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이 없는 삶이라도_김해서작가님의 첫 작품이라니 사실 믿겨지지 않는 단단한 내공이 느껴진다. 작품에 이르기까지 쌓아올린 감정과 수없이 다듬은 문장들이 있었으리라 감히 예상되는 산문집이었다. 그럼에도 내 스스로에 대한 관념을 꿰뚫어버리는 날카롭고 놀라운 문장들이 가득했던 작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 글로 탄생한다면 이런 것일까라는 마음이 가득 들었다. 유약했던 존재들이 활자로서 단단해지는 과정을 보는 것만큼 내게 힘이 되는 것은 없다. 그렇기에 작가님의 향후 시집도 너무나 기대된다.✏️보르헤스의 말대로, 어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더 나은 것이란, 시 같은 사람들과 시 같은 풍경들을 사랑하는 것밖에 없었으므로. ✏️그때의 시는 그때의 나와 닮았다. 타인에게 속마음을 말하려면 한평생 써야 할 것 같아 매일 밤 끊어 울던 나랑. 양심 없는 시라는 뜻이겠지. 자기 자신을 가눌 힘이 없어 그럴듯해 보이는 것에 의지해놓고선 자신의 고통이 돋보이는 줄 아는 시.✏️자기경멸과 죄의식, 슬픔과 무력과 희망을 건넜다. 마음은 다시 고요해졌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를 쓰고 있다. 등단 이후의 삶을 전처럼 갈망하지 않게 되었다.✏️우리는 행복을 증명할 이유도, 행복하기 위해 앞장설 필요도 없다. 그냥 살면 된다. 자기 자신에게 좋은 방식으로.✏️겨울에 태어난 사랑이라 날 때부터 찬바람을 품고 태어난 것일까. (...) 나는 그 소스라치는 차가운 기운에 매료된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추위에만 몰두할 정도로.#답장없는삶이라도 #김혜서 #세미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