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가가 각별히 애정한 데뷔작.✅️한국 전쟁 중, 동료로 만났던 박수근 화백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작품.#스포주의 소설에 한해선 사전 정보를 최대한 차단하는 내겐 이 두 가지 정보가 전부였다. 그래서 박완서 작가의 분신처럼 여겨지는 주인공 경이가 제 아버지뻘이자 다섯 아이의 아버지이며, 아내와의 사이도 원만한 유부남이자 박수근 화백이 모티브라는 화가 옥희도 씨와 사랑에 빠지는 전개에 퍽 당황했다. 특히나, 아무것도 모르는 옥희도 씨의 아내를 향한 경이의 언행들은 무례함을 넘어 돼먹지 못했단 생각에 기가 차기도 했다. 경이의 이기적 면모를 보며 작가님의 글이 의외로 푸근하지 않고 차가우리만치 현실적이라던 선배의 말에도 수긍했다. 그런데...🍂 나목 : 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경이가 밉긴커녕 애처로웠다. 내겐 경이가 나목 같았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자신의 제안 때문에 두 오빠가 처참히 죽었다는 죄책감과 어머니의 원망, 무관심 속에서 ‘나목’이 되어버렸음에도…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생명을 불어 넣으려 발버둥치는 스무 살 짜리를 어찌 미워하랴. 아빠가 그리웠으리라. 마음을 기댈 곳이 필요했으리라. 전쟁이 남긴 상흔을 일순이라도 잊고 싶었으리라. 한 순간이라도 살아있음을 느끼고 여자의 삶을 누리고 싶었으리라.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그렇게라도 버틴 경이가 장했다.어디까지가 박완서의 삶인지는 모른다. 만일 이것이 내 어머니의 글이라면 한 인간이자 여자로서의 그녀를 편린이나마 알 수 있음에 남다른 감정과 존경심이 샘솟을 것 같다. 그리곤 못 참고 묻겠지.👩💻 '엄마, 그래서 박수근 화백이랑은 어디까지가 진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