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지구를 품다 - 과학잡지 에피Epi 21호 과학잡지 에피 21
이두갑 외 지음 / 이음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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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께 『에피 21호』를 추천합니다😀

1️⃣ 기후위기와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고,
특히 『녹색 계급의 출현』과 브뤼노 라투르에 흥미가 있는 독자

2️⃣ 과학과 인간, 과학과 예술, 과학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고 싶은 독자

3️⃣ 조예은 작가의 팬!


『에피 21호』는 ‘지구’라는 큰 주제 아래 열여섯 편의 글을 묶었다. 나는 지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녹색 계급의 출현』,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을 구매하고 (어렵지만😂) 브뤼노 라투르의 글에 관심이 생겼는데, 마침 에피 최신호에 『녹색 계급』 리뷰와 북토크(를 글로 옮긴) 내용이 실린다고 해서 서평단을 신청했다.

조예은 작가님의 신작 SF소설이 실린 점도 한몫했다. 과연 「안락의 섬」은 눈물나도록 좋은 이야기였고, 「쉽사리 죽지 않는 기계와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 대하여」, 「어쩌다 남극에 가게 된 사회과학자의 현장연구」를 읽으며 기계와 예술, 남극에서의 사회에 대해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과학 잡지에서 과학계 최신 트렌드뿐만 아니라 인문 분야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게 진입장벽을 낮춰 주는 듯해서 좋았다


『에피 21호』의 핵심은 ‘녹색 계급’이다. 브뤼노 라투르가 제안한 이 개념은 고전적인 계급(자본가/노동자)과는 달리 ‘기후위기가 닥친 지구에서 생존하기 위해 투쟁’하는 계급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제로웨이스트를 목표 삼고 채식을 하는 여러분도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녹색 계급의 출현』을 리뷰한 「살아있음에 벅찬 감동을 느끼는 나는, 녹색 계급이다」와 북토크 「녹색 계급은 어떤 계급인가?」는 브뤼노 라투르의 철학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272쪽) 이제 기후위기 문제가 우리의 생존 문제가 되어버렸잖아요. 그래서 라투르는 지구에서 살아남는 것을 녹색 계급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분배를 위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살아남기 위해 하는 투쟁이 이제는 정말 중요하죠.

「기후와 나」는 이런 문제의식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낸 것이다. 나는 『파란하늘 빨간지구』로 조천호 선생님을 처음 접했는데, 「기후와 나」는 기후위기를 다루면서도 위의 책보다 한층 더 개인적이고 문학적인 글이라서 읽는 맛이 있었다.

🔖(250-251쪽) 인류는 넘치도록 생산하는 데는 천재적 재능을 보여 왔으나, 함께 나누는 데는 무능의 극치를 드러냈다. 기후위기는 ‘가진 자’들의 과잉 소비로 일어나지만, 그 위험은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집중된다. 우리가 서로 돌보고 나누는 세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기후위기가 이 세상을 무너뜨릴 것이다. 기후위기는 가려져 있던 진실을 드러나게 해 불평등과 과잉이 지배하는 이 낡은 세상을 탈바꿈시킬 수 있다. 뒤틀리고 짓밟힌 우리 공동체를 뒤바꿀 수 있는 계기가 있다면 그것은 기후위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57쪽) 시민 연대는 기후위기 해결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우리에게는 파국적 위험 그 자체보다는 홀로 그 위험에 직면하는 것이 공포다.


※ 이음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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