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1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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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 초반, 우연히 <파리 리뷰_인터뷰>라는 책을 발견하게 됐다. 그제야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소설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다.”
-소설가 김연수

30대 초반 김연수의 등대가 되어준 이 책은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부커상 등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들이 저명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와 가진 인터뷰의 모음집이다.

먼저, 당연히 프랑스 잡지 같은 <파리 리뷰>가 미국 뉴욕에서 출판되는 문학잡지임을 밝혀둔다. 미국 잡지 이름이 왜 파리 리뷰인 거냐고 물으신다면 1953년 파리의 어느 출판사 안 작은 방 한 켠에서 시작된 잡지라서 그렇대요 하고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작가란 무엇인가>는 총 3권으로 36명의 작가 인터뷰를 담고 있는데 인터뷰이 명단이 정말 화려하다. 내가 소장한 1권만 해도 오르한 파묵, 움베르토 에코, 어니스트 헤밍웨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밀란 쿤데라, 윌리엄 포크너, E.M 포스터, 무라카미 하루키, 레이먼드 카버, 이언 매큐언, 필립 로스, 폴 오스터까지!!

내가 이미 매료됐거나 앞으로 매료될 쟁쟁한 작가 12명의 인터뷰만으로 꽉 채웠으니 이 얼마나 탐나는 책인가!

일단 폴 오스터의 인터뷰부터 펼쳤다. 알라딘에서 내놓은 그의 대표작 4종 리커버 특별판이 아주 감각적이라 인터뷰를 읽고 구입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었는데 열네 살 때 바로 옆에 앉은 친구가 번개에 맞아 죽는 것을 본 후 이렇게 기이한 일을 자신만 경험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을 홀로 탐구하며 외로움이란 고통을 이겨냈다는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져 결국 소장해버렸다. (사실 인터뷰가 별로였어도 샀을지 모른다. 자꾸 아른거리더라고😂)

이 책도 오랫동안 두고두고 읽어야 할 것 같다. 인터뷰를 읽고 마음에 드는 작가의 작품을 만나봐도 좋겠지만 그들의 작품을 하나라도 보고 읽는 게 더 좋을 것 같거든. 아무래도 제대로 완독하기까진 수년이 걸릴 것 같기도 하지만 과제가 아니라 보상처럼 여겨져 설렌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얘기하는 소설가의 삶이 궁금하다면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글쓰기 방식이나 삶에 관해 속속들이 알고 싶다면 추천하겠다👍

#작가란무엇인가 #도서협찬 #도서출판다른 #파리리뷰 #헤밍웨이탄생123주년기념 #리커버특별판 #인터뷰모음집 #책추천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참, 이게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버커인데 1권 표지에 밀란 쿤데라가 누락돼 있다...표지에서 누락된 건 너무한 듯...매우 아쉬운 부분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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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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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스포는지양합니다

도쿄의 한 주택가에서 엽기적인 일가족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남편 다케시와 아내 유리는 예리한 칼로 수차례 난자당했고, 중학생 아들은 무자비하게 구타당한 끝에 독극물을 먹고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살아남은 건 벽장에서 잠들었던 당시 열두살의 딸 사나에 뿐.

“근데 이 사건 말이야. 범인이 들어온 흔적이 전혀 없어. 어디에도…….”

유일하게 열려 있던 화장실 창문은 사람이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틈새가 좁고, 수상한 지문 역시 검출되지 않았다. 집이 밀실상태였던 것! 게다가 나체 상태로 발견된 유리의 사체는 312개의 종이학에 파묻혀 있었는데...!

세간에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은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미궁에 빠졌고 그렇게 22년이 흘렀는데...
이른바 '종이학 사건'의 진범은 대체 누구일까?
지금 그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다!!

🎆 제대로 된 추리소설 한편 보고싶어 관심이 가시나요?
잠시만요. 다음 문단 한번 보실게요~

📚 "저런 선량한 인간이 되어보고 싶다고 나는 생각한다. 상대가 불임 치료를 받건 말건, 독신이건 말건, 태연히 자신의 행복을 흩뿌리는 선량한 인간. 그에게 딱히 나쁜 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그는 아무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행복한 인간은 때때로 난폭하고 지독하다."
-p.118

주인공의 내면인데요. 그에게 공감하신다면 이 책을 추천할게요. 추리소설로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작품이지만 주인공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거든요.

