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사이클 - 자산 시장의 보이지 않는 진실
김영기.이재범 지음, 트루카피 감수 / 프레너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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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의 글로벌 동조화를 이해하면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이 보인다!"

이 책의 Keyword : 비핵심대출, 글로벌 동조화, 부채, 유동성, 구매력, 유로커런시시장, 금융가속기

 

 

Before
유명 블로거 두 분이 함께 만든 책이다. 이재범의 블로그를 안 지는 꽤 오래 되었고, 김영기의 블로그는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이 분들의 책 중에 이재범의 『집 살래 월세 살래』는 이미 읽은 바 있다. 책을 쓰는 데 있어 상당히 자료를 꼼꼼히 챙긴다는 것과 그 자료가 국내외에 걸쳐 광범위한 조사 끝에 제시된다는 점 등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책 표지를 보니 부동산 가격이 수요와 공급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글로벌 동조화를 이해함으로써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봐야 한다는 이분들의 주장이 요약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부동산 시장의 사이클을 형성하는 요소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특성상 외부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주식 투자의 역사에 비하면 부동산 투자의 역사는 일천하다. 따라서 학문적 연구 성과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주식에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있지만, 부동산에는 그와 필적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도 그 반증에 해당할 것이다.
이 책이 많은 일반 독자들의 지침서로써 활용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책갈피의 첫 장을 넘겨 본다.

Reading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세계 부동산 가격이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쳤다는 느낌을 가졌다. '글로벌 동조화'에 숨겨진 이유를 찾기 위해 해외 연구 논문과 자료를 조사했다. 그 결과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수요 측면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수요가 인구구조뿐만 아니라 금융과 연계된 부분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프롤로그에서 저자들은 수요 문제를 인구나 심리와 같은 요인에다 금융까지 연결시켜 그 퍼즐을 맞추고자 한다고 밝힌다.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 (밀턴 프리드먼)

부채와 유동성은 구매력의 핵심이다. 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기본 축이다. 금리보다는 유동성에 주목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요소로 대부분 공급을 지적한다. 그러나 가격의 움직임을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유동성(돈의 움직임)을 이해해야 한다.
주택 가격은 공급량과 통화량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저자는 유동성 요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의 등락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밝히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현대로 올수록 부동산보다 주식의 수익률이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부자들은 부동산 부자들이다. 일반인이 주식의 변동성을 견뎌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다. 부동산 가격은 그동안 인구·공급·학군이 중요한 요소로 생각해 왔지만,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계속하려면 금리를 비롯한 금융에 대해 이해해야만 한다.

주택이 전혀 공급되지 않거나 과다 공급될 때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유동성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

돈의 유입처는 저축이 아닌 해외에서 들어온 비핵심대출이다. 비핵심대출이란 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며, 이를 그림자 금융이라고도 한다. 대부분 단기대출로 자금을 조달하여 장기로 빌려주는 방식으로 본원적으로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시장을 장악하는 힘이 강하다.

