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또 새롭게
김태균 엮음, 이해선 사진 / 해냄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차를 넘기는 순간 소장각!
책장에 꽂아두고
삶의 무게에 짖눌려 녹아날 때
비장의 무기처럼 꺼내 들어도 좋고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바닷가 해변, 혹은 고즈넉한 산자락에 앉아 한 장씩 보다
눈 감고 명상에 잠겨도 좋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롭게 또 새롭게
김태균 엮음, 이해선 사진 / 해냄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차를 보는 순간,

아, 이 책은 소장각이다!

(목차는 마지막에 소개됩니다)



 

책장에 꽂아두고

 삶의 무게에 짖눌려 녹아날 때

비장의 무기처럼

 꺼내 들어도 좋고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바닷가 해변, 혹은

 고즈넉한 산자락에 앉아

한 장씩 보다

눈 감고 명상에 잠겨도

 좋을 책이다.


엮은이 김태균은

무릎건강을 지키는 

정형외과 의사로 

환자들이 관절건강은 물론 

마음과 영혼의 건강까지 회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엮으셨다고. 


 "나에게 있어서 명시와 명언은 

시련 속에서 탄생한 

인류의 숭고한 정신의 표상이다. 

이 자랑스러운 유산에 

이해선 작가의 사진에 담긴 

빛과 아름다움을 헌정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심신의 질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괴로움을 벗어나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프롤로그 중


판교에 새 병원을 개업한 뒤 

자신의 마음도 다스리고 

의료진과 직원들 

사기도 높이기 위해

 월요일 아침 명시와 명언을 

이해선 작가의 사진과

 함께 나누었는데, 

그렇게 나눈 글과 사진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새롭게 또 새롭게』는 

관절 통증 뿐 아니라

환자들 삶의 통증까지 

돌보고자 하는

그의 작은 실천인 셈이다. 


처음 책을 펼쳐 쓱 훑을 땐

별다른 감상이나 언급 없이

시와 사진,

혹은 명언과 사진만 담겨

밋밋하다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고 나니 

왜 이렇게 편집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김재진 시인이 추천사에서 언급했듯

인도의 구주 라즈니쉬는

"천 편의 시를 썼다 해도 

시인 아닌 사람이 있고

단 한 줄의 시를 쓴 적 없어도

시인인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문자로 된 시보다 

살아가는 삶 자체가 

시가 되라는 말인데,

시를 읽는 동안 만큼은

독자도 시인이 되기에

언급과 설명 자체가

군더더기라는 의미일 게다. 


무려 150편이나 되는 

시와 명언도 

참으로 소중하지만

 '사물과의 깊은 교감을 

절제된 앵글에 담는' 

이해선 작가의 작품이 

그 여운을 더한다. 


1부는 80여 편의 시를 

사랑, 그리움, 행복 

세 가지 주제로 담았고, 

 2부는 인간관계, 성공, 

성장하는 삶을 위한 

명언 70여 편으로 구성되었다. 


한국의 대표하는 명시는 물론

고전 시, 외국 시까지 다양하게 담아

평소 접하기 힘든 시를 

한 권의 책으로 간직하며 

두고두고 곱씹어가며 

위로 받을 수 있어 유익하다. 


책 속에 담긴 시를 읽는동안

나누고픈 이들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한창 사춘기라

행동도 말도 돌발적인

조카에게는 이해인 님의 

'나를 키우는 말'을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에

고민인 친구에겐

칼릴 지브란의 

'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사랑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친구에겐

김재진 님의 '못' 을



 

한창 진로 고민 중인

후배에겐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그리고 내 방

옷장과 화장대 거울 앞에

붙여 둘 두 편의 시까지...




특히 인상깊었던 건

에필로그에 소개된

엮은이의 병원에서 퇴원을 앞둔 

환자들을 모시고 한다는

 두 가지 행사였다. 


