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 모태 육식 애호가의 채식 도전기
카렌 두베 지음, 이덕임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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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호. 베지테리언~비건~프루테리언. 자신의 일상에 동반된 수많은 동물학대를 깨닫고 환경파괴에 대항하여 실천해보는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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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중국 인사이트 - "개혁개방"에서 "신창타이(新常態)" 시대로
송승엽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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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중국 인사이트.

 

  내가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본다. 조선시대 왕 이름을 태정태세문단세~로 리듬 맞춰 외우듯 중국은 나라이름으로 시대를 배웠다. 은-주-춘추전국시대-진-한-남북조시대-수-당-송-원-명-청.

 

  그 이후의 중국은 제대로 알 기회가 없었다. 반공국가로서 중국을 북한과 같이 적대국으로 분류하고, 한문이 사라져가던 공교육 세대이니 당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학, 중국말, 중국문화를 전공한 사람들과 중국과의 경제적 교류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삼국지, 백두산, 상하이, 장가계, 알리바바 등 일상적 소재야 어디든 자주 접하지만 아는 것은 별로 없다고 보는 것이 맞는 듯하다.

 

  지구 반대편 그리스 로마 신화나 서양 고전을 배우고, 문명적 차이로 박해당하기도 했던 먼 나라 출신 종교를 믿으면서도. 가장 가까운 나라,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엮여왔던 나라, 관광차 여러 번 다녀온 이웃나라에 대해서는 정작 아는 게 없는 것이다.

 

  이 책 ‘미래 중국 인사이트’는 중국 근현대사가 아주 잘 요약되어 있다. 청나라 왕조 몰락시기로부터 현재까지 정치적, 경제적 흐름을 한 권으로 보여 준다.

 

  서태후, 리홍장, 쑨원, 위안스카이, 장제스,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권력 장악 과정과 그들의 철학이 나타난다.

 

  마오의 통제적 계획경제가 회의적이던 덩샤오핑은 사회주의라는 조건하에 사적 소유와 개방의 전조를 마련하게 되고, 중국경제는 엄청난 생산노동력과 인구 대국으로서의 소비성에 힘입어 불붙기 시작한다. 개방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활동 주체가 되어가고 있으며 미래는 상상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항상 알 듯 모를 듯 궁금하던 갈증이 조금이라도 풀리는 듯하다. 아직은 겉핥기 상식에 불과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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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 대산세계문학총서 100
루이지 피란델로 지음, 이윤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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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故)마티아파스칼이오.

 

  루이지피란델로(1867~1936)는 시칠리아 사람으로 1934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였고,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동안 작고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이탈리아문학이다.

 

  소설은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갈등을 주제로 한다. 주인공 ‘마티아파스칼’은 이름부터 괴이하다는 전제로 출발한다. 어원적으로 미친(matto)이라는 형용사와 19세기 유명한 학자의 이름(Pascal)을 조합한 것이라는 아이러니를 아예 드러내고 간다.

 

  마티아는 이른 아버지의 부재와 관리인의 배신으로 가산이 탕진되는 동안 아무런 생계대책도 배우지 못한 채 어른이 된다. 지참금이 없어 결혼하고도 표독한 장모와 함께 살게 되고, 쌍둥이 딸들은 병으로 죽는다. 빚으로 얽혀진 생활고의 벼랑 끝에 도달한다. 연이어 어머니가 죽게 되고 친척의 도움으로 장례를 치른다.

 

  자신의 행복을 우선하여 진즉 집을 떠나있던 형은 뒤늦게 장례비를 보내온다. 견딜 수 없는 권태로움과 무기력, 자신의 무능력과 힘겨운 가정생활에 지친 마티아는 행선지를 알리지 않은 채 짧은 여행을 떠나고, 우연히 몬테카를로의 카지노에서 인생 역전의 거액을 따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열차에서 신문에 실린 본인의 부고를 읽게 된다. (관리인 계략으로 이제는 남의 것이 된) 고향 농장 저수지에서 생활고를 비관하여 투신자살한 고(故)마티아파스칼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무수한 갈등 속에 발길을 돌린다.

 

  이후 새로운 사람, 아드리아노메이스라는 이름으로 유럽 전역을 떠돌게 된다. 주머니는 풍족하지만 외로움은 점점 정착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어느 하숙집에서의 삶을 통하여 진솔한 사람들, 그들과의 새로운 인연이 펼쳐진다.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그 사회에서 실존 인물이 되어야 하는 상황. 돈을 도둑맞아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합법적인 결투에 응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사회적 신분의 결핍은 사랑도, 삶 자체도 형성할 수 없다는 존재론적 갈등에 도달하자 그는 아드리아노메이스를 강의 교각에서 투신하게 만든다.

 

  그는 집 떠난 지 어언 2년 만에 자신을 마티아파스칼로 부활시키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부활에는 많은 책임이 뒤따르게 됨을 인식하게 된다. 부활함과 동시에 자신의 지긋지긋했던 삶의 무게를 다시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의 아내는 마티아의 옛 친구와 재혼하여 딸을 낳았으나, 그 결혼은 무효가 되므로 아내와 장모는 모두 마티아가 부양해야 한다. 또 그가 해결하지 못하고 떠난 부채는 온전히 그의 책임으로 돌아오게 된다.

 

  결국 마티아는 모든 관계에서 소외된 이방인으로 세상의 방관자로 살게 된다. 회고록 형식을 빌어 1인칭 화자 시점으로 쓴 이 소설은 매 순간 공감을 이끌어 낸다. 삶의 무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아주 가볍게 다룸으로써 작가의 노련함을 느끼게 한다.

 

  자. 여기까지하고, 나의 과거로 거슬러간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자취생이었다. 학교는 해저터널과 다리로 연결된 건너편 섬에 있었고, 야간자율학습 때문에 매일 두 번은 건너다녀야만 했다. 저녁식사를 해결해야 했고, 사먹을 수는 없는 환경이었다. 15분을 걸어와서 김치 국물에 식은 밥을 말아 먹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일상 반복 중에 가난한 자취생은 매우 떡이 먹고 싶었다.

 

  주로 해저터널로 걸어 다녔었는데 어쩌다 날씨가 좋거나 하면 구름다리로 오가기도 하였다. 어느 날인가 다리 위에서 진혼제를 지내는 것을 보았다. 다리 위에서 몸을 던진 사연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겠지만 동네무당은 징소리, 북소리에 맞춰 슬픈 곡을 하였고 지켜보던 나에게 떡을 주었다.

 

  그 후 떡이 먹고 싶을 때면 시장 쓰레기터에서 낡은 신발을 찾아다녔다. 득템하게 되는 날 어스름한 저녁이면 신발꼭지가 바다를 향하도록 가지런히 신발을 놓아둔다. 그 다음날 저녁식사길 쯤 이면 나는 떡을 먹을 수 있었다. 이것은 실패한 적이 없었다. 북쪽 방향으로 놓으면 북으로, 남쪽으로 놓으면 남으로, 신발을 놓아둔 난간 쪽 바다를 보며 무당은 슬피 울고, 떡은 내 손에 나뉘어졌다. 나는 그 동네 주민들에게 이제야 머리 숙여 사죄한다.

 

  고(故)마티아파스칼이 가상의 인물, 자신의 분신 아드리아노메이스를 제거한 수법이 내가 떡 고플 때 하던 짓과 같다. 노벨상을 수상한 위대한 작가 피란델로의 상상력에 존경심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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