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이 없는 삶이라도
김해서 지음 / 세미콜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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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이 없는 삶이라도_김해서

작가님의 첫 작품이라니 사실 믿겨지지 않는 단단한 내공이 느껴진다. 작품에 이르기까지 쌓아올린 감정과 수없이 다듬은 문장들이 있었으리라 감히 예상되는 산문집이었다. 그럼에도 내 스스로에 대한 관념을 꿰뚫어버리는 날카롭고 놀라운 문장들이 가득했던 작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 글로 탄생한다면 이런 것일까라는 마음이 가득 들었다.
유약했던 존재들이 활자로서 단단해지는 과정을 보는 것만큼 내게 힘이 되는 것은 없다. 그렇기에 작가님의 향후 시집도 너무나 기대된다.

✏️보르헤스의 말대로, 어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더 나은 것이란, 시 같은 사람들과 시 같은 풍경들을 사랑하는 것밖에 없었으므로.

✏️그때의 시는 그때의 나와 닮았다. 타인에게 속마음을 말하려면 한평생 써야 할 것 같아 매일 밤 끊어 울던 나랑. 양심 없는 시라는 뜻이겠지. 자기 자신을 가눌 힘이 없어 그럴듯해 보이는 것에 의지해놓고선 자신의 고통이 돋보이는 줄 아는 시.

✏️자기경멸과 죄의식, 슬픔과 무력과 희망을 건넜다. 마음은 다시 고요해졌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를 쓰고 있다. 등단 이후의 삶을 전처럼 갈망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행복을 증명할 이유도, 행복하기 위해 앞장설 필요도 없다. 그냥 살면 된다. 자기 자신에게 좋은 방식으로.

✏️겨울에 태어난 사랑이라 날 때부터 찬바람을 품고 태어난 것일까. (...) 나는 그 소스라치는 차가운 기운에 매료된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추위에만 몰두할 정도로.

#답장없는삶이라도 #김혜서 #세미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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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드라이브
나타샤 트레스웨이 지음, 박산호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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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생존자이며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다시 돌아가 그 때의 기억을 1인칭으로 서술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느끼는 작가의 글. 2인칭으로 서술된 글을 보며, 마음 속으로 작가가 아직 본인이 피해를 입은 사실을 스스로 마주하기 어려운 것일까라는 추측을 했보았는데 이후 나오는 작가의 진심어린 마음과 마주하며 나 역시 어린아이로 돌아가버린 느낌이 들었다. 과거 285번 도로의 윤곽과 풍경이 아직도 본인의 심장에 찍혀 있으며, 그 심장을 가로지르는 메모리얼 드라이브에 난 상처가 내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듯했다. 이 아이의 무력감을 어찌하면 좋을지 종종 거리고 숨 죽이며 읽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 필요로 하는 말을 일기장을 통해 통쾌하게 표현해는 용기를 보며 나도 모르는 쾌재를 부르게 된다. 그때의 나타샤에게 나 역시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타샤는. 해낼거야. 자기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자신의 자아를 분열시키고 속을 갉아먹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글쓰기를 택한 지혜로움은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아이를 빛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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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시티 파워 -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
매슈 사이드 지음, 문직섭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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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제를 달고 태어난 책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의 다이버시티. 아주 간단하게 '다이버시티'에 대해 정의하자면 젠더, 인종, 나이, 종교, 관점, 통찰, 경험, 사고방식 등 인구적 다양성을 뛰어넘은 인지적 다양성까지 포괄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다양성의 필요성이 사회와 조직에 대두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함께 협업하는 업무보다는 개인적인 업무를 선호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것보다 혼자서 마무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개인적인 업무선호도를 가지고 있기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 개인의 뛰어난 업무능력이 있다면 조직의 힘이 조금은 부족하여도 어느 정도는 보완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아둔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책이기도 하다. CIA는 9.11테러 예측에 완전히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 분석하며 들어가는 도입이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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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하게 말해요 - 마음을 다해 듣고 할 말은 놓치지 않는 이금희의 말하기 수업
이금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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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하게 말해요_이금희

