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 드롭, 드롭
설재인 지음 / 슬로우리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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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느낀 점을 작성한 글입니다.

저자는 2019년 소설집 『내가 만든 여자들』을 시작으로 장르소설, 판타지, 드라마 원작소설 등을 집필해온 다작 작가이자, 깊은 시선을 지닌 에세이스트다. 그가 이번 책에서는 말 못 하는 생명과의 ‘생활’에서 피어나는 연민, 분노, 기쁨의 언어를 풀어놓는다.가장 인상 깊었던 건 꼬똥이 구조된 후 적응해 가는 과정이었다. 고통 속에서 벽처럼 살아가던 개가 다시 눈을 마주치고, 손길을 허락하고, 산책을 즐기는 존재로 변화하는 그 흐름은 너무도 아름답고 먹먹했다. 책에서는 꼬똥이 처음으로 ‘입을 맞추는’ 장면이 등장한다. 단순히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온전히 마음을 열고 타인(인간)을 받아들이는 행위였다. 이 짧은 장면에 담긴 무게는 상상 이상이었다.또한, 꼬똥이 아이들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모습에서, 작가는 사회적 약자나 트라우마를 지닌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무심함을 빗대듯 말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우리가 정말로 생명을 돌본다는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맴돌았다. 물이나 사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존재로 인정받는 경험”을 주는 것이 돌봄이 아닐까.『드롭, 드롭, 드롭』은 단순한 반려동물 에세이가 아니다. 상처받고 살아가는 모든 존재가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를 이야기하는 감정의 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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