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벨룽겐의 노래 -상
작자미상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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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벨룽겐의 노래, 유명하다.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역시 유명하다. 이 <니벨룽겐의 노래>는 바로 독일판 무협지이다. 거기에 숱하게 등장하는 과장법을 보라. 앞에 나온 사람은 뒤에 나온 사람에게 치이게 마련이다. 돈이나 생긴 거나 명예나 하다못해 옷감까지도. 종의 숫자를 보라. 비호와 같은 날랜 몸동작. 후려치는 칼 솜씨, 이게 무협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여기 등장하는 인간들의 그 철두철미한 복수욕을 보라. 인간미 하나도 없는 여자들의 질투심. 종족이 씨가 마를 때까지 죽고 죽이는 이전투구, 그리고 피바다! 게르만 족의 질풍노도적 끝간데없는 싸움, 그 한 양상을 본다. 그래서 히틀러가 좋아했던가?

나는 이 작품을 인간의 본성의 드라마로 보고 싶다. 그렇게 보면 또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무협지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맥락에서이다. 인간의 삶의 보편적 양상이 다 들어 있으니.

기억을 돕기 위해 운문 형식으로 되어 있던 것이다. 번역하면서 이것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는 수 없다. 그래도 좀 더 분위기를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어족이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거의 사돈의 팔촌지간이니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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