하나는 명상의 시간 '위즈덤세션'

무릎관절 전문의로서 

무릎관절 회복을 돕는 것이

1차 목표겠지만


'늙어가며 병을 앓고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세상의 섭리이며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고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것' 


 관점의 변화가 

환자가 고통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지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갖는 시간이라고.


두번째 행사는 '졸업여행'.

병원 옥상에서 재활치료에서 배운 운동법, 

계단오르기, 근력운동, 스트레칭을 함께 하며

퇴원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


퇴원으로 병원에서의 치료는 끝나지만

이제 삶 속에서 스스로 해야할

재활치료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환자와 가족, 

함께 일하는 이들과

명상을 통해서

건강의 회복과

삶의 행복을 돕는 병원,


만약 '명의' 라는 단어를 

누군가에게 붙인다면

육체의 고통 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어루만져주는

이가 아닐까. 

 

몇 년 전 아버지 허리 통증 때문에

TV 출연이 잦은 의사가 있는

유명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하루 종일 각종 검사와 

사진 촬영으로 고생하시고 

 된통 바가지만 썼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 좀 더 많은 정보를 찾아

이런 병원을 찾았어야 했는데...

늦게나마 누군가에게

소개해줄 병원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1부 살아 있는 기쁨
내 마음을 울린 시

1장 사랑


꽃 | 김춘수
당신 생각에 | 앤드류 토니
마흔 번째 봄 | 함민복
풀꽃·1 | 나태주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오늘 | 칼라일
사랑은 불이어라 | 박노해
어떤 경우 | 이문재
어머니 1 | 김초혜
나의 꿈 | 한용운
사랑만이 희망이다 | V. 드보라
희망이란 | 루쉰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사랑의 아픔 | 미셸 쿠오스트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 김재진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누가 참 나일까? | 진각 혜심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승무 | 조지훈
진달래꽃 | 김소월
낙화 | 이형기
마침표 | 민병도
사랑에 답함 | 나태주

2장 그리움

해당화 | 한용운
매화 | 김용택
국화 옆에서 | 서정주
선운사에서 | 최영미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사랑굿 1 | 김초혜
사막 | 오스텅스 블루
장미와 가시 | 김승희
낙엽 | 구르몽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 박우현
인생 예찬 | 헨리 롱펠로
마음 하나 | 조오현
타는 가슴 | 에밀리 디킨슨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달빛 | 이규보
나그네 | 박목월
갈대 | 신경림
송림에 눈이 오니 | 정철
늦게 온 소포 | 고두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옛 마을을 지나며 | 김남주
못 | 김재진
천만리 머나먼 길에 | 왕방연
그 사람에게 | 신동엽
광야 | 이육사
낙화 | 조지훈
서시 | 윤동주

3장 행복

순리 | 신흠
방랑의 길에서 | 헤르만 헤세
달빛과 산빛 | 최항
휘는 보리처럼 | 사라 티즈데일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를 키우는 말 | 이해인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풀 한 포기의 절 | 박호영
아지랑이 | 조오현
인생 거울 | 매들린 브리지스
멀고 먼 길 | 김초혜
평온함을 위한 기도 | 라인홀드 니버
긍정적인 밥 | 함민복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인생 | 칼릴 지브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알렉산드르 푸시킨
책 | 존 플레처
열매 | 오세영
희망의 바깥은 없다 | 도종환
대추 한 알 | 장석주
새로워지십시오 | M. M. 맥고
다시 | 박노해
지금 하라 | 찰스 스펄전
사람, 일생의 계획 | 관중
새로운 길 | 윤동주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김남주

