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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위로, 아이슬란드
권호영 지음, 제이 사진 / 푸른향기 / 2024년 7월
평점 :
I 아이슬란드의
신비와 매력
이 책은 저자가 아이슬란드에서만 볼 수 있고 경험 할 수 있는 화산 투어, 빙하가 녹은 물 속에서의 스노쿨링, 빙하산으로의 하이킹, 오로라 투어, 빙하 스노모빌 투어, 여름에만 할 수 있는 퍼핀 투어까지 권호영 작가님의 최대한 많은 버킷리스트를 체험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빙하가 녹은 물 속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유라시아 대륙판과 북아메리카 대륙판에 양손을 대어보는 경험, 내비게이션 오류로 길을 잘못 들어섰다가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차 바퀴가 빠지는 경험, 어느 악명 높은 숙소로 가는 길에서 보라색 꽃밭과 털 뭉치 양 떼와 하얀 구름을 마주하는 경험.
알고 보니 그곳이 드넒은 초원과 바다 전경을 가진 아름다운 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경험은 직접 떠나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고마운 책입니다.
어떤 일에 푹 빠진 순간만큼은 그냥 걱정도, 행복도, 아무것도 모르겠고, 그냥 빨리 오로라야 나와줘, 하는 마음으로 오들오들 떨고 있을 뿐이니까 이런게 바로 내가 바란 여행일까, 모험일까, 노동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잠시 웃다가 하늘을 보다가, 다시 오들오들 떨다가 발견해 버리는 것이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오로라를!
_저자의 말 중에서
I아름답고 신비로운
고요하고 공허한
아름답다 못해 신비로운 미지의 장소, 고요하다 못해 공허한 그곳은 평화롭지만 시끄럽고 눈부시게 빛나다가 금세 까만 밤이 내리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조금씩 거대한 빙하가 움직이면서 땅의 모양을 바꾸고 있지만 가끔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평화로운 밤을 만날수 있다는 사실도요.
저자의 탐험정신으로 인해 그곳의 여름과 겨울 보름간의 여행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저는 책을 읽는 내내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곳의 이야기를 전부 다 보여주려고 하지 않은 저자덕분에 강렬했거나 재미있었거나 깜짝 놀랐었던 찐 에피소드들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P.5
자연 속에서 저절로 생긴 지열 온천, 여름에 볼 수 있다는 퍼핀이라는 새, 사람 숫자보다 많다는 양, 운전하다가 양을 다치게 하면 큰일이 난다는 주의 사랑 같은 것. 정작 운전하기에 길은 괜찮은지 속도위반 벌금이 상상을 초월한다는데 음식은 어떻고, 언어는 어떻고 사람들은 친절한지, 방문하기에 좋은 계절은 언제인지 같은 사사로운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책을 읽으며 눈을 뗄 수 없었던 부분은 바로 동물친구들의 이야기였습니다. 펭귄을 닮았지만 주홍빛 부리가 매력적인 퍼핀은 아이들의 자연관찰책에서나 많이 보던 조류였는데요. 퍼핀 파라다이스에서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작가님의 사진을 보니 그곳에 꼭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퍼핀과 더불어 양과 염소와 도둑갈매기도 빼 놓을수 없습니다. 외딴섬에서 총총총 걸어가는 양과 염소를 마주치며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 같다던 저자의 말처럼 그림책 속에 빠진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저 멀리에 반짝이는 바다가 펼쳐져 있고 쉬익 쉬이익 부는 바람소리와 동물 소리만 들리는 그 곳에서 초록과 하늘색으로 물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동물친구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할까요.
익숙한 곳을 떠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대자연을 누리고 싶으신 분, 대자연을 체험하는 도전정신이 끓어오르는 분, 백야와 오로라를 만나고 싶으신 분, 영화 속 배경지를 찾아보고 싶으신 분, 나를 발견하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P.103
누군가가 어린 시절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딱 하나의 이미지가 그려진다고 했다. 한 손에는 좋아했던 인형을 쥐고, 한 손으로는 엄마 손을 잡고 달려가던 길. 엄마가 하늘로 띄워주던 일. 붕 떠 올라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던 모습이 행복한 어린 시절 아름다운 단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