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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책방 여행기 - 서점을 그만두고 떠난
석류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8월
평점 :
책이 만들어지고 팔리는 과정이 신기하고, 요즘 인터뷰형식의 출판물들이 너무 재미있는 탓에 석류작가의 <전국 책방 여행기>를 선택해 읽었다.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데 굳이 책방을 고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싶었다. 총 11곳의 책방주인들의 인터뷰가 담겨있는데 제일 좋았던 말들,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기록해보겠다.
- 책방이름의 유래를 다 들어보니 11곳 전부 주인들의 관심사나 취향이 드러난다. 본인의 가치관과 좋아하는 단어를 앞세운게 귀엽다.
- 작가의 공통질문 중 '책에 관심없는 손님이 우연히 이 곳에 들린다면 어떤 책을 추천하고 싶나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거의 모든 서점이 함부로 추천하지않고 그 사람과 이야기해본 뒤 가치관과 취향에 맞게 추천하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역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답다는 생각이 든다.
- 몇몇 책방들이 젠트리피케이션현상을 겪고 피해를 보고있다. 이사를 준비하는 책방들도 있었고. 책방도 이 현상을 피해갈수 없구나, 책방운영의 현실을 조금 알게 된 상황.
- 서울에 있는 밤의 서점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서점이란 답변이 많이 기억난다. "공간 자체에 취해서 머물고 가시고 난 후에 무언가 자기가 포기하고 있던 자그마한 부분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사소하지만 미뤄놓거나 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시작하고, 그런 것들을 시작했다고 서점에 방문해 저에게 이야기해주신다면 정말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어요."(p.35)
- sns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도 관리한다는 구미의 삼일문고. 누적된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쓰인다고 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점이 기록을 어떻게 하면 잘 할까인데 일단 뭐든지 한 곳에 모아놓고보면 되지 않을까..
- 대전의 도시여행자의 목표가 신기했다. 도시여행자도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를 입어 곧 이전을 준비중인데 후에는 도시여행자를 이용하는 손님들과 월세를 함께 내는 방식도 생각중이라고. 임대로 운영하는 책방운영은 사실상 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돈을 모아 건물을 매입하고 공동으로 권리를 가지고 운영하는 방식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책방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생각한 신기한 아이디어!
- 이 책 중에서 제일 가보고 싶었던 건 경주의 오늘은책방. 사장님들의 답변과 일화가 글자로만 읽어도 정말 사랑스럽다..! 오늘은책방은 새 책보단 헌책을 중심으로 운영한다는데 내가 헌책을 구입하고 애용하는 이유와 똑같았다. 첫째는 환경, 생태문제로 이미 존재하는 책을 잘 활용하고 싶었다는 점, 둘째는 이미 누군가가 읽었던 책이기에 다음에 읽게 될 사람과 교감이 이어진다는 점.
그리고 11곳의 책방주인들의 활동 중 제일 멋있다고 생각한 활동인데, 출판사에서 오늘은책방에서 먼저 저자와의 대화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분들은 역제안으로 아이들 책이니만큼 기존 방식과는 달리 아이들이 직접 저자를 섭외하고 대화를 준비해나가는 형태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출판사도 이 제안을 좋아했고 행사 진행 후 아이들과 저자도 좋아했다고 한다. 이런 센스는 정말 책과 독서활동을 좋아해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진짜 멋진 아이디어..
나는 여행을 잘 안 다니는 편인데도 가끔 가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인스타로 지방의 작은책방들의 소식을 볼 때다. 책방 하나때문에 여행을 가고싶을 정도로 요즘은 작은 책방들이 관심이 많이 가는데, 인터뷰로 묶은 이 책 덕분에 잘 몰랐던 책방들도 알게됐다. 많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살아남기가 점점 힘들다는게 작은 책방이라는데, 그럼에도 작은 책방들이 계속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책방주인들의 취향을 몰래 볼 수 있고 내가 작은 공간을 좋아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