비핵심대출의 특징
유동성이 큰 대신 리스크도 크다. 조금의 위기라도 감지되면 회수한다. 이는 금융위기에 민감할 뿐 아니라 촉매제가 된다. 주택담보대출조차 그 자금의 출처는 비핵심대출에 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 역시 비핵심대출의 영향에서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비핵심대출의 위험성은 실물경제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 금융위기를 발생시킨다는 데 있다. 최근 스페인의 부동산 가격 하락이 그 예에 해당한다. 이민자의 유입이나 쾌적한 자연환경은 변함없지만, 금융위기에 따라 단지 외국 자본이 빠져나간 것이 원인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100년 동안 움직임이 없던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1960년부터다. 물가뿐만 아니라 금리 상승에 따라서도 부동산 가격은 올랐다. 1980년부터 현재까지는 저금리 기조였지만, 여전히 부동산 가격은 상승해 왔다.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은 동조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하키스틱 곡선'의 모양으로 짧은 하락 후 긴 상승의 추세를 보였다.
정부의 개입으로 인한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세계는 바야흐로 신자유주의가 주류를 이룬다. ☞금리가 자유롭게 상승 하락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후 분명한 사실은 금리가 상승하면 물가와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시중 자금이 유입되어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핵심에는 유동성(=구매력)이 있다.
일본의 버블 원인은 금리 인하와 재정확장이 가장 크다. 이것 외에 유로커런시시장을 통한 대출로 인한 자금 유입이 부동산 버블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이렇게 외부에서 유입된 돈은 한 나라 경제의 균형을 망칠 정도로 위험하다. 일본과 달리 일찍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독일은 인플레이션에 극도로 민감했다.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유동성을 줄였으며, 환율이 평가절상되도록 하였다. 또한 외화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유로커런시시장을 활용했다.
1990년 독일은 통일 이후 동서독 간에 화폐를 맞교환한다. 시중에 화폐 유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독일 중앙은행은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 그 결과 서독은 금리 상승을, 동독은 금리 하락을 경험함으로써 독일의 주택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반면에 1987년 일본은 버블경제기에 돌입했다. 플라자 합의(1985년)와 루브르합의(1987년)에 따라 금리 상승, 세금 축소, 재정 확장을 한 결과다. 이전과 달리 세계 금융이 발달한 상태에서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조달한 자금은 부동산 거품을 키우게 된다. LTV를 120%까지 허용하다가 대출 규제와 더불어 주택 공급을 늘림으로써 버블이 붕괴하게 된다.
세계는 일본의 자산붕괴를 교훈삼아 대응을 준비했기에 2008년 금융위기를 무난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저금리는 부유한 나라에 돈이 몰리는 금융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의 금융체제와 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달러를 통해 비핵심대출의 은행 역할을 함으로써 세계 경제의 유동성을 주도한다. 즉 미국의 부채는 전 세계에 유동성 공급이 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달러는 미국으로 흘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부동산 금융위기는 오랜 역사 속에 키워져 왔다. 1980년대부터 금융을 통해 공급되던 유동성이 버블을 키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이르게 한 것이다. 참고로 이 시기에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도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대마불사론'이 무색하게 되었다. 우리의 전세제도처럼 미국은 리파이낸싱(주택 마이너스대출)이 있어 개인에게도 대출의 위험이 존재했다. 유동성이 주택 가격 상승과 버블 붕괴의 주역인 셈이다.

"미국이 적자가 나야 전 세계 경제가 더 잘 돌아가는 아이러니한 상황"

미국 자본시장이 개방화·민영화·탈규제화되면 될수록 미국에 돈을 빌려주려는 나라가 늘어난다. 따라서 미국과 다른 나라는 시스템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달러의 순환은 세계 자산의 동조화를 심화시킨다. 부동산도 주식도 모두 다 동조화되고 있으며, 그러면 그럴수록 미국 경제는 최강이 된다.

"정부에서 하지 말라는 걸 합법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아내라."

우리가 부동산 버블을 피하는 데 가장 기여를 한 이는 노태우 대통령이다.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강제 매각과 200만 호 주택 건설은 기업의 유동성과 주택 시장 안정을 가져왔다. LTV와 DTI 규제를 실시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금융가속기(버냉키가 처음으로 언급한 용어)의 작동을 멈추게 하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선전한 셈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금융가속기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드디어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시장 규모가 작은 지방을 시작으로 수도권까지 주택 시장이 상승하게 된다. 지금의 정부에서도 여전히 금융가속기는 열심히 작동 중이다. 이는 우리만의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동조화의 결과다. 그래서 정책의 힘만으로 유동성 해결이 쉽지 않다. 인구구조와 공급보다는 유동성이 주택 가격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금리와 대출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현대의 부동산 시장은 금융에 점점 더 종속될 것이다.