2부 절망이 아닌 희망
내 삶을 바꾼 명언

1장 관계 맺는 삶


진정한 아름다움 | 아누크 에메
삶의 의미 | 조지 워싱턴 카버
가장 중요한 것 | 로라 잉걸스 와일더
선행 | 루이스 오친클로스
분노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균형 있는 삶 | 카를 구스타프 융
기운을 북돋다 | 마크 트웨인
용서 | 노먼 커즌스
귀담아듣기 | 잭 우드포드
우정 | C. S. 루이스
사는 게 힘들 때 | 시드니 해리스
누군가의 잘못보다 | 새뮤얼 존슨
행복하게 사는 길 | 메리 스튜어트
진정한 탐험 | 마르셀 프루스트
인격의 성장 | 헬렌 켈러
진정한 나 | 조이스 캐롤 오츠
참되게 사는 것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우정의 관리 | 새뮤얼 존슨
정직과 용기 | 엘리너 루즈벨트
내가 먹은 것 |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렝
남의 탓 | 로버트 앤서니
화 | 붓다
치유 | 레베카 폴즈
잠시 멈추다 | 기욤 아폴리네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삶 | 인디언 체로키 속담
칭찬 | 조이스 브라더스
삶의 지혜 | 임어당
친절함 | 플라톤
관계 | 조안 바에즈
단 한 가지 잘한 일 | 데일 카네기
지금 여기, 이 순간 | 틱낫한
두 가지 마음가짐 | 나폴레온 힐
작은 일에 소홀한 사람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시각을 바꿔라 | 마야 안젤루

2장 성장하는 삶

강한 정신 | 해리 트루먼
흙은 쌓여 산이 되고 | 홍자성
생각하는 대로 | 폴 발레리
가치 있는 것 | 조나단 코즐
기회 | 오비디우스
신념 | 에드나 밀레이
생각을 바꿔라 | 노먼 빈센트 필
기다려라, 인내하라 | 로버트 슐러
최선을 다하다 | 임어당
우리가 고칠 수 있는 것 | 올더스 헉슬리
열정을 잃지 않는 능력 | 윈스턴 처칠
성취와 성공 | 헬렌 헤이즈
일하는 즐거움 | 펄 벅
가야 할 항로 | 카를 슈르츠
일의 미덕 | 볼테르
역풍 | 루이스 멈포드
일상의 작은 변화 | 메리언 라이트 에덜먼
창의력 | 조지 S. 패튼
방향키 | 세네카
자투리 시간 | 랄프 왈도 에머슨
앞으로 나아가다 | 제임스 브라이언트 코넌트
차근차근 해나가기 | 체스터필드 경
지금부터 시작하라 | 칼 바드
어둠 속에서 성장한다 | 헨리 밀러
위기를 극복하기 | 샤를 드 골
행동하라 | 시어도어 루스벨트
시도하라 | 월리 아모스
담대하라 | 윌리엄 벤저민 배질 킹
용기 | 세네카
기다리지 마라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끊임없는 배움 | 조 카를로조
우리 안에 있는 것 | 랄프 왈도 에머슨
끈기 | 찰스 스펄전
자신을 바꿔라 | 톨스토이
도전하라 | 데일 카네기
기회를 잡다 | 카일 챈들러
게으름 극복하기 | 알베르 카뮈




일요일에 입원하는 분들은 1층 고객지원실에서 입원 수속을 하고는 같은 층에서 가족들과 작별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환자는 물론 가족도 우는 경우가 있다. 환자들은 정겨운 가족을 떠나 낯선 곳에 남겨지는 것을 무섭고 서럽게 느끼는 듯하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순간은 더욱더 두려울 것이다. 그래서 수술실 입구 맞은편에 고운 간호사 사진을 걸고, 그 이름을 ‘Angels’라 하였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은 무서운 일이 아닌 천사의 품에 안기는 것라는 뜻으로. 수술을 마치고 나오는 출구 벽면에는 예쁘고 귀여운 티베트 아이들 사진 모음을 걸어서 제목을 ‘인연, 언젠가 만날’이라 지었다. 이제 재활 치료 잘 마치고 저렇게 곱고 설레는 인연들을 만들어가시라는 기도를 담아서.
---「1부 1장 사랑」중에서

