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학대에서 벗어나기
비벌리 엔젤 지음, 정영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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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눈에 보이는 신체증상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증상은 스스로가 자각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설사 알아차렸다 하더라도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마주하는 것보다 더 복잡다단한 단계가 기다리고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체계화된 정보와 바라보기 어려운 사실이라도 꾸준히 읽어나가야 할 글들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참 무지했던 세계가 많다는 무거운 마음이 든다. 정서적학대와 수치심, 그 강력한 조합. 그리고 나의 수치심을 이해하고, 가해자에 대한 믿음을 거두는 방법, 긍정적인 분노와 자기연민, 나를 해치는 관계 속 대응방법, 극복과 자기용서, 치유까지 피해자가 선택하게 될 다양한 선택지에 대해서 존중하며 다루는 글이라는 점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철저하게 환자가 아닌 피해자로서의 입장에서 다루는 심리치료사로서의 저자의 태도 역시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에게 죄책감이라는 굴레를 씌워주지 않기 위함이라는 사려깊음이 느껴진다.

??정서적 학대에 의한 트라우마는 삶을 과거에 가두는 창살이 되곤 한다. 과거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그 기억을 치유할 방법을 몰라 괴로워 한다. 정서적 학대가 물리적 학대만큼이나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안겨줄 수 있는지를 우리 모두 깨달아야 한다.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억울하겠지만 이제라도 당신이 용기내어 벗어날 수 있다고 위로를 건네고 싶다. 이 책을 통해 학대의 피해자들이 수치심과 분노로 가득한 머릿속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하여, 햇살이 가득한 지금 오늘의 나를 만나는 여정이 되기를. _나해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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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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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소설이라는 아주 작은 정보가 듣고 읽어나가기 시작한 글에서는 내가 기대하는 가족소설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흐른다.
대나무 숲 양조장집에 등장하는 다양한 가족구성원들은 어딘가 어설프고 왜인지 모를 처량함과 현실의 가혹감까지 느껴지는 이들로 등장한다. 그 중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조차 다하지 못하는 인물 또한 부모로 등장한다. 작가의 어린시절이 투영된 주인공 긴카는 모녀 간의 애증관계 또한 가지고 있다. 가족소설이기에 오손도손 살아가는 잔잔한 행복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흥미진진하고 빠른 전개에 후반으로 치닫는 과정이 쾌감과도 같은 재미에 또 다른 작가의 작품들에 관심을 기울기에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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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장선우 지음, 장서윤 그림 / 달그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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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_장선우/장서윤

달그림출판사의 작품들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는 소개글이 참 적절하다. 때로 나에게 많은 생각과 위로를 던져주는 것은 결국 활자가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감상하듯 보게 되는 그림, 평소 읽는 속도보다 천천히 넘어가는 책장 속에서 짧지만 간과했단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게 된다. 경계선 속에서 살아가는 나는 불분명하고 확실하지 않은 존재라 느꼈지만, 작가는 이를 조화로운 상태라 여기는 것 처럼. 또한 경계속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는 나의 선택일뿐이라 이야기한다.

✏️세상은 경계에 머무른다. 머리, 몸통, 팔, 다리처럼 분명하게 나뉘지는 않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누군가는 제일 싫어할 수 있다. 내가 아끼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가치 없을 수도 있다. 좋고 싫음과 맞고 틀림. 취향의 겅계는 어디쯤일까.

✏️ 나는 어디에도 속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리고 생각한다. 경계는 조화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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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조금만 - 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
이충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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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집을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인터뷰어의 역량에 따라 작품의 질이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하고구태여 타자의 영향을통해 재해석될 위험이 있는 글에 대한 신뢰가 낮기에 피해온 것도 있다다만나의 이런 고정관념을 비웃듯  책의 제목은 파격적이기 그지없다질문을 하는 역할의 인터뷰어가 질문은 조금만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인터뷰집이라니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통상적인 문답으로 이루어지는 형식이 아니였다는 저자가 찾아 헤멘 ‘압축된 지혜의 언어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를 통해 일상에 대한 새로운 울림과 자각이 분명히 다가온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또한 인터뷰어로서의 작가의 생각과 고찰의 시간들이평소 내가 고민하고 추구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신뢰감을느낄  있었다.


가끔 누군가의 속이 수정처럼 들여다보일 때마다 생각했다다시는  안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  다시 실망하고싶지 않아어떤 때는 타인에게서 성숙한 관점을 기대하는  자체가 오류로 보였다.”


질문을 던지고 자극에 응전하는 동안

내가 원하는 것은 언어였다.

언제나  기울기고 싶은 압축된 지혜의 언어


인간의 모든 순간은 질문과 대답으로 엮여 있으니까언어는 세계의 전부이자 표정을 손질하는  하나의 가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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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혼 오로라 -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기록한 오로라의 모든 것
권오철 글.사진, 이태형 감수 / 씨네21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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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혼 오로라_권오철

평소 사진집, 도록, 만화 등 활자로 이루어지지 않은 책을 어려워 하는 경향이다. 무엇이든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편한 습관으로 굳어졌겠거니 생각한다. 물론 선호하는 예술가의 작품들과 전시도록은 소장하는 편이지만, 애정과는 정비례하게 펼쳐보지는 못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다만, ‘신의 영혼 오로라’는 그 표지에서부터 압도적인 힘이 느껴지고, 나는 모든 책장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시작에는 대학을 졸업 후 가진 안정적인 직업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해 선택한 천체사진가라는 그의 서사에 더 관심이 갔을 수도 있겠다. 인간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경이로움인 오로라 폭풍을 더 많은 이들이 경험하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글에서 그가 추구한 행복이 느껴지고 자연스럽게 그 행복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생겼으니. 인디언 전통가옥인 티피 위로 쏟아지는 은하수와 오로라는 압도적이다는 표현 외에는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 티피 속에 아기자기하게 구성 된 식당과 친숙한 단풍잎 시럽의 기념품에 대한 사연은 어쩐지 이 아름다움은 전혀 초현실적인 거리에 위치해있는 것이 아니라고 나를 유혹하는 것만 같다. 작가님의 오로라 관측에 대한 연륜이 넘치는 정보들을 들으니 나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떠오르기도 하고:)

작가님은 분명 글과 사진만으로는 도저히 전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했지만, 이 엄청난 풀컬러의 사진들은 작은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는 나를 그 공간으로 이동시킨다. 물론 그가 이야기하는 모든 부분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겠지만, 나는 내가 전혀 모르고 살았던 세계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이곳이 진정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의 한 부분이 맞는지 감탄하며 읽고 보는 황홀한 이 시간이, 이제 이것을 지면으로 만족할 수 없는 시간이 나를 또 다른 세계로 움직이게 만들겠지.🔭


✏️밤하늘을 가득 채우는 형광빛은 보름달이 뜬 것보다 밝아 하얀 눈으로 대지도 그 빛에 공명하여 같이 빛난다. 그 신비로운 빛 속에 서 있으면 동화 속 이상한 나라에 온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된다.

✏️오로라의 황홀한 빛은 지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생명이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증거이다. 먼 훗날 언젠가 다른 우주에서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그 행성에서도 오로라가 보일 것이다.

✏️당신의 느낌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 그것이 당신의 사진이다.

✏️그대, 일생의 한 번은 오로라를 만나보라. 혹시 아는가 나처럼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씨네21북스 #신의영혼오로라 #권오철 #천체사진가 #오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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