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가 봐도 이 일을 하는 척만 하고 있었고 결국에는 그 마저도 실패했다. 그러나 그것에서 교훈을 얻기 보다 최면같은 합리화와 안락함 속으로 후퇴하기를 택했다. - P94

나는 [평론 한 마디]라는 섹션에 들어가는 한 단락짜리 서평을 쓰는 데도 스스로가 아닌 목소리를 사용하고, 내 것이 아닌 권위를 주장하고, 정말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의견들을 피력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 P94

나는 모두가 그러듯 인터넷을 뒤적이고 책을 읽지 않는 법을 배우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점점 진흙탕 속으로 가라앉았다. 오래지 않아 나는 이전까지 한 번도 되어보지 않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게을러진 것이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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