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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베트남 전쟁 - 미국은 어떻게 베트남에서 패배했는가
조너선 닐 지음, 정병선 옮김 / 책갈피 / 2004년 5월
평점 :
조너선 닐은 1960~70년대 반전운동에 참여했던 기억, 함께 시위하던 대학생들이 자기 눈앞에서 죽어가는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기억과 기록에 관한 내용이면서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베트남 전사 -> 미국은 왜 베트남 전에 참여했는가? -> 전쟁의 양상 -> 사병들의 반란 -> 전후 베트남과 캄보디아 -> 전후 미국 등으로 나뉜 각각의 장에서 베트남과 미국 병사들의 증언, 반전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놓고 있다.
때문에 생생하고 진지하며 흥미롭다.
전개 방식도 독특하다.
사실, 베트남전 전개 방식에 대한 내용은 리영희 선생님의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과 다른 여러 베트남 관련 자료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다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의 특이점이다.
베트남 사람들의 쌀과 토지에 대한 투쟁의 역사, 노동계급 출신이 다수를 이룬 미국 사병들에 대한 계급적 관점에 대해 다룬다.
미국 - 베트남전에서 승리한 것은 이 계급적 측면에서 바라봐야만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반전시위에서의 계급적 층위, 사병들의 반란, 반전운동의 방향 효과 결과 등에 대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면서 끊임없이 대화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후의 베트남과 캄보디아' 결론에서 저자는 1975년 이후 베트남의 역사는 비극이라고 단언한다.
"그들은 새로운 지배 계급의 국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계급은 스스로 세계 시장과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포로이자 대행자로 변신했다. 오늘날의 베트남은 과거 미국이나 프랑스 치하보다 더 나은 세상이다. 그러나 그 베트남이 수많은 민중이 염원하며 목숨 바쳐 투쟁한 그런 종류의 사회는 아니다. "
베트남전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장은 앞3장에 불과하다. (베트남 전사, 미국의 참전 이유, 전쟁의 양상)
그러나 그 결과 2000년에 이르는 지금까지 캄보디아(킬링 필드의 원인), 베트남(국가 자본주의의 폐퇴), 미국(반동의 성장) 등까지 반전운동과 베트남 증후군의 역사, 미 제국주의의 전쟁개입을 일목요연하게 밝히고 있다.
다만, 전쟁에 있어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나쁜' 전쟁을 지적함으로써 좋은 전쟁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