가족구성원들 중 거의 유일한 독서 메이트인 엄마. 그런 엄마가 책이 도착한 순간부터 호시탐탐 노리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그만큼 저자가 쌓아온 신뢰와 내공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서체부터 필력까지 역시 자신의 언어를 단단하게 구축해 온 사람의 힘이 느껴진 책이었다. 책에서 온기가 느껴진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던 작품.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경험해온 바를 짧은 시간동안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은 마치 행운같다:)

✏️하지만 우리말을 할 때 우리는 잊어버립니다. 제대로 들어야 제대로 말할 수 있다는 명제를요. 그래야 무슨 말을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죠. 상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알 수가 있고요.

✏️나중엔 알게 되었어요.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몰입해서 들어주는 경험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마음에 위안을 얻을 수 있구나.

✏️누가 듣느냐.
누구에게 말을 하느냐.
말하기에서 중요한 것은 화자가 아니라 청자입니다.

✏️아이를 낳고 키웠지만, 마음과 생각과 경험과 감정까지 공유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우리 아들딸이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여겨요. 국민소득으로 따지면 개발도상국 시절에 자라난 나하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된 후에 태어나 자란 우리 아이하고 어떻게 같은 나라 사람이겠어요. 서로 다른 나라 사람이지."

그러니 내 말을 못 알아들어도 당연하다 여기고 어쩌다 알아들으면 작은 기적이라고 여겨보면 어떨까요. 그런 마음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싹이 트기 시작할 겁니다.

✏️감정의 변화를 인지하고 조절하는 연습은 순한 사람들이 타인과 공존하며 세상을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해소하는 감정을 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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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말공부
강원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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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_강원국

책을 펼치기 전부터 두려웠다. 나의 말하기 수준은 어느정도일까. 객관적으로 나는 어른의 나이이지만, 정말 내 나이에 맞는 수준의 말하기를 하고 있는가. 생각과 사유의 깊이는 어떠한가. 그렇다면 글쓰기는..? 책상 구석에 앉아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느끼며, 읽어갔던 책이여서 의미가 남달랐다. 여전히 나는 나의 부족함을 알고 있고, 알고 있기에 채울 수 있으리라 다독여가며 읽어보았다. 그리고 기억하고 일상에서 실천해나가고 싶은 것들을 기록해보았다:) 겸허하게 만들어주고 배움을 가득 얻어가는 책을 알게되어 기쁘다.

📌말이 자라나는 만큼 나 또한 무르익는다.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것,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

✏️[말의 한계가 그 사람의 한계다]
어른이 된다고 어른답게 말하는 법을 알게 될까? 어른의 말은 적게 말하면서 많은 것을 들려준다. 본보기가 되어 남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위로와 용기와 깨우침을 준다. 감정을 절제해 의젓하게 만든다. 말이란 곧 나 이기에, 내 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한다.

✏️어른은 아이에게 말의 바다가 되어주어야 한다. 바다가 있는 한,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돌부리를 만나 굽이쳐 흐르지만 바다를 향해 간다.

✏️[관찰이 차이를 만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누구에게는 삶의 전부가 되는 세상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을까. 우리는 살면서 몇 안 되는 세계를 체험한다. 나머지는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바탕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편견과 오해,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만들어진다. 경험하지 않은 세계를 아는 길은 관찰 뿐이다.

✏️[버릇처럼 하는 말이 삶을 바꾼다]
말버릇이 좌우하는 것은 인상만이 아니다. 인생마저 좌우한다. 우리는 말하는 대로 살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갖고 있는 고유한 말 습관을 언어학자 소쉬르는 '심층언'이라고 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이런 심충언에 둘러싸여 살다 보면 실제로 그 말과 같은 사람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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