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3.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제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 거예요. 여전히 양육으로 바쁘기도 하지만 한 숨 돌릴 만큼의 허락된 여유가 저를 읽고 쓰는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명확히 보이지 않는 미래도 그렇게 조금씩 선명해지는 중입니다. 대단한 것 바라지 않더라도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할 수 있는 일이란 얼마나 벅찬 기쁨인가요.

이번 월간샘터에서는 다양한 N잡러들이 등장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자신의 일을 과감히 관두거나 휴가를 몇 년째 반납하고 일에 빠져있는 사람들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행복의 척도가 ‘직업’이나 ‘수입’에 있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하여 내가 쏟은 진심. 그리고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
수입이 적더라도 마음은 충만한 일.
내가 벌은 돈으로 행할 수 있는 작은 봉사와 나눔.
일을 마치고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퇴근길의 행복.

오늘은 비가 오는 추운 겨울날임에도 느즈막히 밝혀져있는 붕어빵 가게에서 이 책에 나와있는대로 식구수만큼 붕어빵을 주문해봅니다. 품 안에 온기와 사랑을 안고 문을 열면 환하게 웃어줄 아이의 미소에 벌써 행복이 번집니다. 더 없이 작지만 소중한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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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샘터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할 수 있는 이 직업이 난 참 좋다. 수입이 더 좋은 일을 한다고 한들 아이들을 집에 두고 저녁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마음이 무거웠을 것이다. 돈은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만 벌면서 아이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손수 차려주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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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저의 가게 겸 집입니다. 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러 오세요.’
SNS에서 우연히 발견한 빈티지 옷 가게의 소개 글이다.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히려 그 반대라니, 제법 엉뚱하고 재밌는 발상이었다.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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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춤추는 동안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잊지 않는 법을 배웠으면 해요. ‘선생님은 어른인데 아직도 애들처럼 춤추고 노네? 나도 나중에 커서 내가 즐거운 일은 해야겠다.’ 실제로 아이들의 꿈이 춤을 추면서 바뀌어요. 가령, 학년 초에는 장래희망이 단순히 의사, 변호사였다가 시 쓰는 의사, 햄버거 맛있게 만드는 변호사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가하죠. 제가 교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이에요.”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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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에게 그동안 모아놓은 송판을 마음껏 격파하도록 한 뒤, 부서진 송판 조각들을 모아 보육원 앞마당에 모닥불을 피웠다. 따닥따닥 소리와 함께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아이들은 이별의 아쉬움과 그동안의 고마움을 전하는 손 편지를 내게 읽어주었다. 편지의 내용을 들으며 헤어진다는 섭섭함과 감동이 한꺼번에 밀려와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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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한 공간에서 앞서거나 뒤서며 스치듯이 살아간다고, 앞선 이는 뒤따라올 이를 위해 성실히 발자국을 남긴다고, 그렇기에 그 발자국엔 어떻게든 서로에게 가닿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다고.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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