전 주인공을 혐오하면서 기시감을 느꼈는데 바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요조 때문이었습니다. 요조에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전혀 아니에요.

최소한의 미움 받을 용기도 내지 못하던 어린시절의 요조는 불쌍했을지언정 결국은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했으니 <인간 실격>이란 제목에 딱 맞는 인간이었다 생각합니다. 결국은 다 본인이 선택한 건데 불쌍한 척, 괴로운 척 하는 거 정말 못봐주겠더라는.

그래서 서평에 <인간 실격>의 요조가 불편하지 않으셨던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써야겠다 생각하면서 마지막 옮긴이의 말을 읽다 찐으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 "나도 인간으로서 실격이니까 한번 읽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이건 내 얘기다!' 라고 느꼈어요.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믿어도 좋은 것을 발견했다, 라는 느낌이었죠. 엄청나게 강렬한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p.238 (<작가의 독서도> WEB 책의 잡지 152회, 2014)

저자가 곧 요조였던 거예요. 어쩐지…😮‍💨

그는 매 작품마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악(惡)을 테마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 역시 그런 작품인데요. <악의>는 제가 게이고 작품 top3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수작이지만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미궁>은 글쎄요…전 주인공이 좀 불편해서...

옮긴이에 따르면 저자가 한국을 좋아하는 작가여서 방한 때마다 만났는데 창작의 고뇌가 엿보이긴커녕 오히려 명랑하고 천진한 얼굴에 세련된 패션 센스까지 소유하고 있었다고 해요. 근데 그게 다 눈물나는 노력의 산물일 것 같은 건 제 기분 탓일까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추리물로는 괜찮습니다. 다만 주인공이... 그 캐릭터를 감당하실 수 있다면 읽어보세요!

#미궁 #도서협찬 #다산북스 #출판사놀 #나카무라후미노리 #일본소설 #추리소설 #추리소설추천 #인간실격 #히가시노게이고 #악의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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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책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의 못다한 이야기
매트 헤이그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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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로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때때로 당신을 기분 좋게 해주는
그 단순하고 조용한 말들 속에서
아무 고통도 없이 편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그 사람의 삶에 고난이 없었다면
그런 위로의 말들을 찾아내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p.5,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근데 여러분, 릴케가 남자인 거 아셨나요??
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서점가를 휩쓴 별별 상점 시리즈 열풍...이젠 좀 식었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나 <달러구트의 꿈백화점>을 재밌게 읽었음에도 유행에 편승해 비슷한 책들이 쏟아지는 게 좀 별로였던 난( 막상 보면 또 좋아하지만;)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 얘기를 독서모임에서 했더니 한 친구가 "언니!! 그래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읽어야 돼요!" 라며 자기 책을 빌려주었다. 예뻐하는 동생 추천이니 추석에 읽어보지 뭐~ 하고 있었는데 저자의 다른 책을 먼저 만나버렸네ㅎ

하루의 끝에서 에세이를 읽으면 누가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토닥여주는 것 같아서 잠자리가 아주 편안하다. 그래서 에세이를 읽다 잠드는 요즘.."이 책을 읽는 당신이 평온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해주는 <위로의 책>에 끌렸는데...그녀가 책의 서두에 릴케의 글을 인용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쉽게 읽히지만 한 글자 한글자 허투루 읽을 순 없는 묵직함...

<위로의 책>은 20대 초반에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저자가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쓰고 모았던, 그녀 인생의 구명 뗏목이 되어준 생각들을 내보낸 글들이기 때문이다.

"말은 내부의 것을 외부로 내보내 준다. 생각을 말로 바꾸는 순간 우리는 생각을 공유된 세계로 보낸다. 그 공유된 세계를 우리는 '언어'라고 부른다. 보이지 않는 개인적인 경험을 내보임으로써 우리는 다른 사람들, 심지어 우리 자신까지도 우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중략) 말은 담는 것이 아니라 내보내는 것이다." -p.48

저자는 니체, 헬렌 켈러, 찰스 디킨스 등을 포함한 여러 철학자와 소설가의 문장이나 책들, 위로에 효과적인 영화와 음악, 요리 등을 소개하면서 계속 말한다.

