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나라 인간 나라 3 - 세계 정신 문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 철학의 세계편 신의 나라 인간 나라 3
이원복 글 그림 / 두산동아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한 달여 걸쳐 읽고 나서 좀 막막한 마음이 들었었다. 일부 철학자들의 사상은 아무리 읽어봐도 도무지 윤곽이 잡히지 않더란 말이다. 러셀의 다른 저작들을 먼저 읽어 본 후 철학사도 좀 이해하기 쉽게 써 줬을 것 같아 선택한 책이었는데, 물론 일부 내용은 정말 재미있었지만 도통 뭔 말인지 모를 내용들도 꽤 있었던 것이다. 내가 원했던 입문서 수준의 책은 아니었다.

 약간 찝찝한 느낌으로 러샐의 책을 마치고 난 후 책꽂이에 꽂혀 있던 이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벌써 읽은 지 9년이나 지나 있었다. 당시엔 후다닥 읽어 치웠던 듯 하므로 당연히 새로 사서 보는 책처럼 내용들이 새로웠다. 러셀의 철학사에서 감을 잡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들을 한 두 문장, 한 두 컷의 만화로 정말 쉽게 요약해 준 이 책에 감사한다. 어떤 내용은 러셀의 철학사 여백에다가 그림 자체를 옮겨 적기도 해 가면서 읽었다. 물론 신의 나라 인간 나라에 나온 내용만 가지고 만족해서 철학사를 다 섭렵한 것처럼 착각해서는 정말 곤란한 일이겠지만 나 같은 문외한에게 1단계의 길잡이로서 손색이 없는 디딤돌이었음을 장담할 수 있다.

 며칠간 정말 즐거운 철학의 세계 탐험이었다.

 책 곳곳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조소하는 장면들은 읽기에 불편했지만 어떤 책이든 저자의 성향이 묻어나는 걸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 내 나이 사십을 넘었으니 그런 건 감안해서 읽으면 된다. 다만 아이들에게 학습만화로서 권하려면 다소 망설여지게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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