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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소리는 나라가 없는 것이다. 나라가 없는 소리는 언제나 예술로서 살아 있으며 그 속에서 항상 숨쉬고 있다. 현의 노래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저자의 '칼의 노래'를 떠올렸었다. 이순신이라는 명장의 삶의 인간적인 많은 부분을 조명한 칼의 노래를 3년전에 읽은 나는 김훈이라는 작가의 또 다른 시선을 느끼고 싶었기에 선뜻 이 책을 선택했다.
현의 노래는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전개되었다. 내가 생각한 내용은 우륵이란 인물 중심의 내용이었는데 작가는 다양한 인물의 생애를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다분히 긴 대하소설의 첫권같은 느낌으로 시작되었기에 나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의도했던 것은 이것이 아니었는데.... 내가 생각한 것이 너무나 주관적인 것이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생각... 각각의 인물에 대한 이해이다. 야로라는 독특한 캐릭터와 아라라는 인물의 캐릭터..우륵 외의 인물에 대해 엿보게 된 것이다. 작가는 과연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것은 어쩌면 우륵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 당시의 많은 사람들을 등장시켜 다양한 인간의 삶을 보여주려 했던 것은 아닐까... 망해가는 나라의 죽음을 앞둔 왕의 모습과 그를 돌보는 시녀의 모습, 대장장이의 야심, 여인의 삶과 늙은 장수의 생각들...
작가는 어쩌면 가야 말이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 비춰진 여러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첫 생각과는 많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어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그 나름대로의 섬세한 묘사와 상황에 대한 관조적 자세는 여전히 작가 특유의 매력으로 전해진다. 현의 노래를 통해 난 다시한번 가야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동시에 인간의 욕심과 인간으로서의 바른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