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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김수정 지음 / 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얼마전 파리와 런던을 다녀왔었는데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저가항공 비행기가 심하게 연착되는 바람에 예정과 달리 런던에서는 이틀밖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그 때의 아쉬움이 많이 남아 돌아와서 런던에 관한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런던 여행기는 오히려 들리지 못한 곳에 대한 안타까움만 더 클 것만 같아 그냥 런던 자체에 대한 책을 골라보다가 선택한 책이 이 책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 와 '닉혼비 런던 스타일 책 읽기' 였다.
<리빙 라이브러리 Living Library>
영국 런던에서의 이 특별한 아이디어가 이 책의 소재이다..
리빙 라이브러리는 도서관이기는 한데 '책'을 빌리는 대신 살아있는 '사람'을 빌리는 곳이다.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준비된 사람목록을 보고 읽고 싶은 사람을 선택하여 대출시간 30분 동안 그 사람을 대출하여 마주앉아 대화를 하면서 그 사람의 인생을 읽는다. 특별한 사람이나 인터뷰를 하거나 인터뷰를 당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곳은 모든 사람들이 그 당사자가 될 수 있는 곳인 것이다. 목록에 있는 사람들은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있으나 특별히 찾아보려고 하지 않았던 그래서 더 특별한 사람들이다. 이 책은 영국에 거주하는 저자가 리빙 라이브러리 행사에 참가해 대출해서 읽어본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흥미로운 도서관 아이디어에 감탄을 하며 평소 특히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는 나같은 사람은 먼나라 런던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궁금증을 가지며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싱글맘, 레즈비언, 혼혈인, 우울증환자, 채식주의자 등의 소수자들부터 이 도서관의 기획자, 휴머니스트, 장학사, 사립학교 졸업생, 예순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도서관의 기획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남을 이해하는 건 사실 별 게 아니잖아요.
오해는 무지에서 비롯되는 거고, 이해는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되는 거니까, 누군가를 알고 이해하게 되면 폭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13p)
이 말을 보니 새삼스럽게 지난번에 읽었던 정이현 작가의 '너는 모른다'가 떠오른다. 결국 남을 이해하는 건 쉬운게 아니고 모두가 서로를 오해하며 살아가지만 그래도 소통을 통하여 서로를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희망을 우리는 버릴 수 없지 않을까..
그리고 모든 인생은 저마다의 가치가 있음을..
우리는 남의 인생을 결코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되는 것임을..
현재 수십개국에 리빙 라이브러리가 생겨나고 있으며 독자로 참여했던 사람들은 물론, 책으로 참여했던 사람들 역시 즐거워하며 모두들 대화가 가진 힘에 감동하고 있다고 한다.이것이야말로 우리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리빙라이브러리가 생기기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