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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 : 세계와 나
MBC 'W' 제작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1권을 보고 2권을 기다렸다. 때론 방송을 보면서, 한밤중의 늦은 시간이 아니라 좀 더 이른시간에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볼 수 있는 시간에 방송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그렇고 그런 드라마나 예능프로가 넘쳐나고 나 또한 거기에 빠져 배꼽잡고 얘기하는 시간도 즐겁지만 사실은 이런 프로를 더 기대하고 있다. 지구본을 돌리고 돌려도 끝이 없고, 되돌아오는 것은 한국이 위치한 그 자리일 뿐이다. 그런 내가 살을 맞대고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바람직한 눈으로 보고, 정직하게 들려주기 때문이다. 국경,성별,나이 등등을 떠나서 사람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아주 멀리있지만 가슴이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이야기들 책으로 엮어줘서 참 고맙다는 말과 함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구온난화로 바다에 침식당하고 있는 몰디브 이야기도, 마스코바도의 설탕이야기도, 엘살바도르의 조개잡이 소년 마누엘의 기적같은 이야기도 스토리19개 모두가 생소하지만, 무심히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이게 만약 우리의 이야기라면.. 진정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이 사람들과 같을까나? 무엇을 할 수 있지? 도움을 요청할 곳이 어딜까? 하는 물음이 꼬리를 물고 머리속을 가득채운다. 그 중에서 식량부족 이야기가 남아있다.
언젠가 우리도 다른 나라가 겪는 것처럼 식량 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단지 못사는 나라의 기아이야기가 아니라, 돈이 많아도 쌀을 살수 없고. 굶주리게 될것이라는 말. 우리 가족의 토론대상이 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우리집은 농사를 짓고 있지만_ 주위의 논,밭들은 개발이 되어 도로가 되거나 편의시설들로 자리를 잡았고,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젊은이들은 등을 돌려 도시로 떠나갔다. 그것보다 걱정되는 것은 돈벌이가 안되는 것을 떠나서 농사를 지을 땅 조차 없어지고 있다. 지금은 쌀을 먹지않아 넘치고 쌓아놓고 있다지만,,, 언젠가 수입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쌀뿐만 아니라 밀도, 다른 곡물들도 말이다. 돈을 주고 살 수도 없다면 그땐 원상태로 돌려놓을 수 없을텐데 말이다.
잘못된 농업정책으로 식량자급률을 낮춰 폭동이 일어났던 이집트. 71%의 자국민이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빵을 먹고 있는 실정..
세계화 바람에 놓아버린 농업, 가장 잘 사는 미국에서 쌀을 수입하는 가장 가난한 나라. 진흙 쿠키마저 오른 가격때문에 먹기 쉽지 않다.
삼모작이 가능한 풍요의 땅과 척박한 땅까지 포기하지 않고 쌀을 생산해 내던 필리핀 농부들. 농업지원은 일체 없고 관광객들을 위해 논의 외관을 유지하는데만 신경쓰고 있다는 필리핀 정부. 최대의 쌀 수출국인 캄보디아와 인도, 태국의 나라들이 수출금지를 하자 발등에 불 떨어진건 당연히 필리핀 국민들이다.
모자란 쌀은 사먹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위기로 몰아넣은 것이다.
"돈만 있으면 언제나, 어디서나,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한 착각입니다. 농업과 농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어떠한 가격으로도 식량을 충분히 살 수 없을 겁니다." - 로버트 지글러
p163부터-
남의 나라의 곡물에 의지한다는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W를 통해 미리 볼 수 있는것이다.
막연히 생각만 했던 일들 우리에겐 미래예상형이지만, 바로 옆의 어느 나라에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내가 겪하게 감정이입한 스토리다.
밥을 먹기위해 돈을 버는게 힘든것이 아니라, 밥을 먹을 수 있는 쌀 혹은 밀을 구하는게 힘들다. 새벽부터 긴 줄을 서도 살 수 없다면,, 그 막막함이 알싸하게 전해져 온다.
W제작진은 용기와 투지만으로는 부족하다 했지만, 당신들의 용기와 투지로 인해 마누엘이 학교에 다닐 수 있지 않았냐며 되 묻고싶다. 마누엘에게 기적같은 후원이였고, 후원하는 분들 역시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나에겐 W가 지구본에 갇혀있어 메말라버린 씨앗에게 물 주는 듯하다. 안타까움도-감동도-비판도- 모두 담아서 들려주니 말이다. 미리보는 창 W 더불어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도한다. 그들의 노력이 빛이 되어 발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