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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심리학 - 남자아이는 어떻게 성장하고 무엇이 필요한가
마이클 거리언 지음, 안진희 옮김 / 위고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학교에서 십년 이상을 중학교 1~3학년 남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이 아이들의 속마음, 심리를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다.
여자 선생님으로서 가지는 남자 아이들에 대한 한계가 늘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 늘상 있는 일로 친구에 대한 심한 장난, 수업 시간에 졸기, 선생님들에 대한 불손한 태도, 그리고 요즘 가장 심각한 것 같은 학습에 대한 무관심과 학교에 대한 무력감.. 등등. 그런데 이런 일이 여학생보다 남학생에게서 나타나는 비중이 훨씬 크다. 학 학년에 남녀반이 분리 되어 있는 경우 남녀 반의 학급 평균 점수도 꽤 많이 나는 경우도 많다. 왜 이렇게 중학교 사춘기의 남학생들은 학교와 학습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뒤쳐지고 있는 것일까? 그냥 여학생들이 잘 하는 것이고 남학생들은 조금 뒤늦게 발달되는 것이고, 고등학교에 가면 남학생들도 좀 나아진다고 말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보고 있어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 꼭 맞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을 늘 하다가 마이클 거리언의 이 '소년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 알고 싶었던 이 사춘기 소년들의 심리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소년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나열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원래의 제목이 'The Purpose of Boys'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소년의 심리 분석 책이라기 보다는 소년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녀야 되는 삶의 목적(목표)와 그것의 달성을 위해 주변인-가족, 학교, 사회가 해 주어야 할 일, 책임에 대한 내용이다.
이 책에서 크게 와 닿았던 것은 소년들에게는 그들의 멘토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멘토가 올바른 남성상을 보여주는 멘토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 학생들 중에는 그러한 멘토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없는 경우가 많다. 가정의 아버지는 바쁘다는 이유로 거의 매일을 대화없이 지내다가 아이가 잘못을 저지른 경우 그 일에만 초점을 두고 아이들을 훈계하고 훈육하는 경우가 많았다. 평소 아이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 그런 훈육은 효과가 일시적이거나 거의 없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교사가 여성인 현재 상황에서는 남학생들이 본받고 따를 만한 남성상을 보여줄 선생님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또래 친구들만이 서로 본보기가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학교에서 남학생들에 대한 이해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많은 선생님과 학부모가 이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 준다면 이 아이들이 앞으로 훌륭한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다는 희망을 또한 이 책을 통해 엿보게 되었다. 당장 내가 어떤 방법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계속 아이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도록 힘써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