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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3.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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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며 행복했던 일들을 떠올려보세요. 나만의 2023년 추억담 베스트 3를 적어보아요. 그때의 감정들이 여전히 여러분 곁에 남아있나요?

갑자기 소환되는 기억에도 우리들은 미소 지을 수 있어요. 별것 아니었던 일상도 소중할 수 있어요. 나를 둘러싼 모든 인연, 모든 행복, 모든 감동. 전부 품어봐요.
봄의 파릇한 새싹이 피어오를 때부터 첫 눈을 기다리기까지. 아이들의 순정처럼요.

오늘 저는 연필을 쥐고 여러 노트에 감정을 적었는데요. 행복이란 건 내가 발견해주고 알아주면 언제든 함께하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올해 월간샘터의 마지막 책, #2023년웃음결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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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샘터12월호
글을 읽고 쓰고, 책을 사고 팔고, 그걸 최대한 많은 이와 나누기 위해 궁리하는 매일. 일상으로 편입된 날들은 더는 특별한 감상 없이 평범하고 고단하게 흘러간다. 이 공간에 감탄 대신 관성이 자리 잡기를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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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 첫날마다 나는 나만의 ‘새해 첫 곡’을 정한다. 올해의 책임을 다하고 나서, 내년의 새로운 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새해 첫 곡을 들으면 평소와 달리 힘이 났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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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공교롭게도 아버지의 생의 시계가 멈춰버린 날이다. 그래서 나는 금요일마다 아버지와 닭들을 떠올리며 깊이 애도한다. 끝을 맞이한 모든 존재가 끝끝내 평온하기를, 그와 동시에 남은 이들 또한 무탈히 살아가기를 염원한다. 차마 소화하지 못한 나의 오랜 버릇이다.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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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 아버지의 방식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껴요. 인생이라는 상자의 크기를 결정하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한 해의 끝에서 이룬 것도 얻은 것도 없다고 푸념하던 저를 돌려세우고 제 손에 자루를 쥐어주시는군요. 자루 안에는 저의 2023년이 담겨있습니다.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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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거짓말의 세계에서 잊을 수 없는 사랑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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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조 미사키의 로맨스 소설입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두 책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와 비슷한 러브스토리지만 역시나 여러 독자가 좋아할 만한 마법의 감성가루가 뿌려져 있어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학생과 그가 좋아했던 여학생, 이들의 가슴 저린 사랑 이야기가 포인트입니다.
누군가를 처음 사랑할 때의 마음, 가장 순수하고 가장 열정적이었던 그 마음. 서투르고 어색했던 감정을 다듬으며 그 사랑을 고백하던 예전을 떠올려봅니다. 그 사람과 관련된 다른 이들까지 전부 내 세계에서 빛이었던, 과거를요.

소설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것과 동의어일 것 같아요.

12월 49일, 누군가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거짓말.
남겨진 사람에게도, 사라진 사람에게도 잊지못할 크리스마스 추억.
추운 계절에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이들의 사랑이야기를 펼쳐보면아마도 영화보듯 주인공들의 감정에 이입될 거예요.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집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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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거짓말의세계에서잊을수없는사랑을_이치조미사키
"사랑을 하지 않으면 인생에 의미가 없다. 상대를 그리워하고, 죽을 정도로 애절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서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 사랑을 하지 못하는 건 노력하지 않아서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을 열고 살아가라. 그러면 언젠가 감미로운 번개에 맞을 것이다."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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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시야에 많은 걸 담을 수 있다.
빛과 경치. 거리와 사람. 사람이 살아가면서 다양하게 엮어내는 크고 작은 행동과 현상.
하지만 아무리 뚫어져라 바라봐도 보이지 않는 게 있다.
사람의 인생과 내면, 고민, 병.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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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건 부모님을 슬프게 하는 말이었다. 나는 두 사람을 줄곧 슬프게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슬프게 하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웃고 싶다, 나는. 많은 사람과 함께. 그러니까.....
"굿모닝! 밤이지만."
애써 어설픈 농담을 건네자 긴장감이 살짝 빠져나갔다.
"굿모닝! 마코토. 밤이지만."
"잠꾸러기네 마코토는. 밤이지만."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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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빛나는 별은, 실은 과거에서 온 빛이야."
그렇게 말하고 마코토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더니 웬일인지 약간 감상적인 말을 꺼냈다. 우리가 우러러보는 밤하늘의 저 빛은, 실은 몇십 년도 더 전에 흩뿌려진 과거에서 온 빛이라고 했다.
마코토의 입에서 과거라는 말이 나오자, 슬펐다.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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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3.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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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 거예요. 여전히 양육으로 바쁘기도 하지만 한 숨 돌릴 만큼의 허락된 여유가 저를 읽고 쓰는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명확히 보이지 않는 미래도 그렇게 조금씩 선명해지는 중입니다. 대단한 것 바라지 않더라도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할 수 있는 일이란 얼마나 벅찬 기쁨인가요.

이번 월간샘터에서는 다양한 N잡러들이 등장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자신의 일을 과감히 관두거나 휴가를 몇 년째 반납하고 일에 빠져있는 사람들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행복의 척도가 ‘직업’이나 ‘수입’에 있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하여 내가 쏟은 진심. 그리고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
수입이 적더라도 마음은 충만한 일.
내가 벌은 돈으로 행할 수 있는 작은 봉사와 나눔.
일을 마치고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퇴근길의 행복.

