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소설 쓰는 법
알렉산더 지 지음, 서민아 옮김 / 필로소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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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에 남자 동성애자라니 미국 내 소수자 중 최강이겠구나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런 특수한 자기 상황을 글쓰기에 유용하게 써먹는 자의식 충만한 그렇고 그런 작가 이야기인가 했는데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진솔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작가에게 빠져들었다. 어릴 때 아동 성학대를 당하고 생존자가 된 경험부터 에이즈가 창궐하면서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바깥세계에 일어난 변화, 무역센터 테러와 트럼프 당선까지 글에 잘 녹여내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되고 좌절하는 작가와 작가 지인들 모습에서는 박양이 당선되고 나서의 내 모습과 우리 사회가 겹쳐보여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힘내라고 그 시간이 길진 않을 거라고 다독여주고 싶다. 아무튼 작법을 알 수 있을까 해서 책을 손에 잡는 독자는 실망할지 모르겠으나 작가의 자세를 배우려는 독자에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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