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테의 수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문현미 옮김 / 민음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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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5공화국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우리는 한때 릴케의 <말테의 수기> 속으로 도피한 적이 있다. 도피라기 보다는 말테의 수기 초반부에 나오는, 파리에서 방황하는 말테와 우리를 동일시한 적이 있다. 뒷부분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말테의 그 한서린 듯한 가난과 죽음에 대한 독백에 모두들 가슴을 쳤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에피소드 <돌아온 탕아>에서의 릴케의 독특한 사랑 해석에 전율을 느끼며 그 어려웠던, 아팠던 80년대 고비에 우리는 이 말테의 수기를 칙처럼 캐먹으며 살아남았다. 40여 개의 에피소드로 되어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부분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마음속에 가져도 무방하리라 여겨진다. 이 책은 그러므로 현대소설의 효시로까지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책: 어려우니까 읽는다. 쉬운 길은 피해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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