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 자기치유와 자기돌봄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문요한 지음 / 해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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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에 접어들며

 

유독 잦아진 대화 주제가 '건강'이다.

 

나의 건강, 배우자의 건강,

 

그리고 부모님의 건강.

 

마치 무쇠라도 씹어 먹을 듯

 

열심히 먹고 일하고 달려온 시간들

 

내 삶의 반환점이 가까워지면서

 

제일 먼저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

 

몸의 삐걱거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떨까?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라는

 

제목을 접하고 살짝 의문이 들었었다.

 

"내가 나를 함부로 대한다구?

 

나를 내가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데.."

 

하며, 뒤집어 본 책 뒷면.

 

한 줄의 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스로 돌볼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고

 

인정받기 위해 끝없이 자기를 희생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몰아세우고..."

 


순간 내 눈 앞에

 

늘 시간을 쪼개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완수하려 안간힘을 쓰고

 

계획대로 안 되었을 때

 

자책했던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열심히 산다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바쁘고 숨 가쁜 하루하루...

 

나 자신이 일개미로

 

여기지던 시간도 있었다.


 

거대한 산을 약속된 시간 안에 옮기고자

 

작디작은 모래알을 지어 나르는

 

작은 일개미.

 

언제쯤 나는 이 무거운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과연 시간 안에 할 수는 있는 걸까

 

의문을 갖고 있음에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숨 막히고 힘들어

 

기계적으로 하루 일정을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한 날은


나 자신에게 매서운 채찍을 가했었다.


 

그 때는 그게 당연한 거라고,

 

꼭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나 스스로에게 미안한,

 

너무나 가혹한 시간이었음을 깨달았다.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 문요한은

 

자기비난과 자책의 악순환에 갇혀

 

후회하는 이들에게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기관계를 회복하는 해법을

 

"자기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삶의 동반자로서

 

스스로에게 친절해지는 것"

 

이라 제안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돌봄' 이다.


 

흔히 '돌봄'

 

아이들에게나 필요한 것이고

 

돌봄받는 이들을

 

나약하게 여기기 쉽지만,

인간은 실은

 

평생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란다.

 


인간에게는 신체적 돌봄과 함께

 

'정서적 돌봄'도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저자는 '자기돌봄심리워크숍'

 

'자기돌봄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간 개인상담은 물론

 

자기돌봄심리워크숍 참가자,

 

자기돌봄클럽 멤버들과의

 

상담경험에 기반을 둔다.


 

그래서인지 제목만 읽어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는

 

사례들이 많았다.



 

특히 연로하신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요즘,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제하지 못함을 후회하며

 

힘들어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찾은 것 같아


위로가 되었다.


 

6장 자기대화

 

4.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에 보면

 

힘들었던 수많은 날들을 견뎌온 나에게,

 

그리고 앞으로도 힘든 삶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는 나에게 보내는

 

최소한의 응원이자 예의를

 

'자기친절'로 정의하고 있다.


 

'자기친절' 의 마음이 스며들면

 

내면의 관찰자인 동시에

 

내면의 벗으로 자리잡아

 

"괜찮아 그럴 수 있어"

 

"꼭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돼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만 하면 돼"

 

"넌 너무 지쳐있어.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게 좋겠어" 하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게 된다고 조언한다.


 

순간적으로 화를 내고

 

이를 자책하며 괴로워했던 시간들,

 

그 순간 나 자신에게


"괜찮아 그럴 수 있어"

 

하며 도닥이는 이 한 마디가

 

얼마나 필요했는지...


 

얼마 전 드라마 속에서 봤던

 

양팔을 X자로 반대편 어깨를 잡아

 

나비포옹을 하며 토닥이는 그 자세!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다음엔 좀 더 주의하자"

 

하는 그 행위가 정작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자기 돌봄의 시작' 임을 배웠다.


 

이 밖에도

 

안정적인 자세로 마음을 살피는 그라운딩,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나 판단을 멈추는 괄호넣기,

 

비난이 올라올 때마다

 

자기친절의 문구를 넣어주기 등

 

쉽고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는 바꾸고 고치는

 

투쟁의 대상이 아니라

 

'연대의 대상'임을 배운다.


 

내가 나의 손을 잡아 주지 않는다면

 

누가 나의 손을 잡아줄 것인가!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삶의 평화와 행복은 내가 원하는 상태로

 

나를 바꿀 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한 울타리 안으로 끌어안을 때

 

일어나는 것' 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책과 함께

 

매 순간 흔들리더라도

 

결코 가라앉지 않도록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만나는 시간을

 

꼭 맛보길 바란다.

 

자기친절은 힘들었던 수많은 날들을 견뎌온 나에게,
그리고 앞으로도 힘든 삶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는 나에게 보내는
최소한의 응원이자 예의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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