당신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만일 지금 누구보다 힘든 한 때를 보내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위로가 정말 큰 힘이 될 듯 하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평온하며, 다른 사람의 평온까지 빌어주는 그녀의 현재가 당신의 미래일 수도 있다.

아니길 바라지만..만일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지금의 당신에게 아무런 위로가 안 된다면...매트 헤이그의 <위로의 책>을 권해주고 싶다.

#위로의책 #도서협찬 #비즈니스북스 #매트헤이그 #신간 #에세이 #에세이추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MattHaig #essay

써보고 싶었지만 있는 3M 인덱스도 다 못쓸 거 같아 꾹 참고있었던 #tooler 까지 보내주신 출판사의 센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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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 불행의 시대에 고전에서 찾은 행복의 비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부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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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너선 하이트를 처음 소개해준 건 어느 유튜버였다. 30대 초반인데도 n차 인생살이 중인 듯 삶과 사람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그가 너무 신기했다. 책을 많이 봤다기에 인생책을 물었더니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을 말해주었다.

바로 구입해 읽은 <바른 마음>은 인류학, 심리학, 뇌과학, 진화론 등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진보와 보수, 무신론과 종교, 선악 등 현대 사회를 분열시키는 다양한 논쟁과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었고, 내게도 인생책 중 하나가 되었다.

그로부터 2년 뒤, 우연히 조너선 흐이트의 차기작 <바른 행복>의 출간 소식을 접했고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역시는 역시라서 인친님들께도 소개해보려 한다.

먼저, 저자 조너선 하이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긍정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정치심리학과 도덕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연구자로 꼽힌다.

TED 강연 즐겨보시는 분들은 이미 만나본 적이 있을 수 있다. 그가 정치심리학, 종교, 미국정치의 양극화 원인, 2016년 총선 이후 미국의 치유 등의 주제로 진행한 네 번의 TED 강연이 6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영향인지 한국인이 미국인에 비해 개인의 내면적 행복보다는 가족에 대한 의무와 직업정 성공을 더 염두에 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또한 변화가 아주 빠른 사회라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세대 간 갈등이 꽤 심각하단 사실도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결혼, 가족, 일의 근본적 의미가 변하고 있는 혼란한 사회에서 삶의 중심을 잡고 싶은 한국인이라면 이 책이 더 유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아무래도 내가 딱 그 타깃층이다 보니 더 집중해서 읽은 것 같다.

요즘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안 것인데 인간의 모든 활동은 결국 행복 추구로 귀결되는 것 같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는 것도,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사랑을 찾는 이유도, 굳이 철학을 공부하는 것도, 더 나은 삶을 살겠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도 궁극적으론 전부 행복 추구.

이걸 깨닫고 나니 논어, 도덕경, 명상록, 성경, 부처, 니체, 플라톤 등 동서양의 현인들과 고전으로 행복의 근원을 탐구하는 이런 책이 더이상 추상적인 철학이나 관념 덩어리로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실용서에 가까워졌다면 과장일까. 두고두고 정독하고 싶은 책이다.

하지만 450페이지 분량이고 누구나 쉽게 선택할 장르가 아니다 보니 책의 요점을 살짝 정리해두겠다.

사실 저자는 이 책의 주 내용이 행복이 아닌 '관계'라고 말한다. 나 자신과 다른 사람, 나 자신과 일, 나 자신과 나보다 더 커다란 무언가와 제대로 된 관계를 맺으면 행복은 자연스레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그러니 이 세가지 면에서 제대로 된 관계 맺는 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자!

