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2009년인가 보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샀는데 책이 두께에 비해 비싸다는 불만이 있었음이 떠오른다. 제목이 나의 지적허영심을 건드렸을 것이고, 실천 없이 게으른 나의 습관은 쉽고 얇은 책을 선호한 듯하다. 알고 싶은 욕심은 많은데 어렵고 두꺼운 책은 쉽게 손대지 못하는 심리적 아이러니가 가성비에 대한 의혹을 이긴 듯하다. 호모쿵푸스! ‘공부하는 인간이라는 단어 조합이고, 책이 얇다는 것은 축약된 주장을 설득력 있게 실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선택에 한 몫 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2013. 두 달에 한 번씩 예정된 직장 교양강좌 다음 회 강연자를 물색하고 있었는데 후보 명단에서 고미숙 작가를 보았다. 나의 찜으로 후배 직원이 실제로 섭외하였고 작가는 우리 초청에 응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히 있다고 한 것 같다. (회사는 광화문 네거리에 있고, 200명 정도가 참석하는 강연이었으며, 강연료도 섭섭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았다. 다다음, 그 다음으로 회차를 변경하여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고미숙 작가와의 인연은 성사되지 못했다. 지금은 여러 가지 환경변화로 직장교양강좌는 하지 않으며 나도 자리를 옮겼으니 서로 잊게 된 것이다.

 

 

작가는 이 책을 구매하게 된 내 얍삽한 선택을 수도 없이 때린다. 알고 싶은 욕구를 실천하지 않는 게으름과, 심오한 고전에 도전하지 않는 용기 없음을 질타한다. 내가 나에게 스스로 변명하고 있는 이런 저런 상황은 모두 나약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반성하게 만든다.

 

 

작가는 말한다. “연애가 좋다지만 무상하기 이를 데 없고, 쾌락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날마다 해도, 평생 해도 행복할 수 있는 게 공부다. 공부는 최고의 지식이자 사회를 변혁하는 무기임과 동시에 운명을 통찰하는 지혜의 수행이다. 공부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럼으로써 "선택지는 딸랑 이거!"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다.

 

 

공부하거나 공부하지 않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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