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음모 저자는 조준현,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 소장으로 신문과 잡지에 경제 평론을 쓰고 있다. 저자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을 승자에 비유하고 이들의 잘못된 논리 8가지를 정리하여 반박한다. 이 책의 글의 반 정도는 월간’인물과 사상’ 등 몇 군데 신문과 잡지에 그가 발표했던 글들이다. 그 글들을 고쳐 쓰고 새로 추가하여 이 책을 냈다고 한다. 첫 번째 음모 한국경제는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한다. 저자는 동아시아 경제발전과 환율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장하준의 논리를 조곤조곤 반박한다. 초기 경제발전의 시기를 지나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룬 지금은 고환율, 저금리정책으로 가계에서 기업으로 소득을 이전시키는 수출주도에서 내수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한다. 두 번째 음모 박정희 시대 개발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박정희대통령이 모내기를 직접 했던 행사를 이명박대통령이 모양만 흉내 내는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개발독재는 목적을 위해 어떤 수단이든 정당화될 수 있다는 생각인데 지금 한국경제에서는 적합하지 않으며 이명박대통령처럼 소통의 부재인 사람이 박정희대통령의 개발독재에 있던 최소한의 그 무엇에 대한 국민적 공감마저 없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짝퉁짓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 음모 대기업 재벌이 없으면 성장은 불가능하다. 한국의 재벌은 전세계 어디에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경영권 세습의 대기업집단이고 1%의 권리로 100%의 권한을 행사하는 이상한 집단이다. 수출주도시대에 어떻게든 몸집을 키워 세계와 경쟁을 위해 정부에 의해 선택되고 특혜를 받아 키워졌지만 그때만 해도 정부는 언제든 재벌을 해체할 수 있어 여론의 눈치를 보는 정부의 견제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 어느 정부도 삼성을 처벌하지 못한다. 재벌이 정부의 위에 존재하고 있다. 더구나 국가 경제의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재벌이 생물학적 이유로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들들에게 경영권이 세습된다는 것이 큰 문제다. 하청업체인 중소기업의 피와 땀으로 몇 조원의 이익을 내고 자신만의 잇속만 차리는 재벌만을 위한 성장보다는 모두를 위한 성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 번째 음모 노동시간 단축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선진국의 노동 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노동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최근 비정규직 등 파트타임 일자리의 증가로 평균 노동시간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노동시간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하지만 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 이유는 노동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노동시간을 줄이면 생산성도 높아진다. 노동시간의 감소로 가족과 함께 대화하고 주위를 돌아볼 여유를 갖게 된다면 자기계발을 통한 능력향상으로 생산성도 좋아지고 많은 사회문제들도 감소할 것이다. 다섯 번째 음모 토건 사업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다. 비용에 비해 효과, 즉 편익이 10%에 불과한 4대강은 그 예산만큼의 낭비보다 향후 계속 쏟아 부어야 하는 막대한 유지관리비와 그 비용을 보다 편익이 나은 곳에 투자하지 못한 기회비용은 향후 몇 세대에 걸쳐 세금 등 허리를 휘게 할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경제적 효과를 운운하며 국제경기를 유치하려고 이런저런 경기장을 만드는데 2002년 월드컵경기를 위해 만든 경기장은 현재 유지관리를 위해 막대한 세금이 계속 낭비되고 있다. 저자는 이런 비용을 복지에 투입하라고 권한다. 여섯 번째 음모 부동산이 아니면 부자가 될 수 없다. 최근 부동산 하락의 문제는 수도권 고급주택의 이야기 이며 일반 서민들은 체감하기 어렵다. 문제는 전세가의 상승이다. 저자는 차에 부과되는 세금대비 부동산에 부과되는 세금이 너무 적다고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고위인사들이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어 부동산세금을 올리는 것은 이번 정권에서 힘들어 보인다. 감세정책도 소득상위 1%만을 위한 정책이라 있는 놈들이 자신들만을 위한 정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일곱 번째 음모 개인의 행복과 불행은 성적순이다. 사회가 행복해져야 학생이 행복해진다. 핀란드처럼 경쟁이 아닌 협력을 가르치는 교육을 해야 한다. 사회적 지위나 부의 차이로 대접을 달리하지 않고 서로가 존중하고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여덟 번째 음모 북한 체제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 이명박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 통일세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경제협력자금도 2009년에 8.6%밖에 사용하지 않았는데 왜 통일세가 추가로 필요한가? 이에 한나라당의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간사라는 사람이 남북협력기금은 분단 시에 통일세는 통일을 전제로 해서 다르단다. 그럼 통일은 언제 되며 왜 필요한가? 통일세는 북한정권이 천재지변처럼 갑자기 붕괴했을 때를 대비한 자금이라는데, 그럼 정부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저자는 통일이 되면 군대에 가야 할 사람들의 노동력을 생산적으로 바꾸면 충분한 경제적 효과가 있고 국방비의 감소로 많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다소 너무나 강한 어조의 글이라 가끔 신경이 거슬리는 표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인터넷 등 언론통제로 정부에 비판적인 글과 이야기를 듣기 어려운 언론유신시대인 지금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게 조금 놀라웠고, 저자와 출판사가 탄압을 받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모두가 경제전문가로 치켜세우는 승자의 논리를 대변해주는 장하준에 반론을 펼친 부분은 무척이나 고소하고 새로웠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라 다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주류에 펼치는 신랄한 반론으로 보다 경제와 사회를 균형 있게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현정부에서 금서가 되기 전에 얼른 지인들과 돌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