나와 당신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기 바라며 글을 마친다. 🙏

#바른행복 #조너선하이트 #도서협찬 #부키 #조너선하이트의바른행복 #바른마음 #베스트셀러 #행복의기원 #행복의비밀 #행복이란 #철학서 #긍정심리학 #심리학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JonathanHai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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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부패 평균적 무능 - 내부고발자 이야기 한국연구총서 106
김미덕 지음 / 소명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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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이 책의 부제는 ‘내부고발자 이야기’다. 그들을 다년간 인터뷰하고 분석한 성신여대 교양학부 김미덕 교수가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조명하고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솔직히 대중성은 다소 떨어지는 소재인 데다 제목이 내뿜는 포스도 있다 보니 어려울 줄 알았는데 기우였다. 저자는 영리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서두에 배치함으로써 금방 몰입시켰다. 흔히 이 동화의 주제를 ‘어린아이의 정직함과 순수함’으로 알고 있지만 저자는 안데르센이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은 임금에게 잘 보여 자신들의 지위를 지키려고 거짓말을 한 관료들을 비판하는 것이었을 거라 말한다. 맞는 말이다.

임금 앞에서도 진실만 말했던 아이는 ‘쟤는 뭐가 돼도 되겠어~’란 긍정적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을 말한 이가 어린아이가 아니라 성인이었다면 어땠을까? ‘누군 눈이 없는 줄 아나, 가만히 있었음 그냥 넘어갈 걸 굳이 문제를 만들어요~ 하여튼 유별나~ ’란 식의 반응이 꽤 많지 않았을까.

내부고발자, 다른 말로 ‘공익 제보자’라고도 하는 이들에게 쏟아지는 반응이 딱 그렇다. 심한 경우, 배신자나 조직 부적응자라는 꼬리표까지 붙는다. 그들은 어쩌다 의인과 밀고자라는 이분법의 틈바구니에 끼이게 된 걸까? 놀랍게도 그들 중 다수는 본인이 공익 제보를 하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공무원에게 부정행위 신고는 법적 의무다.
이것이 왜 내부고발인가” -111p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① 그들은 그저 자신의 직무를 수행했을 뿐이었다. 또는 ②오직 자신만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인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서 ③단순 돈 문제가 아니고 반드시 시정조치가 필요한 문제여서 ④부도덕과 비리가 해도 해도 너무한 지경이어서 ⑤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고통을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⑥ 내가 부정한 조직의 일부라거나 동료들의 비행을 목격하는 것에 수치심을 느껴서 등 여러 이유가 있었다.

놀라운 점은 또 있다. 저자는 공익제보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그들을 영웅이라 칭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은 감내하지 못할 것을 해낸 영웅이란 인식은 막상 자신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 닥치면 회피하는 방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공익제보는 지행합일, 양심을 동기로 했다는 평가를 받기 쉬운데 특정 행위와 개인의 정체성을 동일시하는 경향 역시 조심해야 한다는 저자의 논지들은 이제껏 공익제보자들을 영웅으로 칭하거나 절대 선처럼 여겼던 내게 커다란 경종을 울렸다.

<보편적 부패 평균적 무능>이라는 제목은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현 주소를 고발한다. 대한민국은 군대, 국가기관, 학계, 민간기업, 국가보조금을 받는 사립학교 어느 한곳도 비켜난 곳이 없을 만큼 모든 조직에 부패가 만연해 있고 제보과정에서 나타나는 담당자들의 평균적 무능은 보편적 부패를 재생산하고 있다.

👉무괴아심 (無愧我心)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어질고 의롭고 바르고 착하게 살라.

제보자들은 제보 과정의 관련자들 (증언하는 동료들, 조사하는 승무원, 수사관, 경찰관, 검사, 법관 등) 덕분에 모든 걸 잃기도 했다. 이런 비극이 계속되지 않으려면 부패방지 권익위법과 공익신고자 보호법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각자가 ‘무괴아심’의 자세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공익제보와는 무관한 데도 읽는 내내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이 떠올랐다. 2009년 1월 US 항공의 불시착 사고에서 승객 155명 전원이 구출된 믿기 어려운 실화를 다룬 영화다. 부제에 ‘기적’이란 단어가 있지만 그 사건은 기적이나 설리라는 한 명의 영웅의 것이 아니었다.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제 자리에 있었기에 전원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와는 모든 것이 정반대였던 2014년 4월 16일의 비극을 우린 잊지 않았다. 그 참극이야말로 공익제보가 절실하다. 누군가 용기를 내주길...그리고 그때는 관련자 모두가 제 역할을 해주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도서협찬 #소명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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