수행의 중요한 방편으로 절을 강조하시는 불필스님께서 병실에 계실 때 하신 말씀, “원장님, 매일매일 108배는 해야 원장님이 계획하는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끈기 부족하고 게으른 내가 이참에 수술장 갱의실에 방석을 준비해서 수술 들어갈 때마다 3배를 한다, 108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불: 이 환자분이 부처님이심을 잊지 않겠습니다.
법: 모든 순간을 배움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승: 팀을 잘 이끌어서 화합을 이루겠습니다.
---「1부 2장 그리움」중에서

기쁘고 흐뭇한 시간보다는 걱정하며 가슴 저리는 시간들이 더 많다. 그러나 이 시간들로 생각하고, 헤아리고, 깨닫게 된 많은 사실이 오히려 고맙다.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다. 오체투지, 온몸을 낮추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티베트 수행자처럼, 만나는 한 분 한 분의 인연마다 정성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고마움을 대신한다.
---「1부 3장 행복」중에서

자기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사랑을 자비(慈悲)라고 한다. 두 글자는 비슷한 뜻이지만, 엄밀하게 자(慈)는 상대방에게 기쁨을 준다는 뜻이고, 비(悲)는 상대방의 고통을 함께 아파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해선 작가의 사진은 피사체에 대한 그의 깊은 연민 때문인지 많은 경우 조금은 슬프다. 그러나 첫눈에서 씩씩하게 걷는 두 인도 의사의 힘찬 모습 에서는 희망과 격려를 본다. 작가의 카메라에 담기는 모든 존재가 그의 자비의 염원으로 위로와 희망을 얻기를 기도한다.
---「2부 1장 관계 맺는 삶」중에서

오늘도 진료실에서 저는 세상을 배웁니다. 불편한 두 다리로 꿋꿋하게 한 걸음씩 걷고 계신 자그마한 할머님께 오늘도 가장 깊고 넓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2부 2장 성장하는 삶」중에서

관절의 문제가 아닌 다른 원인들에 대해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다. 그러나 관점의 변화가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궁극적인 해결책일 수도 있을 것이다. 고통 없이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한 삶에서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늙어가며, 병을 앓고, 죽음을 향해서 가는 것이 세상의 섭리이며,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고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것, 이것이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지혜가 아닐까? ---「에필로그」중에서

관절의 문제가 아닌 다른 원인들에 대해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다. 그러나 관점의 변화가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궁극적인 해결책일 수도 있을 것이다. 고통 없이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한 삶에서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늙어가며, 병을 앓고, 죽음을 향해서 가는 것이 세상의 섭리이며,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고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것, 이것이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지혜가 아닐까? ---「에필로그」중에서 - P3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 자기치유와 자기돌봄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문요한 지음 / 해냄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고, 인정받기 위해 끝없이 자기를 희생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몰아세우고... 자기 비난과 자책의 악순환에 갇혀 늘 후회하는 당신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 자기치유와 자기돌봄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문요한 지음 / 해냄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0대에 접어들며

 

유독 잦아진 대화 주제가 '건강'이다.

 

나의 건강, 배우자의 건강,

 

그리고 부모님의 건강.

 

마치 무쇠라도 씹어 먹을 듯

 

열심히 먹고 일하고 달려온 시간들

 

내 삶의 반환점이 가까워지면서

 

제일 먼저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

 

몸의 삐걱거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떨까?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라는

 

제목을 접하고 살짝 의문이 들었었다.

 

"내가 나를 함부로 대한다구?

 

나를 내가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데.."

 

하며, 뒤집어 본 책 뒷면.

 

한 줄의 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스로 돌볼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고

 

인정받기 위해 끝없이 자기를 희생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몰아세우고..."

 


순간 내 눈 앞에

 

늘 시간을 쪼개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완수하려 안간힘을 쓰고

 

계획대로 안 되었을 때

 

자책했던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열심히 산다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바쁘고 숨 가쁜 하루하루...

 

나 자신이 일개미로

 

여기지던 시간도 있었다.


 

거대한 산을 약속된 시간 안에 옮기고자

 

작디작은 모래알을 지어 나르는

 

작은 일개미.

