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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the의 저력
쓰모리 코타 지음, 이우희 옮김 / 토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단어를 주구장창 암기해도, 문맥을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숙어 탓인가 해서 숙어를 반복해서 쓰고 외워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내 영어. 손내려놓고 있던 찰나 두 눈에 쏙 들어온 책이 바로 a와 the의 저력이다.
음. a와 the에 대해서 말하라 하면.. 난 딱 1줄로만 쓸 수 있다. 이게 바로 필요성을 느끼게한 이유였다.
중학교의 아주 기본만을 가지고 있는 내 비루한 기억력으로 가끔 영문을 대할때 멍하게..뚜러지게 한 곳을 응시하게 만들었던 관사.
이게 왜 이 자리에 있을까나? 내가 잘 못 알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말이다.
단순하게 영작을 할때에도 단어는 제대로 배치해 놓았지만, 비어있는 자리를 채울 그 무엇이 달팽이의 집이 빠진 민머리처럼 어색하게 만드는게 관사였음을 잘 알고 있다.
책은 일본인 저자가 썼지만, 한국인이 보기에 꽤 괜찮게 옮겨놓았다. 차근차근 도입부터 밟아간다. 서루두지 않고 밑그림을 그린다는 느낌이다.
아마, 일본어와 한국어 공통점이 영어와는 다른 점이어서 그럴것이다.
문법규칙은 규칙이기때문에 무조건 외우고 따라야 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문법에는 그럴 만한 타당한 이유와 그냥 외웠을 때는 놓치기 쉬운 적극적인 메세지가 숨어있다. -p24
the에는 사물을 구별하는 힘이 있고 대화 당사자들이 서로 알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 같은 the의 이미지는 일상에서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일 경우에도 응용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the는 사회적인 단어라 할 수 있다. 사회적인 이슈에 그만큼 the가 자주 쓰인다.-p53
a는 사물의 윤곽을 그린다.
- 셀 수 있는 명사가 하나이고 불특정일 때에 붙인다.
-윤곽을 그린다.
-같은 종류의 사물이 여러개 있는 가운데 하나를 나타낸다. -p63
We had a short break.
He gave me a push.
시작과 끝이 있는 동작은 윤곽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a break, a push도 시작과 끝이 있는 동작, 즉 그 이미지는 하나의 패키지를 떠올리는 데 무리가 없다. 그리고 윤곽이 그려지는 사물에는 a가 붙는다. -p73
낮잠이란 nap에 a 가 붙은 이유 이제서야 명쾌하게 해결되었다. 그냥 뛰엄뛰엄 그런가보다~ 하고 넘겨버리는 성격이 그대로 나온것이다.
단어를 외울때나 문법을 공부했을때에도 그때 그때 가산인지 불가산인지 그것만 뚜렷하게 구별해내면 되는 줄 알았다.
이상하게도 구분이 잘 안되는 이유가 윤곽을 그릴 줄 몰라서 일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음. 공부가 부족해서거니라고 얼버무렸다.
예문을 들고 말로 쉽게 풀이해놓고, 장의 마지막엔 <이장의 정리> 라 해서 내용을 요약해놓았다.
furniture는 테이블과 의자, 침대등을 한꺼번에 알컫는 이른바 총칭이다. 한국어의 '내장'이라는 말과도 유사하다. 내장은 심장이나 위 등의 총칭이다. 내게는 내장이 5개 있어- 라고 할수 없다. 내장은 뱃속의 기관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지 내장 하나하나를 가리키지는 않는다. -p153
한국과 일본은 고맥락문화이기 때문에 대화 상대방이 자리의 분위기를 통해 정확한 질문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의 논리적 연결 없이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 반면, 영어는 저맥락 언어이다. 영어로 대화할 때는 자리의 분위기가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도록 분명하게 말해야한다. -p183
저자가 분명 일본인인데 한국어의 내장과 비교해놓은 장을 보고서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저 단어 시험에 잘 이용되니 별표 다섯게 쳐놓고서 무조건 암기했던 것이 전부였는데 숨은 뜻을 알고 나니 오히려 쉽게 느껴진다.
주어나 목적어나, 때론 동사만 뚜렷해도 대충 말이 통하는 한국어를 쓰는 우리는 명사를 떠올리며 셀수 있는지 없는지, 알고 있는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는다.
이게 바로 다른 점이다. 새로운 언어를 익히면서 습관화되지 않는 것이라 내게 좀 더 신경쓰이고 어렵게 느껴지는게 관사인것을...
a와 the의 차이
a의 본질은 '형태가 있는 사물의 윤곽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을 나타낸다는 데 있다.
이에 비해 the의 본질은 '다른 사물과 구별되는 것, 서로 알고 있다는 사실의 성립'을 나타내는 데 있다 -p209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위가 기본이다. 이로부터 파생되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영어사전을 찾아보고 깨알같은 표기에 지레 겁을 먹었고, 수업을 듣을 때는 시험위주니 주로 암기했다. 가타부타 설명은 최소한이였다.
이책을 한번 읽고서 관사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했다고 말하기엔 어렵다. 아마 두번은 더 읽어야 틀이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깊이 들어가자면, 이 책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사용하는 사전의 풀이를 설명하거나 배움을 받았던 교수와의 이야기나 이런 설명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해준다.
알맞은 단어를 선택한 만족감에서 나아가 관사를 잘 어울리게 써놓은 것에 즐거움을 찾지 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