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박완서 아카이브 에디션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완서 작가가 각별히 애정한 데뷔작.
✅️한국 전쟁 중, 동료로 만났던 박수근 화백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작품.

#스포주의
소설에 한해선 사전 정보를 최대한 차단하는 내겐 이 두 가지 정보가 전부였다. 그래서 박완서 작가의 분신처럼 여겨지는 주인공 경이가 제 아버지뻘이자 다섯 아이의 아버지이며, 아내와의 사이도 원만한 유부남이자 박수근 화백이 모티브라는 화가 옥희도 씨와 사랑에 빠지는 전개에 퍽 당황했다. 특히나, 아무것도 모르는 옥희도 씨의 아내를 향한 경이의 언행들은 무례함을 넘어 돼먹지 못했단 생각에 기가 차기도 했다. 경이의 이기적 면모를 보며 작가님의 글이 의외로 푸근하지 않고 차가우리만치 현실적이라던 선배의 말에도 수긍했다. 그런데...

🍂 나목 : 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

경이가 밉긴커녕 애처로웠다. 내겐 경이가 나목 같았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자신의 제안 때문에 두 오빠가 처참히 죽었다는 죄책감과 어머니의 원망, 무관심 속에서 ‘나목’이 되어버렸음에도…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생명을 불어 넣으려 발버둥치는 스무 살 짜리를 어찌 미워하랴. 아빠가 그리웠으리라. 마음을 기댈 곳이 필요했으리라. 전쟁이 남긴 상흔을 일순이라도 잊고 싶었으리라. 한 순간이라도 살아있음을 느끼고 여자의 삶을 누리고 싶었으리라.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그렇게라도 버틴 경이가 장했다.

어디까지가 박완서의 삶인지는 모른다. 만일 이것이 내 어머니의 글이라면 한 인간이자 여자로서의 그녀를 편린이나마 알 수 있음에 남다른 감정과 존경심이 샘솟을 것 같다. 그리곤 못 참고 묻겠지.

👩‍💻 '엄마, 그래서 박수근 화백이랑은 어디까지가 진짜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 보니, 시간 - 바로 지금에 관한 이야기 33한 프로젝트
이권우 외 지음, 강양구 기획 / 생각의힘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아 보니, 시간>


책태기에도 권할 수 있는 과학책이랄까.

<살아 보니, 시간>은 세 친구(과학책방 갈다의 대표이자 천문학자인 이명현,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이정모, 도서 평론가 이권우)의 공동 환갑 기념으로 기획되었으며 물리학자 김상욱과 함께 ‘시간’을 주제로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바로 지금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에 끌려 읽은 책인데 다음의 한 마디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다.

“살아 보니, 과거에 연연하는 것만큼이나 바보 같은 일이 없더라고요. 아픔과 상처, 아쉬움과 머뭇거림, 이 모든 걸 잊고서 지금, 오늘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p.125

물리학자와 함께 시간을 얘기한다니 어려울 줄 알았고 실제로 ‘여는 글’은 잘 안 읽혔지만 막상 본문 들어가니 술술 잘 읽힐 뿐 아니라 내용도 아주 흥미로웠다.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도 재발견도 좋았고, 분량도 150페이지 미만이니 부담없이 읽어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철학은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철학이 날씨를 바꾼다>는 무슨 뜻?

<철학이 날씨를 바꾼다>는 인간이 날씨에 관해선 예측조차 영원한 좌절을 친구로 삼을 만큼 무력하지만, 마음의 날씨만큼은 생각(철학)으로 바꿀 수 있단 뜻이다. 날씨를 알려줄 뿐 아니라 파산한 이를 위로하며 옷을 따뜻하게 입어라, 우산을 잊지 말라는 조언까지 덧붙이는 일기예보 스크립트 같은 글을 작성하고 싶었다는데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신 것 같다.

2.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없을수록 강추! 이유는?

미숙한 독자이자 철학에 문외한인 나 같은 독자는 몇날며칠 붙잡고 읽어야 할 책이다. 하지만 시간이나 심리적 여유가 없을수록 일독할 가치가 차고 넘친다고 강조하고 싶다. 미처 돌아보지 못한 나의 과거 언행을 이해하고 표현해내는 데도 도움이 되고 (예를 들면 '철학자와 계몽군주'란 글을 통해 얼마 전의 내 분노의 원인이 복종의 요구였음을 깨달음), 향후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좀 더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단 위안까지 얻을 수 있어 없던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읽다보니 프롤로그에서 '여기서 그냥 쉬라'고 한 이유를 알겠더라. 급할수록 돌아가라더니 역시...

3. 저자가 진정한 한국인인 까닭

한국인 부모 아래 태어났단 소리가 아니다. 모든 글이 완벽한 미괄식이란 점에서 '찐' 한국인이다. 소장가치가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면 서점에서 글 몇 편의 마지막 문단이나 문장을 읽어보길. 어딘가 신형철 평론가가 연상되는 다정한 통찰과 명문들, 표지 그림까지 더없이 훌륭하다! #취향저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3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의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주인공 요하네스의 탄생을, 2부에서는 죽음을 그린다. 주인공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거의 다루지 않고, 탄생보다는 죽음에 큰 비중을 두었다. 적은 분량으로 꽤 깊은 여운을 남기니 포세 입문작으로 권할만하다.

이 작품에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특이점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같은 말의 반복이 많은 것이고, 또 하나는 마침표를 (거의) 쓰지 않았단 점이다. 이에 몇 마디 남겨보려 한다.

동어 반복은 글에 운율감을 부여하기 마련이다. 이 작품도 모든 문장이 노래 가사 같다거나 아름다운 한 편의 장편 시 같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던데 문학적 수사보다는 서사에 집중하는 편인 내겐 사족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반복 때문에 장편 턱걸이한 것 같은...중역의 한계도 의심해 본다.

#스포주의

문장과 문장 사이에 마침표 대신 사용한 쉼표는 삶의 이어짐을 의미하겠거니, 마침표는 주인공이 삶에 종지부를 찍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하겠거니 싶었는데 그렇게 뻔하진 않았다. 포세의 마침표는 예상치 못한 순간들에 은밀하게 숨어있었고 마지막 쉼표는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포세의 신념을 비춰주었는데 그 부분이 꽤 마음에 들었다.

숨은 마침표 찾기 후, 사용된 순간들의 공통점까지 찾아보면 좋을 듯. 독서모임을 한다면 옮긴이와는 또다른 견해들이 나오겠지. 재미있겠다!

👩‍💻 사는 게 다 그렇지... 죽음 이후의 세상은 정말 존재할까? 영혼은? 당신의 생각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3 세트 - 전3권 - 제2판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페르낭 브로델 지음 / 까치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 내 수준에 보기엔 솔직히 어렵다. 하지만 펀딩보자마자 반해버렸으니.. 이 세트를 소화하기 위해 세계사 기초부터 정리하고 있다. 덕분에 올해 세계사 맥락은 확실히잡을 듯! 참, 만듦새도 너무 예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