오늘은 비가 오는 추운 겨울날임에도 느즈막히 밝혀져있는 붕어빵 가게에서 이 책에 나와있는대로 식구수만큼 붕어빵을 주문해봅니다. 품 안에 온기와 사랑을 안고 문을 열면 환하게 웃어줄 아이의 미소에 벌써 행복이 번집니다. 더 없이 작지만 소중한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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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샘터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할 수 있는 이 직업이 난 참 좋다. 수입이 더 좋은 일을 한다고 한들 아이들을 집에 두고 저녁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마음이 무거웠을 것이다. 돈은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만 벌면서 아이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손수 차려주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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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저의 가게 겸 집입니다. 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러 오세요.’
SNS에서 우연히 발견한 빈티지 옷 가게의 소개 글이다.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히려 그 반대라니, 제법 엉뚱하고 재밌는 발상이었다.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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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춤추는 동안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잊지 않는 법을 배웠으면 해요. ‘선생님은 어른인데 아직도 애들처럼 춤추고 노네? 나도 나중에 커서 내가 즐거운 일은 해야겠다.’ 실제로 아이들의 꿈이 춤을 추면서 바뀌어요. 가령, 학년 초에는 장래희망이 단순히 의사, 변호사였다가 시 쓰는 의사, 햄버거 맛있게 만드는 변호사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가하죠. 제가 교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이에요.”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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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에게 그동안 모아놓은 송판을 마음껏 격파하도록 한 뒤, 부서진 송판 조각들을 모아 보육원 앞마당에 모닥불을 피웠다. 따닥따닥 소리와 함께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아이들은 이별의 아쉬움과 그동안의 고마움을 전하는 손 편지를 내게 읽어주었다. 편지의 내용을 들으며 헤어진다는 섭섭함과 감동이 한꺼번에 밀려와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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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한 공간에서 앞서거나 뒤서며 스치듯이 살아간다고, 앞선 이는 뒤따라올 이를 위해 성실히 발자국을 남긴다고, 그렇기에 그 발자국엔 어떻게든 서로에게 가닿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다고.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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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3.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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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햇살이 비춰드는 책상에 앉아 지구보다 무거운 눈꺼풀과 씨름하던 시간에는 몰랐습니다. 교과서에는 없는 재밌는 공부가 교실 밖 세상에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을요.

학교와 멀어지고 나서야 진짜 배움의 눈을 뜨게 됩니다. 우리는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를 아직 몰라 배움의 길이 닫혀있었단 생각도 듭니다. 취향이 생기고 여유가 생기고 흥미가 생길 때 비로소 진정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한 가지에 관심을 두면, 여러 가지로 뻗쳐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만족감에 또 다른 관심사를 알아가게 됩니다. 우리의 관심은 음식이 될 수도 있고, 자연이 될 수도 있으며, 소수자가 될 수도, 인류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배움의 갈망은 언제나 무해하며 무해한 사람들과 시간을 같이 쓰며 순수한 공부의 의미를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이번 달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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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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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계절은 더없이 맑은 푸른빛 하늘과 뭉게구름의 선명한 하얀색이 아름답게 비추는 여름입니다. 프롤로그에서는 이 계절을 사랑의 계절이라고 말하며 스페인어
'케세라세라'를 외칩니다. 이루어질 일은 언제든 이루어질거라 믿으며 보다 긍정적이고 선명하고 확실해지는 마음들. 이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감정들일 겁니다.

저는 무게감 있는 책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편의점시리즈 소설들은 인간미가 느껴져서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바닷가 마을에 꽃미남 점장이 지키는 편의점이라니. 할머니와 사랑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하찮은 나에게 반짝이 필터를 끼워주는 사람이 있다니. 날개생각만으로도 설레지 않나요?

저도 그런 공간이 있습니다. 자주 그 곳(잘생기고 젊은 남자사장님이 있는 카페)​에서 글을 쓰곤 하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그 곳의 분위기도, 커피맛도, 한적함도 한몫 하지만 역시나 마음이 데워지는 이유는 따뜻한 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겉모습이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이 양초안에 가려진 곧은 심지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에는 실수할 수 있어도, 어른이 되어서는 그래야만 하기에.
가까이 있지만 소중한 존재들, 그동안 몰라봤다면 우리가 서로를 인정해주며 미소지어봐요. 가장 소중한 당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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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들리는편의점2_마치다소노코
나이가 몇 살이든 사람을 좋아할 수 있어. 상대를 좋아하는 동안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까지 좋아했으면 좋겠어.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서, 그만큼 자기 자신도 아껴 주는 거야. 소중한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스스로가 되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좋아해'의 마음을 느끼면 그건 분명 행복일 거야.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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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한 가지만 파는 사람도 빛나지만 다방면에 걸쳐 여러 가지를 아는 사람도 좋아. 생각지도 못한 것을 느닷없이 알려 준다거나 하는 두근거림이 있잖아.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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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장님이 호감을 사는 이유는 외모 때문만이 아니잖아요, 뭐랄까, 엄청난 애정으로 가득한 점장님만의 '심지' 같은 것이 있으니까."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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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손님이에요, 당신은."
순간 눈물이 뚝뚝 흘렀다. 도대체 왜 갑자기. 다급하게 눈물을 훔쳤다. 시바는 그 모습을 못 본 척하며 "제가 있으면 쉬기 불편하죠? 나중에 또 괜찮은지 보러 올게요"라며 가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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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용서해 주는 거야? 하고 물으니 소중한 사람의 실패는 함께 극복해 가는 것이라고 하셨어."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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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다 보면 있을 거야. 도처에 널려 있는 게 편의점이잖아."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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