 모험담 뿐만 아니라 필리핀 전설을 함께 엮어 읽는 이로 하여금 신화속의 주인공이 되어 모험으로 빠져들 수 있게 해주는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신기한 책이였다. 다시 읽을때는 액자구조식 소설에 헤매지 않고 작가의 의도와 메세지도 잘 이해하고 판타지소설의 묘미에 푹 빠질 수 있을거라 장담해본다.
추천평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끝까지 진실함을 유지하여 성공을 이뤄내는 이야기답게 라라니의 모험은 과연 어떠한 결말을 보여질지는 책을 통해서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판타지모험으로의 초대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