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 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일지
스마일펄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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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과거의 상처로 울고 있는
모든 어른아이를 위한 책

이 책은 알코올 의존증 아버지와 이를 방관하며 가스라이팅을 일삼은 어머니의 딸로 36년을 살아 온 저자가 자식의 복잡한 심리 변화, 이들의 지배에서 힘겹게 벗어나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책입니다.

자칫 사회적, 관습적으로 불효자식 이라고 비난 받을 수 있는 부모 자식 간의 부정적인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으며 부모와의 내적, 외적 갈등 상황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저자가 왜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을 일삼은 어머니를 좋은 부모라고 믿었던 것일까요.

30대 중반이 되도록 이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저자가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부모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정서적 독립을 이뤄가는지에 대한 내밀한 경험과 고민을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p.62
알코올 의존증 아버지의 횡포에서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고, 유약한 엄마의 눈치를 살피느라 어리광 한번 부리지 못하고 감정을 억압하며 의젓하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다. 온전히 사랑받고 의지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었다.


저자는 미성숙한 부모에게 온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사람은 부모에게 양가적인 감정을 지닌 채 성장한다고 말합니다. 부모가 싫으면서도 좋고 벗어나고 싶은데 구속받는 희한한 심리가 작동하게 되고 성인이 되어도 부모에게 여전히 매여 있다는 자각을 못하고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착한 아이 상태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죠.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며 심리학을 토대로 한 상실, 행복, 인간의 심리에 관한 글을 쓰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심리치료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실하고 선량한 부모님은 참 좋은 분들이지만 저역시 부모님이 불편하고 이런 생각이 드는 것에 죄책감이 들어 힘든 시간들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예전에는 아프고 무거워서 무작정 덮어뒀던 상처가 이제는 '아, 내 마음이 아직 다 낫지 않았구나. 한 박자 쉬어가면서 좀 더 어루만져 줘야겠다'라며 행복명언을 스스로에게 전하며 저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9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부모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가까운 지인이나 드라마, 영화 등에서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무책임한 아버지에 대해 접하거나 어머니처럼 연약하고 안돼 보이는 누군가에게 저도 모르게 심적으로 의지처가 되어주다가 또 다시 상처를 받아 트라우마에 빠졌다가 헤어나오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I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기

아버지가 알콜 중독자라도, 어머니가 가스라이팅을 하더라도 부모인데 참고 살아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책을 읽는 초반에는 그렇게 생각 했으니까요. 부모는 나를 이세상에 존재하게 했고 먹이고 입히고 키워준 감사한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무엇보다 아무리 부족한 부모라도 자식에게 좋은 추억을 몇가지 정도는 남겨주고 한때 자신의 우주였던 부모와의 추억은 자식에게 다른 누구와의 추억보다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는 다른사람과 달리 부모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관계가 치명적인 이유로 틀어지는 것처럼 여전히 술에 절어 살고, 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부모님과의 관계를 유지해서는 나 자신이 행복하게 살기 어렵습니다. 내 삶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단단하게 다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겠습니다.
P.97
미약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 보려고 한다. 더 이상 예정된 불행 속에 자발적으로 몸담고 싶지 않다. 올해 내 삶의 목표는 인내하고 잘 견디기가 아니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하기로 정하고 욕심내기로 했으니까.


저에게 심리상담이라는 것은 극복과 치유가 되기 보다 오히려 더 힘든 시간이였습니다. 부모와 맺은 관계와 성장과정 이야기를 해야 하고 나의 부족한 점, 불완전성, 고통받는 마음을 상기시키며 고스란히 전달해야 한다는 것은 더 큰 부담과 마음의 상처로 다가왔습니다.

이럴 때 저자는 심리상담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부모를 원망하는 데 온 에너지를 쏟기보다 앞으로 내 마음이 더 편해지고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변화하면 될지 현재 자신의 객관적인 상태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대화를 진행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합니다.

자칫 고통받은 마음을 전부 부모탓으로 돌려서 원망하고 미워하는 우울한 감정과 회의주의에 빠질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이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 위한 생각과 노력을 잠시도 멈추지 말아야 겠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진정한 행복을 느껴야 나답게 살 수 있는 힘이 생기니까요.
p. 180
새롭게 맞이하는 올해 생일이 여느 때보다 즐거웠으면 좋겠다. 불행에 발목 잡히기보다 나 스스로 행복해지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올해 생일은 뭔지 모를 기대감이 자꾸 스멀스멀 올라온다.
I 온전히 사랑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며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심리책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이 책은 부모에게 상처받아 우울하고 괴로웠던 점에서 그치지 않고 비일관적인 양육 태도를 보인 통제적이고 나르시시즘 성향의 부모에게서 어떻게 벗어나 진정한 자기 인생을 살아나갈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지 상세하고 실용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거 또는 현재에 부모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으신 분, 부모의 집착과 강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복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으신 분, 자녀를 정신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 말이 통하지 않고 자신을 외면하는 자녀 때문에 힘든 부모님들.

애정결핍, 낮은 자존감, 과도한 인정 욕구,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으신분들께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저자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거나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며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위로받고 치유하는 계기가 될 거에요.

p.241
나약한 사람은 복수하고
강한 사람은 용서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무시한다.
_알버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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