 

언제쯤 나는 이 무거운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과연 시간 안에 할 수는 있는 걸까

 

의문을 갖고 있음에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숨 막히고 힘들어

 

기계적으로 하루 일정을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한 날은


나 자신에게 매서운 채찍을 가했었다.


 

그 때는 그게 당연한 거라고,

 

꼭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나 스스로에게 미안한,

 

너무나 가혹한 시간이었음을 깨달았다.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 문요한은

 

자기비난과 자책의 악순환에 갇혀

 

후회하는 이들에게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기관계를 회복하는 해법을

 

"자기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삶의 동반자로서

 

스스로에게 친절해지는 것"

 

이라 제안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돌봄' 이다.


 

흔히 '돌봄'

 

아이들에게나 필요한 것이고

 

돌봄받는 이들을

 

나약하게 여기기 쉽지만,

인간은 실은

 

평생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란다.

 


인간에게는 신체적 돌봄과 함께

 

'정서적 돌봄'도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저자는 '자기돌봄심리워크숍'

 

'자기돌봄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간 개인상담은 물론

 

자기돌봄심리워크숍 참가자,

 

자기돌봄클럽 멤버들과의

 

상담경험에 기반을 둔다.


 

그래서인지 제목만 읽어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는

 

사례들이 많았다.



 

특히 연로하신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요즘,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제하지 못함을 후회하며

 

힘들어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찾은 것 같아


위로가 되었다.


 

6장 자기대화

 

4.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에 보면

 

힘들었던 수많은 날들을 견뎌온 나에게,

 

그리고 앞으로도 힘든 삶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는 나에게 보내는

 

최소한의 응원이자 예의를

 

'자기친절'로 정의하고 있다.


 

'자기친절' 의 마음이 스며들면

 

내면의 관찰자인 동시에

 

내면의 벗으로 자리잡아

 

"괜찮아 그럴 수 있어"

 

"꼭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돼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만 하면 돼"

 

"넌 너무 지쳐있어.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게 좋겠어" 하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게 된다고 조언한다.


 

순간적으로 화를 내고

 

이를 자책하며 괴로워했던 시간들,

 

그 순간 나 자신에게


"괜찮아 그럴 수 있어"

 

하며 도닥이는 이 한 마디가

 

얼마나 필요했는지...


 

얼마 전 드라마 속에서 봤던

 

양팔을 X자로 반대편 어깨를 잡아

 

나비포옹을 하며 토닥이는 그 자세!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다음엔 좀 더 주의하자"

 

하는 그 행위가 정작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자기 돌봄의 시작' 임을 배웠다.


 

이 밖에도

 

안정적인 자세로 마음을 살피는 그라운딩,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나 판단을 멈추는 괄호넣기,

 

비난이 올라올 때마다

 

자기친절의 문구를 넣어주기 등

 

쉽고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는 바꾸고 고치는

 

투쟁의 대상이 아니라

 

'연대의 대상'임을 배운다.


 

내가 나의 손을 잡아 주지 않는다면

 

누가 나의 손을 잡아줄 것인가!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삶의 평화와 행복은 내가 원하는 상태로

 

나를 바꿀 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한 울타리 안으로 끌어안을 때

 

일어나는 것' 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책과 함께

 

매 순간 흔들리더라도

 

결코 가라앉지 않도록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만나는 시간을

 

꼭 맛보길 바란다.

 

자기친절은 힘들었던 수많은 날들을 견뎌온 나에게,
그리고 앞으로도 힘든 삶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는 나에게 보내는
최소한의 응원이자 예의이다. - P2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대지식 치매 백과사전 -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치매 가족 가이드북!’
홍경환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기억 속 친할머니 모습은

세 장면으로 요약된다.

#1. 방학을 맞아

가족 모두 할머니 댁에 갔을 때,

"아이구 내 강아지 왔냐" 하며

우릴 껴안고 소리 내 우시던 모습

#2. 청약당첨으로

여의도에 아파트를 마련한 아버지가

할머니를 시골에서 모셔왔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선장 따라

보길도로 시집 온 해녀할머니는

16층 아파트 꼭대기에서

여의도광장을 내려다보시더니

"아이고 어지러워,

나는 여기 못 살겠다"

하시며 고개를 저으셨다.

