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차 에세이 편집자, 전 문학동네 편집팀장, 현 이야기장수 대표, 이연실의 에세이다.이연실은 에세이 편집자답게 자기 삶도 스토리텔링하는 데 능숙하다. ‘덕심‘이 넘쳐 흐르고 작가와 어울려 놀기 좋아하는 사람, 밥 먹고 차 마시면서 나누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생활인을 발굴해서 예술가의 반열에 올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스펙타클한 삶이 아니라 평범해 보이는 일상에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능력을 극대화해주는 편집자의 열정이 대단하다. 글에서 이 사람의 유쾌함이 듬뿍 묻어나와서 나도 그와 만나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다 떠들어보고 싶어진다.에세이 편집자의 미덕은 언제나 ‘대중‘을 타깃 삼는 것이다. 출판계에서 어찌 보면 가장 넓고 다채로운, 그래서 현란하고 어지러운 시장에서 독자를 한 명이라도 더 사로잡기 위해, 내 작가가 이런 사람이라고 자랑하기 위해 갤러리를 채우고 제목을 짓고 보도자료를 써내는 편집자에게서 진하고 달콤한 매실액 같은 애정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