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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유희 ㅣ 세계의 문학 21
헤르만 헤세 지음, 박종서 옮김 / 을유문화사 / 1988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유희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되었다. 헤세의 글은 다분히 사색적이어서 처음 그의 글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인내가 요구된다.
헤세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작가이다. 중학교 때 이 책을 처음 사서 제1장 부름을 펴고서 읽어보려 했지만,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결국 1장을 읽다 포기하고서 다시 중학교 3학년 때 쯤 다시 책을 손에 잡았지만, 역시 포기해 버린 책이다.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이다. 나의 감성과 지성이 그래도 어느정도 성숙된 그 때 나는 이 책을 다시 펼쳐들었고 밤을 세워가며 헤세의 말에 취했다.
어린시절의 나는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였다. 내 인생에 있어 운명적인 사건을 맞닦드린 후 나는 수도원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자신을 찾아가는 고민과 뭐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사색.. 알 수 없는 머릿속의 얘기들.. 고민..또 고민.. 사람의 눈을 뜨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문득 자신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할 때가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여기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물음.. 유리알 유희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물음을 풀어나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부를 해도, 다른 사람에게는 훌륭한 삶을 산 것처럼 보이더라도 정작 자신은 그 물음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리고 너는.. 그 삶에 대하여 성찰 하는 것을 이 책에서는 주제로 존재한다.
내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 결과는 다른 사람을 구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는 자신의 물음을 나름대로 풀어냈고 행복하게 잠들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만족감만으로..그것이 제일 중요한 가르침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