#3. 마지막 장면은 나의 상상.

90세가 넘어 노망난 할머니는

(당시엔 치매를 이렇게 표현했다)

돌담을 단숨에 뛰어넘을 정도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셨다 한다.

할머니는 90세 넘어 장수하셨지만,

마지막 순간은 당시 표현으로

가족들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고

'벽에 똥칠하며' 고생하다 떠나셨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어른들로부터

담장을 뛰어넘어 다니신다는

할머니의 기행에 대해 들었을 때,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밤

바람을 가르며 담장을 뛰어넘는

'홍길동전' 속 의적의 모습을

떠올렸지만,

할머니를 모셨던 큰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겪어낸 현실은

참으로 고단하고 기막혔을 것이다.

예전엔 이 '노망' 이라는 단어가

기이하고 특이한 상황이었다면

현재 '치매'로 바뀐 이 단어는

대부분의 가족들이 겪어내는

평범한 현실이 되었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율이 10%정도라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스마트비즈니스에서 펴낸

'절대지식치매백과사전'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아버지를

무려 9년간 간호해 온 아들

홍경환씨가 직접 쓴 책이다.

처음 책을 받고

제목이 '백과사전'이라

미리 각오는 했지만

책의 부피 자체가

엄청나게 두꺼움에 놀랐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더 잘 모시고 싶은 생각에

관련 서적을 수 십권 탐독한 저자는

자신과 같은 치매가족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을

직접 써보기로 마음 먹었다 한다.

사실, 전문적인 지식을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정리하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했던 건

자신이 필요에 의해 습득한 지식을

직접 체험하고 실행하며

체화했기에 가능했으리라.

나 역시 경도인지장애에서

초기치매로 가는 과정에 계신

아버지를 모시는 상황이라

책을 받고 목차를 넘겨보는데

어쩜 이렇게 필요한 내용이 가득하고

눈에도 쏙쏙 들어오는지...


특히 서문에서 저자가 당부한

"책을 부분만 살펴보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분만 읽으면 잘못된 상식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라고 한 말이 와 닿았다.

절대지식치매백과사전 이긴 하지만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읽고

수시로 필요한 대목을 들춰보는 게

이 책의 올바른 사용법이란

생각이 든다.

당장, 자신의 눈에 낯선 물건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갖다 버리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부산 언니에게

이 책을 한 권 보내줘야겠다.

최근 어머니 증세가 심해지면서

"그동안 가졌던 좋은 기억을

모두 지우고 가시지만 않았음 좋겠어"

라고 괴로움을 토로한 적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찾아오는 수많은 물음표들,

"왜 어머니는 자꾸 밖으로 나가려 할까?"

"왜 어머니는 물건을 갖다 버리실까?"

"왜 어머니는 지저분하게

휴지를 자꾸 챙겨오실까?"

이런 다양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면

괴로움의 수준이

상당히 줄어든다고 조언한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면

마음의 위로를 받고

고통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아하! 경험' 이라고 한다.

보호자들의 고통이 경감되려면

이러한 '아하! 경험' 이 많아야 하고

이를 위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최근 배우 윤정희씨 치매 발병으로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겪는

안타까운 현실이 언론에 보도되며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것은

마라톤과도 같다.

치매환자 평균 생존기간이

진단 후 9.3년으로

조사되고 있기에

가족이 돌보는 기간은

대략 10년 정도 된다고 봐야한다.

가족의 힘만으로는 사실 버겁고

병원과 사회제도적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한가지 강조할 것은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고

오늘 진단 받았다면

치매를 유발하는 질병은

이미 10-15년 전부터

시작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식습관이나 약복용의

누적된 결과로

치매가 발생될 수도 있다는 것!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에겐

정말 좋은 치매 책이 필요하고

어쩌면 이 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