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왜곡의 역사 - 누가, 왜 성경을 왜곡했는가
바트 D. 에르만 지음, 민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20141월에 읽은 세 번째 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언젠가 구입해서 다시 봐야지 하던 책이었다.

절판이 되는 바람에 정가보다 (택배비 포함하여) 35백원을 더 주고 중고서적을 구입하여 다시금 읽었다. 역시 새롭다. 저주받을 나의 기억력이여......

그러나 그동안 나의 사고력도 더 성장한 것인지 아니면 세월과 함께 무뎌져 버린 것인지, 처음 읽었을 때만큼의 충격은 더 이상 없었다.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며 밑줄을 그어가며 여백에 성구도 적어가며 음미하는 기분으로 읽어나갔다.

 

내 친구 제프 사이커는 번역본들을 읽는 것은 신약성서를 흑백으로 보는 것과 같은 반면에, 그리스어로 읽는 것은 같은 신약 성서를 컬러로 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즉 번역본으로 읽으면 요점은 이해하겠지만 풍성한 뉘앙스를 놓치게 된다는 말이다.’ (401)

 

능통한 외국어가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확 와 닿는 비유였다. 성서뿐 아니라 문,,철을 포함하는 모든 문헌에 적용되는 말이리라. 번역된 성서를 읽으면서 갑론을박하는 어떤 사람들의 모습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그리스어를 배울 기회를 갖게 된 저자도 역시 마찬가지 느낌이었을 터이다.

 

이내 나는 신약성서의 그리스어 본문의 온전한 의미와 뉘앙스는 그것을 원어인 그리스어로 읽고 연구할 때만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에 히브리어를 배워 구약성서를 공부할 때에도 이 사실은 마찬가지였다.’(30)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다. 물론 외국어로서 그리스어를 공부한 이가 어만 교수 한 사람은 아닐 것이나 암묵적인 모종의 분위기를 과감히 깨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은 다른 경로로는 전혀 접해 볼 수 없었던 팩트들이다. 물론 어떤 팩트들에 대한 어만의 해석은 그 나름의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팩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사본학을 전공한다고 할 수 있는 들 사이에서 어떤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이방면의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어만은 우리에게 그가 속한 생태계의 목소리의 한 단면을 분명하게 들려준다. 그냥 신앙인이 아닌 프로 성서학자들의 목소리 말이다.

 

책의 결론부분에서 어만은 성서의 필자사들에 대해 고찰한 결과로 결국 성서의 원저자들에 대해서도 인간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필사되어 전달된 성서를 보면서 나름대로 해석하는 우리 자신도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문제들을 더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필자는 신약성서 저자들이 후대에 그 저자들의 문서를 베껴서 전달했던 필사자들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저자들 역시 어떤 바람이 있었을 것이고, 또 나름대로의 확신과 세계관과 의견을 가지고 있었을 테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 때때로 필사자들이 전승의 말씀을 다른 말로바꾼 것처럼, 신약성서 저자들 역시 그러했다. 그들이 들은 말을 문자 그대로 전한 것이 아니다. ...... 신약성서 저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들 가운데 어느 누가 다른 어떤 저자와 동일한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글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389,390)

 

예를 들어, 마가가 말한 것과 누가가 말한 것과 또 마태와 요한이 말한 것을 다 받아들이고, 이것들을 한데 뭉뚱그려서, 이 네 사람의 이야기를 가지고 한 가지 이야기를 만들어서는, 각 복음서가 보도하는 모든 내용을 예수가 다 말하고 행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 이런 독자는 신약성서의 네 복음서를 토대로 또 다른 새로운 복음서, 즉 우리에게 전해진 복음서 중 그 어느 것도 아닌, 전혀 새로운 복음서를 만들어내서 읽는 것과 같다.’ (394)

 

이 필사자들이 본문에 행한 일이 우리 각자가 본문을 읽을 때마다 늘 행하는 일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천천히 깨닫게 됨에 따라, 그들에 대한 나의 비판적인 시각도 완화되었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필자는 본문 읽기는 필연적으로 본문 해석을 내포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397)

 

신약성서는 어느 독자에게나 의미가 분명한 말씀들을 단순히 모아놓은 그런 책이 절대로 아니다.’ (398)

 

사람이란 으레 자신이 가진 지식에 비추어 본문을 설명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고, 본문의 언어를 자기 언어로 표현함으로써만 본문의 뜻을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다.’ (399)

 

어만의 책을 읽고 그의 견해에 동조하든 안 하든 그건 둘째 문제다.

또 한 번 입증되는 절대불변의 진리’, 얘기는 양쪽에서 다 들어봐야 한다는 것. 어만의 책을 통해 다시금 확인 할 수 있다. 내 인생이 모두 흘러가기는 그 날까지 내가 절대불변의 진리라고 믿어왔던 모든 것이 끊임없이 깨져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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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7key 2022-06-2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 최고의 본문비평 학자는 ‘딘 버건’이니 좀 더 알아보시기를 권면 드립니다. 성경의 양면적인 그 시작은 세상의 300종이 넘는 성경들 중에서 실제로 모든 성경들은 단 두 종류로 나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는 안디옥(다수사본, 시리아) 사본 계열입니다. 다른 하나는 알렉산드리아(소수사본) 계열입니다. 첫 번째 안디옥 사본 계열은 역사적으로 그 사본들을 보존했던 크리스챤들이 최대 1억 5천 만명이 순교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들은 이단으로 정죄되어서 승자들의 역사에서 지워지는 듯 했으나 알비젠스 왈덴시스 몬타니스트 재침례교인 등 역사의 조명은 남아서 그들을 비춰줍니다. 성경은 두 종류입니다. 변개 된 성경과 온전한 성경. 왜 그 많은 사람들이 2000여 년간 지금 이 순간에도 온전한 성경을 위해서 목숨들을 내놓을까요? 어떤 사본이 온전한 것인지 알기위해서 노력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과연 하나님의 말씀이 순전한 상태로 읽혀지고 양심으로 분별하게 된다면 아마 새로 태어남을 실제 경험을 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