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문 -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마크 코타 바즈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1년여 시간을 마냥 기다려왔던 영화 ‘뉴문’…….
영화 ‘트와일라잇’을 보고나서 다음해 ‘뉴문’이 개봉된다고 했을 때, 내 나이를 생각하자니 세월을 붙잡고 싶고, ‘뉴문’을 생각하자니 세월을 얼른 흘려보내고 싶은 딜레마에 빠졌었는데 어찌어찌 시간이 흘러 ‘뉴문’을 보는 날이 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영화를 보고 집에 들어오니 ‘뉴문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날 반겼다.
영화 ‘뉴문’에서의 에드워드의 모습에 실망했던 내게 이 우연은, ‘그래도 역시 에드워드는 나의 운명이었어.’ 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가슴에 품게 하며 내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1년 사이 왜 그리 급! 늙어버렸단 말인가…….
원작인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보면서도 솔직히 2편 ‘뉴문’이 가장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생각은 나뿐만 아니라 트와일라잇 팬들 상당수가 동감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말이다.
기다린 시간만큼 기대를 가득 품고 봤던 영화도 원작인 책을 읽을 당시와 같은 실망스러움을 전해주긴 마찬가지였다.
사람의 시선을 확 잡아끌고 오금이 저리게(?) 할 만큼의 극적인 장면도 부족한데다 지조 없는 벨라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피 같은 돈이 점점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실망스러움은 에드워드의 분량이 적었던 탓도 크지만 3편 ‘이클립스’가 영화로 개봉되면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으로 ‘뉴문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받아들었을 때, 왠지 무엇인가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영화 ‘트와일라잇’은 영화에 푹 빠져 벨라에 빙의되며 부족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었기 때문에 ‘트와일라잇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지 못했어도 아쉬움이 없었다.
하지만 ‘뉴문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이 책은 보지 않았으면 아마 많이 후회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실망스러웠던 부분들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상쇄시켜나갈 수 있었고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는 알 수 없었던, 그리고 궁금했던 점들을 이 책이 하나하나 해결해주었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책으로 경험하고, 배우들의 인터뷰도 함께 실려 있어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영화 밖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영화와 이 책이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영화를 보고 실망했던 점들이 하나씩 잊혀 졌다고 해야 할까.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완성된 그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만족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망이 클 경우에도 이렇게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하게 되면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땀방울을 절대 외면할 수 없기에 어느 정도 영화에 대해서도 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배우들의 머리가 가발인지 자기 머리인지에 대한 소소한 부분까지 이야기 해주는 점은 영화를 보는 내내 벨라의 머리카락이 본인의 머리인지 가발인지 궁금해 가려운 내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해서 좋기도 했고 말이다.
예고편을 통해 큰 기대를 불어넣었던 늑대의 모습이 영화에 등장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도 참 흥미로웠고 늑대 모양으로 잘라낸 판을 현장에 세워두고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그래, 이들도 현실 세계에 사는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야.’ 라는 동질감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배우들의 인터뷰의 경우 그동안 관심을 두고 있었던 사람들이고 또 어느 역할을 맡은 사람인지만 알면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했구나.’하고 그 얼굴을 떠올리며 이해할 수 있었는데,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경우 그들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글로 인터뷰를 보자니 이름도 헷갈리고 등장하는 사람도 많아 나중에는 그냥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거니...하고 넘어가버리게 되어 아쉬웠다.
영화에 대한 내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스러웠던 점도 많았지만 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면서 다시 영화 속 장면들을 곱씹어 생각해보니 이해도 쉽고 배우들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이로써 3편 ‘이클립스’의 개봉을 또 다시 기다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