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인공 두더지를 보면서 '참 나랑 많이 닮았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나처럼 별용기도 없으면서 소심하고 남에게 손해보고는 못사는..아이들 최대의 관심사인 '똥'에 관한 진실을 신기한 동물인 두더지를 통해 알아보는 이야기다. 비둘기, 염소, 돼지, 소, 말, 개..그리고 우리 인간이 평생 한번 볼까말까한 두더지의 똥까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림으로 보여준다. 우리 아기는 22개월인데 가르쳐 주지 않아도 동물 엉덩이에서 뭐가 떨어지니깐 그걸 '똥'이라고 말해 엄마아빠를 놀라게 했다. 아이가 커서 끝부분의 시니컬한 유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책을 더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두더지의 행동의 통해 아이들의 마음도 들여다 볼 수 있어 좋다.
우리가 어렸을 때엔 고작해야 백설공주나 신데렐라가 전부였는데 그것도 그림이 언제나 똑같은...'잠자는 책'이란 책을 보니 정말 아이들 그림책의 수준이 어디까지 올라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듯 하다. 결이 고른 나무위에 유화로 그린 것같은 환상적인 그림과 세상 시인의 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엑기스만 뽑아서 적어 놓은 듯한 글귀가 어른인 내가 봐도 눈부시다. 아직 글을 못읽는 아기는 작은 나방와 메뚜기, 거미, 별, 새앙쥐등 작은 동물들을 찾아내는 재미에 폭 빠져있다. 아이가 이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면 참 좋은 꿈을 꿀 것같다.
동물들은 어떻게 잠을 잘까? 모두 비슷할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정말 불편한 자세로 자는 동물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아기가 글을 못읽어도 책의 내용을 100%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알찬 책이다. 그리고 참 예쁘다.이 책의 또하나의 백미의 맨 뒷 페이지 등장동물에 대한 요약설명에 있다. 친절하게도 동물그림을 보여주면서 엄마들이 잘난체(?)할 수 있는 컨닝페이퍼를 만들어 주었으니깐. 그리고 자연관찰책 못지않게 설명이 알차서 만족한다. 아기의 나이가 아주 어릴 때 사줘도 참 좋아할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아들 도현이와 친정아버지를 생각했다. 도현이는 아직 세살박이지만 할아버지와 나들이 할때 유난히 좋아하고 할아버지도 도현이와 있을때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표정과 행동이 밝아지신다. 사실 천정아버지는 셋이나되는 자식들 먹이고 교육시키느라 등이 시린나머지 평생 나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넨적이 없는 분이셨다. 그런데 이상하게 손자 앞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말로 하기 서먹한 '사랑한다'란 말도 곧잘 하신다. '오른발 왼발'을 아이에게 읽어주다 혼자 두러누워 울면서 보았다. 그리고 끝이 '해피엔드' 라서 참 다행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데 한 권 살 생각이다.
유아생활영어를 처음으로 제시한 책일 꺼예요. 참 아이디어가 좋고 영어는 학습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어느 광고 카피가 생각납니다. 맨 뒤의 활용카드는 집안 군데군데 붙여놓고 기저귀갈때, 설겆이 할 때 인용합니다. 단점은 책으로 되어 있어 들고 다니면서 아이와 대화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전체가 주제별로 카드나 소책자로 나뉘어 있다면 실생활에서 활용하기가 더 쉽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영어에 자신없는 엄마들에게 확실한 디딤돌이 되는 책임에는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