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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하여 ㅣ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평점 :

작가는 고양이를 키우며 느꼈던 감정과 일상을 3편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가 어렸을 때 살았던 솔즈베리(짐바브웨이 수도)는 고양이 불임 수술이 없었기에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살처분했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역할을 어머니, 아버지가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살처분 했을 때 아버지의 표정, 감정들에 대한 회상과
암컷 고양이가 낳은 새끼를 보며 어떤 수컷을 만났는지 상상해보는 것을 즐겼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공감이 갔다
어렸을 때 고양이들에 둘러싸여 찍은 사진이 한 장 있다
기억이 확실하지 않아 아빠에게 듣기론
임신한 고양이가 집에서 몇 번 밥을 먹었는데 출산하면서 집에 눌러앉았다고...
엄마는 치즈냥(노란색에 하얀 얼룩이)이었는데 6마리 중 한 마리만 치즈냥 나머지 5마리는 얼룩이(검은색에 하얀 얼룩이)였기에
아빠 고양이는 검은 고양이였을까? 상상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리라
나와 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이것이 전부이다
그 뒤로는 몇 번 강아지를 키웠고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더 이상 집에는 고양이도 개도 없었다
깔끔한 성격은 아니지만 괜히 깔끔 떠는 유난스러움에
집에 굴러다니는 내 머리카락이 가장 거슬리는...
그래서 털 날림 외에는 완벽하다는 고양이와의 동거를 상상에만 그치게 되는 거 같다
하지만 아이가 크면서...
친구네 집에 갔다가 반려묘를 보거나 TV만 틀어도 쉽게 볼 수 있는 집사 생활들에 졸라대는 강도가 커져간다
큰애는 아니지만 작은 애는 아직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고 믿기에(슬슬 의심하고 있다)
꾸준히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양이를 주세요'라고 빌지만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자 더욱 의심의 눈초리가 강해지고 있다
238p
우리와 알고 지낸 그 세월 동안, 사 년에 가까운 그 세월 동안 우리가 몇 번이나 병든 녀석을 보살펴 건강하게 만들어주었는데도, 녀석은 이 집이 자신의 집이라는 사실을 단 한 번도 믿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
누군가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이 과거에 너무나 가혹하게 배신당한 탓에 녀석은 두 번 다시 사랑을 마음에 담지 못했다.
고양이의 삶에 대해 잘 아는 내가 보기에 녀석에게 남은 것은 인간으로 인한 슬픔과는 상당히 다른 슬픔의 퇴적물이었다. 고양이의 무력함으로 인한 고통, 우리 모두를 대신한 죄책감이 거기에 섞여 있었다.
상처받은 고양이 자신을 보살펴주는 저자에게 고마움과 예의를 지키나 마음 한편을 제대로 내어주지 않는 모습에서
고양이를 왜 영물이라 부르는지 느껴졌다
담백하게 고양이와 함께 한 일상을 읽어가며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