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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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깥과 다른 시간이 흐르게 만들어진 독립된 공간. 범인을 추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신선한 트릭이다. 반전을 확인하고 나면 시간을 거슬러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복선들을 되짚어 보게 된다. 내가 반칙이라고 생각하는 비밀 문이 등장하여 감점되었지만, 그래도 작가의 '관 시리즈'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작품의 마지막에 오색찬연하게 무너져 흩어지는 종탑의 소리로, 이 시리즈는 화려한 막을 내린다. 작가는 스스로 최고의 작품을 썼다는 축포를 쏘아 올리는 듯하다. 그동안 작품을 쓰며 쌓아온 기묘한 장치적 요소와 설득력 있는 구성으로 꽉 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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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나방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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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바우만은 끈질기다. 그리고 늘 '죽음'의 곁을 맴돈다.

 

 이 오토 바우만이 쫓는 상대는 놀랍게도 히틀러다.

 서프라이즈!

가 아직도 방영하는 이유가 있다.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 너무나 흥미진진한 음모론들. 몰래 도망쳐 살아 있는 히틀러. 젊음을 되찾는 뇌 이식. 세상의 전복을 노리는 네오 나치. 전 세계 경제를 뒤에서 조종하는 흑막. 클리셰 덩어리로 가득한 책이다. 소재나 구성과 전개가 작가의 전작들과 비슷한 부분들이 많지만, 조미료 한가득 이여서 맛있다. 맛집은 맞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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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슬립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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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가운 도시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그럴만한 여인이 있다면 말이지만.

 

 필립 말로는 하드보일드의 상징이다. 앞서 등장했던 셜록 홈즈, 파일로 밴스, 엘러리 퀸과 상반된 모습의 탐정이다. 중절모와 트렌치 코트를 걸치고 줄담배를 피며 술을 즐긴다. 시도 때도 없이 권총을 쏘고 얻어 맞고 때리고 뒹군다. 그는 끈질기다. 추적의 끝에 남는 것이 절망이라도 그는 절망하지 않는다. 의자에 앉아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말 몇 마디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들과 다르다. 레이먼드 첸들러가 새롭게 창조한 탐정은 당시에는 굉장히 신선했을 터다. 그러나 이제 그의 모습과 성격은 이 장르의 클리셰가 됐다.

 

 빅슬립이란 제목은 원래 깊은 잠 정도로 해석될 거다. 이 단어는 죽음을 의미하는 속어로 쓰인다고 한다. 새로운 단어까지 만들어 냈으니 레이먼드 챈들러는 얼마나 위대한 작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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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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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분열한 자아를 연기하며 살면 그것은 진짜 나인가 아닌가? '인간 실격'의 그처럼 나도 어릴 적 치기 어렸다. 온 힘을 다한 는 건, 성실한 건 왠지 멋이 없다고 생각했다. 착한 아이인척하는 것 같고. 그러면서 착한 아이로 살았다. 아니, 어쩌면 그냥 착한 아이가 조금은 삐뚤게 세상을 보고 싶었을 뿐인지 모르겠다. 나는 얼마나 '인간 적격'일까?

 평생을 가면을 쓰고 살다 삶에 휘둘린 그는 온전한 자신으로 살지 못했다. 온전히 나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 책에 실린 다른 작품인 '직소'에서 그의 생각을 읽어본다. 이 소설은 예수를 팔아넘기는 유다가 구술한다. 유다는 예수를 동경하고 사랑하고 증오한다. 그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부정한다. 작가는 예수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동경하지 않았을까? 하얗고 순수하게 타다 조용히 사라지는 초와 같은 죽음을 동경하지 않았을까? 비록 그는 안의 심지부터 타버려서 속부터 녹아내려 버렸지만.

뱀발: 민음사의 표지는 에곤 실레의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이다. 이 그림의 선택은 절묘하다. 실레의 삶과 작품은 다자이 오사무의 그것을 많이 닮았다. 둘 다 요절했으며 여성관계가 복잡했다. 또 작품의 소재로 자기 자신을 사용했다. 실레의 뒤틀린 자화상은 자학적인 자전적 소설인 '인간 실격'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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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정우성이 만난 난민 이야기
정우성 지음 / 원더박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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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어디에서 오는가?

공포는 미지에서 온다.
공포는 확산한다.
공포는 알려는 의지를 흐리게 한다.
우리는 인식을 확대하여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
우리는 더 이해하고 더 포용할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을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만 평화만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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