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죽는 날까지, 혹은 사고 능력을 빼앗기기 전까지 글을 쓸 거예요. 손가락이 굽고 약해지더라도, 귀가 들리지 않거나 앞이 보이지 않게 되더라도, 한쪽 눈을 깜박이는 것 말고는 내 몸의 근육 하나 움직일수 없게 되더라도, 나는 계속 글을 쓸 거예요. 글쓰기는나를 구원했습니다. 이 장엄하고 분란한 존재에게 활짝열린 창문이 되어주었고, 내가 손에 쥔 모든 것을 해석하는 방식이 되어주었지요. 글쓰기는 나를 아늑함과 안전함 너머로, 자기 인식의 한계 너머로 몰아붙여 내 이해 능력을 확장시켜주었습니다. 내 마음을 누그러뜨렸고, 지성을 강화했어요. 글쓰기는 특권이었지요. 내 엉덩이에 채찍질을 해댔고요. 내가 귀중한 명철함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날마다 고통, 무작위, 선한 의지, 운, 기억, 책임감, 친절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내가 그러고 싶건 아니건 말이죠. 글쓰기는 내가 성장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진화해야 한다고요. 더 나아지라고, 더 좋은 사람이 되라고 몰아붙였죠. 글쓰기는 나의 병이자 약입니다. - P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