 

부동산의 2체 정체기(2018.8~2016.5) 수정 필요                                        

1986년부터 2018년까지 두 번의 상승기와 두 번의 정체기가 있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33년 동안의 누적수익률의 성과는 몹시 비참하다. 부동산과 주식이 비슷한 흐름을 보인 것은 자산시장의 동조화로 인한 결과일 것이다. 부동산에서 가장 유동성이 몰리는 곳은 강남 아파트다. 그 결과로 상승폭과 하락폭이 크다. 저자의 관점에 따르면 아직 강남 아파트의 상태는 버블이 아니란다. 향후 에너지 분출로 버블이 발생할지, 정책에 따라 멈추게 될지는 지켜볼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비핵심대출의 규모와 LTV, 가계 부채가 임계점을 넘지만 않는다면 우리 경제에 버블은 없다고 한다. 세계 경제에 따라 경기 후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정부의 선제적 대응으로 신용을 통한 버블 위험은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버블은 시장에 미신이 넘쳐나고, 당신의 욕망이 가장 넘칠 때 온다."

◆ 에필로그
"토끼(유동성)와 거북이(공급)의 경주는 자연의 법칙(토끼 주도) 속에 문씨 아저씨(정책)와 외계인(국제금융시스템)의 견제를 받으며 반복과 변화를 거듭할 것이다."

After
2006년도가 부동산 시장의 상승기였다는 사실을 아주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기 폭등이란 게 무엇인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투자를 위해 집 두 채를 팔자마자 4개월만에 각각 1억씩 오르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그런데 투자한 집 역시 당시엔 올랐다. 하지만 그 이후의 부실한 대처로 인해 아직도 희비의 쌍곡선을 경험 중이다. 제일 먼저 투자한 집은 여태까지 팔지 못해서, 공실로 묶인 채 기약 없는 기다림 중이다. 그리고 20대1의 경쟁을 뚫고 분양 받은 현재의 실거주 집은 입주 10년차가 되어가지만, 분양가 대비 오름폭이 극히 미약하다. 여기까지만 헤아려보면 비극적이기만 하다.
하지만 반전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2016년 12월 말, 그야말로 분노의 질주였다. 마포를 향해 달려가서 캄캄한 밤중에 공덕동 어느 부동산에서 재개발 지분을 매입했다. 동호회 카페를 통해 대강의 선행 지식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부동산에 대해 체계적인 지식이 전혀 없을 때였다. 러시안 룰렛처럼 운이 좋았던 셈이다. 초보자의 행운이 작용했던 것이리라.
이후에 2008년 이후 시작된 부동산 침체기를 나는 전혀 실감하지 못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지금의 행운이 되었다. 당시 나는 직장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상태였다. 그래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1'도 둘 수가 없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간간히 테니스에 몰두할 뿐이었다. 그렇게 부동산의 한 사이클을 무심히도 떠나보냈던 것이다. 나의 소심한 성격을 감안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러다 2015년 11월 어느날 기대하지도 않았던 청약 당첨 문자를 받게 되면서 10년만에 부동산 투자의 세계로 복귀했다.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새로운 각오를 했다. '평생 할 거라면 이왕하는 거 제대로 공부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방법을 찾다 우여곡절 끝에 블로그 서평 쓰기를 시도하게 되었다. 2018년 9월 현재 나의 블로그 서재에는 250 권쯤의 서적이 들어차 있다. 이사갈 때도 신경쓸 필요 없고, 언제든 희미해진 기억 대신 꺼내서 확인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지난 10년 간의 사이클을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대해 반추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이 책을 읽음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에 의해 IMF 경제 위기가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과 미국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소나마 알게 되었다. 저자들이 강조한 '유동성'의 실체에 대해 마음속 깊이 기억해야겠다는 다짐도 함께해 본다.

★ 브레튼우즈체제 : 1944년 변동환율제의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금본위제 및 고정환율제를 기반으로 체결한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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