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WEB 3.0 장자철학으로 이해하다

블록체인과 WEB 3.0 장자철학으로 이해하다 - 고대 철학자 장자가 꿈꾸던 무위의 세상 블록체인 기술로 실현하다
박수억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9월

이 책은 출판사에서 협찬해주셔서 읽고 솔직한 느낌을 적은 글입니다. 읽다 보니 “쓸모 없음의 쓸모”라는 장자의 말이 Web 3.0 기술 안에서 실제로 의미를 갖는 순간들이 인상적이었다. 기술의 목적이 효율성과 속도만이 아니라, ‘존재의 자율성’과 ‘자율적 네트워크 속에서의 인간다움 회복’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에 남았다.특히 DAO(탈중앙 자율 조직)나 Dapp 같은 기술을 설명할 때, 저자가 단순 기술 개요만 제시한 게 아니라 장자의 사상—‘애쓰지 않음, 무위, 존재의 자연스러움’을 기준으로 그것들이 어떻게 기능하면 좋을지, 기술적 한계와 윤리적 고민을 함께 끌어낸 부분이 좋았다. 예컨대, 플랫폼이 주도하는 중앙화된 인터넷 생태계에서는 사용자로서 수동적 소비자가 되기 쉽지만 Web3.0 생태계에서는 참여‐생산‐소유의 주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저자의 시선이 공감됐다.또한 기술 변화가 삶의 방식, 노동의 개념, 존재의 위치까지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는 개인적으로 큰 울림이었다. 나는 평소 기술 낙관론자도, 기술 회의론자도 아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기술 변화가 가져올 구체적 가능성과 동시에 철학적 숙고가 필수적이라는 균형감을 갖게 됐다.다만 조금 아쉬웠던 건, 너무 사유 중심이다 보니 실제 기술 적용 사례나 사용자 관점의 구체적 우려(보안, 개인 정보, 사용자 피로 등)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기술과 철학의 만남은 멋지지만, 현실적 장애물들을 더 깊게 탐구하면 한층 현실감이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