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건축 기자이자 아빠인 저자의 미국 소도시 생활기가 담긴 인문학 도서입니다. 건축기자로 일하며 국내외 다양한 건축물을 소개해 온 저자는 2021년 코로나 19로 혼란하던 시기에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1년간 여섯 살 딸과 단둘이서 워싱턴 D.C인근 메릴랜드에서 생활하게 되는데요.미국에서 자발적, 한시적 싱글 대디로 지내는 동안 그는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 미국살이에 적응해 나가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서의 삶을 한 발짝 떨어져서 이해하게 됩니다.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면서 시작되는 이 독특한 여정은 학교, 슈퍼마켓, 다이너, 도서관, 공원, 놀이터 등 13곳의 생활공간을 통해 건축과 장소에 대한 이해를 더해갑니다.공간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직접 부딪힌 미국인들의 다양한 면모를 전하는 관찰기 이기도 한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미국에서 이방인이자 어린아이의 유일한 보호자로서 장소를 새롭게 느끼는 과정들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단기 여행이 아닌 생활을 위해 떠난 1년간의 여정을 통해 아이와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었고 미국인들은 아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어떻게 대하는지를 책을 통해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비일상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모험해간 1년간의 기록을 통해 인생 공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철제 울타리와 철문으로 가로막힌 한국의 학교와 달리 주말에 농산물 장터가 열릴 정도로 지역 사회와 연결된 학교, 모세혈관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자리해 곳곳에 생기를 전달하는 놀이터, 책을 보지 않더라도 남녀노소 누구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도서관.인간의 편의보다 자연을 철저히 우선해 통화권 이탈이 당연한 옐로스톤 공원과 인류의 기원부터 먼 우주까지 미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시물로 채워진 여러 박물관들을 살펴보며 구체적인 생활 공간에 대해 미국 사회가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아이와 함께 한 도서관의 모습을 보면서 2년전에 봤었던 EBS다큐멘터리 속 미국 도서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인 도서관의 모습을 통해 도서관의 존재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의욕만 있다면 누구나 배우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저자의 말처럼 주변에 즐거운 도서관,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도서관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봅니다. 도서관을 그저 책 보는 곳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상호작용하는 장소로 설정하고 그런 콘셉트에 맞춰 서가를 높은 층에 집중 배치하고 나머지 공간은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도서관을 더 좋아하게 될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건축 기자 아빠의 미국 소도시 생활기를 담은 '모든 날 모든 장소'를 읽으며 우리를 둘러싼 공간은 건축자재로 구성된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각각의 기능에 맞게 설계된 사회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6살 딸과 함께 미국의 소도시에서 1년을 보내며 다른 나라에서 느껴본 일상 공간의 새로운 발견을 담아낸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생활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고 새롭게 접근하며 일상을 좀더 소중하고 풍요로운 시간으로 채워나가시길 추천드립니다.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된 포스팅입니다.https://m.blog.naver.com/doong2mom2_/22384546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